한국의 석탄금융, 연 27조원 기후변화·건강피해 비용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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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석탄금융, 연 27조원 기후변화·건강피해 비용 유발
  • 최우성 기자
  • 승인 2018.11.14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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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세계를 오염시키는 한국의 석탄금융' 발표... 노후 화력발전소 폐쇄·신규 발전소 건설 중단해야
▲ 미국 에너지·자원 분야 연구단체 오일체인지인터네셔널(OCI)는 14일(한국시간) 한국 공적 금융기관의 지원을 받는 해외석탄화력발전소가 2020년부터 기후변화 및 공공 보건 분야에서 매년 최대 27조원(약 25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야기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새 보고서 '세계를 오염시키는 한국의 석탄 금융'을 발표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최우성 기자] 미세먼지 문제가 국내에서 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공적금융기관의 지원을 받는 해외석탄화력발전소가 2020년부터 기후변화 및 공공 보건 분야에서 매년 최대 27조원(약 25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야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에너지·자원 분야 연구단체 오일체인지인터네셔널(OCI)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새 보고서 '세계를 오염시키는 한국의 석탄 금융'을 14일(한국시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해외석탄화력발전소들이 유발할 지역 대기오염 피해는 연간 15조원(미화 134억 달러)에 이른다. 상당 부분이 초미세먼지(PM2.5) 영향이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전지구적 피해는 매년 약 12조5000억원(112억 달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비용은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등 국내 공적 금융기관의 지원을 받는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15기(주로 동남아에 위치)가 유발하는 대기 오염 피해에 기초한 것이다.

이 가운데 9기는 이미 가동 중이며 6기는 오는 2019-2020년 완공될 예정이다.

▲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등 국내 공적 금융기관들의 지원을 받는 해외석탄화력발전소에 따른 대기오염 피해가 가장 큰 국가는 인도와 베트남이라고 미국 에너지·자원 분야 연구단체 오일체인지인터네셔널(OCI) 보고서는 14일 밝혔다.
ⓒ 데일리중앙

지역적으로 대기오염의 피해가 가장 큰 국가는 인도(6조1000억원, 55억 달러)와 베트남(5조5000억원, 49억 달러)이다. 인도네시아와 터키는 이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유의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칠레와 모로코에서의 피해도 나타났다.

해당 국가와 인접 지역의 대기오염은 물론이고 전세계적인 기후변화 문제를 악화시키며 막대한 건강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GSCC 김태종 한국담당은 "국내 공적 금융기관들의 해외발전소 자금 지원은 얼마 전 끝난 IPCC(기후변동에 관한 정부간 패널) 총회에서 채택된 1.5도 특별 보고서에서 제안한 전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국내외 노후 화력발전소의 조기 폐쇄는 물론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GSCC는 26개 나라에 걸쳐 활동하는 기후변화 분야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의 네트워크다.

보고서는 또 평균적으로 이들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위한 공적자금 한화 1000원은 매년 1670원에 달하는 지역 대기오염 건강 피해를 발생시킨다고 봤다.

이들 프로젝트의 수명이 대개 50년인 것을 감안하면 누적 피해액은 감당할 수 없이 커진다는 얘기다.

보고서 저자인 알렉스 두카스 프로그램국장은 "기후협약 가입국으로서 한국 정부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지구적인 기후변화를 야기하고 대기오염으로 이웃 국가 국민들의 건강을 해치는 해외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알렉스 국장은 또한 한국이 해외석탄화력 금융 제공에 관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가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 OECD 합의에 따르면 회원국은 가장 효율적인 초초임계압 방식의 화력발전소 외 석탄발전소에 금융을 제공할 수 없다"며 "한국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베트남의 응이손 2호기는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알렉스 국장은 "한국 정부가 지금 행동한다면 다른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투자국인 일본과 중국보다 앞서 정부가 석탄에 투자하는 시대가 끝났음을 알림으로써 지역 내 이분야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며 나아가 청정에너지로 급변하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이 기술과 혁신의 아이콘으로 성장해나가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우성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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