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억새' 핑크뮬리, 전국에 축구장 15배 규모 식재... 생태계 교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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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억새' 핑크뮬리, 전국에 축구장 15배 규모 식재... 생태계 교란 우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8.11.2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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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현 의원 "국내 생태계 악영향 여부 지속적인 모니터링 필요"... 환경부, 생태계 교란 생물 지정 검토
▲ 억새와 닮아 '분홍억새'라고도 불리며 대중의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핑크뮬리(Pink Muhly Grass, 학명 : Muhelenbergia capillaris)'가 전국에 축구장 15배 규모로 식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생태계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다음백과, 신창현 의원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억새와 닮아 '분홍억새'라고도 불리며 대중의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핑크뮬리(Pink Muhly Grass, 학명 : Muhelenbergia capillaris)'의 식재면적이 전국에 축구장 15배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핑크뮬리'는 생태계 교란의 위험성 등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외래 식물이다.

신창현 민주당 국회의원이 20일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지자체와 공공기관 주도로 핑크뮬리를 식재한 규모가 총 11만1988제곱미터(3만3876평)에 이른다. 이는 축구장 면적의 15.7배와 맞먹는 규모다.

그러나 개인이 직접 수입해 식재한 것까지 감안한다면 국내에 식재된 핑크뮬리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핑크뮬리가 가장 많이 식재된 곳은 대전 금강변으로 단일면적 1만7000제곱미터(5142평)에 달했으며 다음으로 경기도 양주시 나리공원 일대에 1만1660제곱미터(3527평) 순으로 확인됐다.

핑크뮬리는 북아메리카 원산 벼과 여러해살이 풀(식물)이다. 미국, 멕시코 등지에 분포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들어온 지 4년 가량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예종으로 수입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관광지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다.

여름에 자라기 시작해 가을에 분홍색이나 자주색 꽃이 핀다. 같은 벼과 식물인 억새와 닮아서 '분홍억새'라고도 불린다. 가을철 바람에 흩날리는 풍성한 분홍색 꽃이 아름다워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조경용이나 화단 식재용으로 많이 식재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전문가들은 핑크뮬리가 국내와 기후·환경이 다른 곳에서 자란 외래식물이고 억세 종류 특성상 생명력이 강한데다 수입 시기가 얼마 되지 않아 국내 토종식물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파악도 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한다면 핑크뮬리의 확산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아직 별도의 모니터링을 실시하지는 않았지만 분포 및 확산 양상, 국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위해성이 클 경우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할 것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창현 의원은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식물을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무분별하게 식재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면서 "국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환경부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현재 가시박, 단풍잎돼지풀 등 14종을 생태계교란 식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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