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이 세찬 바람을 타고 무정부주의자들처럼 흩날려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24일 서울에 첫눈이 내렸다.
오전 6시30분 현재 중부지방은 구름이 많이 낀 가운데 서울, 인천, 경기북부, 강원도에는 눈이 내리고 있다.
곳에 따라 눈발이 산발적으로 날리거나 백설이 세찬 바람을 타고 무정부주의자들처럼 분분하게 내려 2cm 이상 쌓이기도 했다.
많은 시민들은 또 어릴적 추억을 기대하며 송이송이 첫눈을 기대했지만 정육각형 분말은 땅에 닿기도 전에 바람에 흩날리거나 녹아버려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은빛 장옷을 길게 끌어
왼 마을을 희게 덮으며
나의 신부가
이 아침에 왔습니다
사뿐사뿐 걸어 내 비위에 맞게 조용히 들어왔습니다
오래간만에
내 마음은
오늘 노래를 부릅니다
잊어버렸던 노래를 부릅니다
자- 잔들을 높이 드시오
빨-간 포도주를
내가 철철 넘게 치겠소
·······················."
시인 노천명은 첫눈은 수줍은 신부마냥 아침에 사뿐사뿐 내려온다고 했다.
흰 눈이 내리는 좋은 아침에는 또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고도 했다.
이처럼 첫눈이 새벽에 사뿐사뿐 내리는 것은 아침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에게 하늘이 주는 선물이겠지-.
고요한 기류를 헤집고 찾아준 화려한 나신을 보듬고 오늘은 온종일 걸어보고도 싶다.
순백의 백설처럼 우리 모두의 마음도 한결 깨끗해지고 정결해졌으면 하고 소망해본다.
하늘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높고 푸르듯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차별없이 이 겨울을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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