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김씨'로 지목된 송이어링스 "혜경궁김씨 마녀사냥 멈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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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궁김씨'로 지목된 송이어링스 "혜경궁김씨 마녀사냥 멈추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8.11.26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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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 "제가 한 일이 죄가된다면 마녀사냥꾼들에게도 똑같이 죄를 물어달라"
▲ 이른바 '혜경궁김씨'로 지목돼 공격을 받아온 포털사이트 다음 닉네임 '송이어링스', 네이버 닉네임 '이어링스'의 사용자 본인(사진 위, 가운데 얼굴 가린 사람)이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혜경궁김씨와 자신에 대한 마녀사냥, 인격살인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문은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자인 임재민(왼쪽)씨가 대신 읽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이른바 '혜경궁김씨'로 지목돼 공격을 받아온 포털사이트 다음 닉네임 '송이어링스', 네이버 닉네임 '이어링스'의 사용자 본인이 등장해 "혜경궁김씨에 대한 마녀사냥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송이어링스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평범한 60대 여성으로 그는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
을 열어 "나와 김혜경씨(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를 향한 마녀사냥과 인격살인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송이어링스는 기자회견에서 "혜경궁김씨 XX년아 근데 너 왜 이어링스야? 남편XX가 바람피고 올 때마다 귀걸이 사주니?" 등 차마 읊을 수 없는 저열한 표현과 위협적인 욕설로 맹비난을 당했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본인이 김혜경씨를 칭찬한 댓글을 두고 "김혜경씨가 자화자찬했다며 조롱하고 비아냥대기에 여념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에는 자신이 송이어링스라고 주장한 60대 여성은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가린 채 나타났으며 기자회견문은 이재명 지사 지지자인 임재민씨가 대신 읽었다.

송이어링스는 '송이어링스'가 언급된 트윗이 약 1만 건, 카페·블로그·커뮤니티 글과 댓글이 각 수백 건, 수천 건이라며 "제게는 광적인 집단 린치로 느껴졌다"고 했다.

또 이정렬 변호사, 공지영 작가 등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자신을 저격해 기름을 부었고 서울신문, 중앙일보, 채널A 등 거대 언론사부터 팟캐스트까지 잘못된 뉴스를 전하며 닉네임을 거론해 "하루하루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이어 자신이나 트위터 '정의를 위하여'(@08__hkkim)가 작성한 트윗, 즉 위법 혐의로 고발된 내용을 두고 "이 정도 정치적 표현이 이 나라에서 죄가 되는가. 장기간 공권력 투입해 먼지떨이식 수사를 해야하는 일인가"라며 "이곳이 자유민주주의 국가 맞느냐. 표현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이 맞느냐"고 호소했다.

지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 송이어링스가 작성한 댓글은 "전해철은 자한당 남경필하고도 손잡았더라. 하는 짓거리도 자한당 삘이던데" "전해철 같은 걸 칭찬하는 놈들 많네! 하긴 자한당하고도 손잡고 좋아하니" 등이다.

'정의를 위하여'(@08__hkkim)가 작성한 트윗은 "자한당과 손잡은 전해철은 어떻구요? 전해철 때문에 경기 선거판이 아주 똥물이 되었는데. 이래 놓고 경선 떨어지면 태연하게 여의도로 갈 거면서"로 이는 김혜경씨에 대한 고발장에 위법 협의라고 적혀 있던 내용이다.

송이어링스는 실제로 지난 민주당 경기지사 경선 과정에서 전해철 민주당 국회의원과 자유한국당 후보인 남경필 전 경기지사가 손잡은 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문제시됐던 닉네임의 의미에 대해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와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동안 '송이어링스', '이어링스'가 문씨의 채용특혜 비판을 목적으로 귀걸이를 연상시키도록 만들어진 닉네임이라고 지탄받아왔기 때문.

송이어링스는 "'이어링스'는 제가 1990년대에 운영했던 액세서리 가게의 상호였으며 이를 본 따 만든 닉네임 '이어링스'와 '송이어링스'는 평범한 국민으로서 이재명이라는 인물을 알기도 전부터 오랫동안 사용해온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도 문 대통령님의 아들 문준용씨를 비아냥하기 위해 지은 닉네임이라는 명백한 가짜뉴스들이 저를 무참히 난도질했다"며 "이것이 바로 인권국가 대한민국에서 평범한 민간인에게 자행되고 있는 폭력의 민낯"이라고 주장했다.

수사기관의 행태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됐다.

그는 자신을 저격한 난도질이 인터넷을 도배하고 언론에 다뤄지는데도 경찰로부터 조사 요청은 커녕 연락조차 받지 못한 점을 짚으며 "행여 답을 정해 놓은 수사라서 저 같은 피해자를 외면했던 것은 아닌가"라고 경찰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송이어링스는 특히 키드갱, 루나, 리맹빵, 왕수 등 몇몇 트위터 계정을 언급하며 "모두 폭력적 광기로 저와 김씨를 향해 집단 린치를 가하고 있는 마녀사냥꾼들"이라며 "제가 한 일이 죄가 된다면 저들에게도 똑같이 죄를 물어 달라"고 촉구했다.

임재민씨는 송이어링스가 기자회견문을 직접 읽지 않고 왜 대독한 것이냐는 질문에 "60대 이
시고 본인이 얼굴을 공개할 처지가 아닌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임씨는 또 어떻게 송이어링스가 기자회견을 하게 됐느냐고 묻자 "저희가 (이재명 지지와 검경수사 규탄을 위한) 집회 같은 걸 운영하고 주최하고 그러니까 저희에게 와서 도와줄 수 있느냐고 요청해 기자회견을 주선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은 송옥주 민주당 국회의원 소개로 이뤄졌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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