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이정미 단식 8일째... 민주당 "단식 풀고 촛불연대 복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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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이정미 단식 8일째... 민주당 "단식 풀고 촛불연대 복원하자"
  • 석희열 기자·김용숙 기자
  • 승인 2018.12.13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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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설득해서 합의안 가젹와야... 자유한국당 "의총 열어 당론 정하겠다"
▲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을 요구하며 8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3일 끝까지 가겠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김용숙 기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요구하며 8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끝까지 가겠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5당이 합의할 수 있는 선거법 개정의 기본 방향이 마련될 때까지 단식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예산안 처리할 때처럼 자유한국당을 설득해서 합의안을 가져와야 단식과 농성을 풀겠다는 것.

민주당은 먼저 단식농성을 풀고 자유한국당을 압박하기 위한 '촛불연대'부터 복원하자고 야3당에 제안했다.

자유한국당은 손학규 대표와 이정미 대표의 단식 중단과 야3당의 국회 농성을 해결하기 위해 당론을 빨리 결정하고 12월 임시국회가 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3일 국회 농성장에서 열린 당 공식회의에 참석해 "저는 아직 살아 있다. 아침에 일어나는데 조금 힘들었다. 사흘 전부터 힘들었다. 아직은 앉아 있을 만하다. 그런데 오늘까지 면도를 했는데 내일 면도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지난 6일부터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손 대표는 체중이 부쩍 빠진 모습이다. 평소 74~75kg이던 손 대표의 현재 체중은 69.4kg으로 4~5kg 빠진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제가 지금은 앉아 있지만 쓰러지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 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당론으로 채택한 것은 진일보한 것이고 평가한다. 그러나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대통령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논의를 바로 정개특위에 넘기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것을 정개특위에 넘긴다는 것은 책임 없는 이야기다. 여야 5당이 합의하고 그 전에 원내교섭단체 3당이 확실히 합의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돌릴 수 없는 길이 되도록 확인한 뒤 구체적인 세부적 사항을 정개특위에 넘기는 길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 12일 오후 국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요구하며 일주일째 단식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오른쪽)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가 취임 인사차 찾아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관련해 빨리 당론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 데일리중앙

앞서 민주당은 지난 12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기본 방향으로 하며 내년 1월에 선거법 개정에 합의하고 2월 국회에서 처리하기 위해 5당 논의에 들어가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러나 똑 부러지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겠다는 게 아니라 '기본 방향에 동의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앞서 '우리 실정에 맞는 한국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말도 했다.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장기집권을 위한 유신헌법을 만들면서 '한국적 민주주의'라고 했던 말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민주당의 이러한 어정쩡한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불필요한 '한국식' 등 수식어를 붙이는 것은 "안 하겠다는 말과 같다"며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3일 국회 농성장에서 열린 당 상무위원회에서 전날 민주당의 입장 발표를 언급하며 "어제 입장 발표의 목표가 저와 손학규 대표의 단식 중단에 있는지, 선거제도 개혁에 있는지는 곧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당이 합의할 수 있는 선거법 개정의 기본 방향이 마련될 때까지 저의 농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기존의 협상 태도를 바꿀 것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위의 로드맵을 실현하기 위해 민주당은 기존 협상 태도를 바꾸고 지역구 선출 방식에 대해 기존 가이드라인을 철회해야 한다. 협상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어제 민주당의 입장은 '자유한국당이 반대해서 어쩔 수 없었다'며 선거법 개정 무산으로 가기 위한 면피용 발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압박하기 위해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치개혁 공동행동과 함께 촛불집회를 예정하고 있다. 정치개혁 공동행동은 2017년 촛불혁명 당시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570여 개 시민단체들이 다시 모인 단체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광화문 촛불집회에 대해 "촛불정부라고 스스로 자임하는 이 정부 하에서 촛불을 들고 저항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집권 3년차에 접어들도록 이 정부가 검찰개혁을 했는가, 재벌개혁을 했는가, 정치개혁을 했는가, 교육개혁을 했는가, 부동산개혁을 했는가, 철저하게 박근혜 시즌2다. 적폐청산 한다더니 적폐세력과 연대해서 예산안 강행처리했다. 그래서 적폐연대 규탄과 선거제도 개혁 관철을 위한 광화문 촛불집회에 온 당력을 다 기울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원칙적으로 고려하고 정개특위 활동시한을 연장해 내년 1월 여야 합의를 이뤄 2월 국회에서 처리하자는 로드맵을 재확인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 공식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에 적극 참여해서 실제로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법 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해식 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의 기본 방향에 동의한다'고 한만큼 이제 농성을 풀고 정개특위에서 구체적인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5당의 합의를 이끌어내 선거제도 개혁에 성공하려면 기본 방향에 동의하는 4당이 먼저 연대를 회복하는 것이 순서다. 이를 통해 국민적인 지지와 성원을 받는 것이 두 번째이고 자유한국당을 압박하고 승복시키는 것이 세 번째"라며 "단식농성을 풀고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촛불연대'부터 복원하자"고 야3당에 제안했다.

자유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당론부터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원회의에서 야3당의 국회 농성을 언급하며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 해결점을 마련할 지, 과연 정치개혁특위를 연장해야 되는 것인지 어떤지 이런 부분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당론 결정을 위해 조만간 의원총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이런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임시국회 소집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빠른 시간 안에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김용숙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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