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이 한 몸 바쳐 한국이 단결하고 미래로 나가는 데 헌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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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이 한 몸 바쳐 한국이 단결하고 미래로 나가는 데 헌신하겠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8.12.14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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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과 5당 원내대표들 단식 만류에도 단식 계속...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결단 요구
▲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기득권 양당의 결단을 촉구하며 국회에서 9일째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4일 국회 농성장에서 열린 당 공식회의에서 "이 한 몸 바쳐 한국이 단결하고 미래로 나가는 데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기득권 양당의 결단을 촉구하며 지난 6일부터 9일째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4일 "이 한 몸을 바치겠다"며 단식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나이 72살의 손학규 대표는 열흘 가까이 단식을 하면서 몸무게가 5kg 넘게 빠지는 등 기력 소진이 눈에 띄고 있다.

이 때문에 문희상 국회의장과 야5당 원내대표들이 손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단식 중단을 간곡히 요구하고 있다.

또 여야 5선 이상 중진 모임인 '이금회' 소속 의원 7명(문희상·이주영·김무성·박병석·원유철·이종걸·정병국)도 손학규 대표와 이정미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그러나 손 대표와 이 대표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결단을 요구하며 단식 중단 요구를 거절하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 농성장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아침에 몸무게를 재보니 어제보다도 1kg가 줄어서 68.4kg가 됐다. 며칠 안 먹었더니 기억이 오락가락한다. 바지도 헐렁헐렁하다. 확실히 기력은 많이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손 대표의 몸무게는 74~75kg이다. 단식으로 체중이 빠져서 그런지 얼굴도 반쪽으로 핼쑥해졌다.

손 대표는 "제가 오늘 아침에 최고위원회의를 위해 정장을 하면서 다음 주 월요일 최고위원회의에 정장하고 참석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편하게 잘 지내려고 한다. 건강이 허락하는 대로 꿋꿋하게 지킬 것이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하루빨리 결단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그 뿐"이라고 했다.

민주당을 향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논의를 국회 정개특위로 미루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당 차원에서 합의되지 않는다면 정개특위에서의 논의도 제자리걸음만 반복하다가 결국 선거제도 개혁 자체가 무산될 것이라는 얘기다.

먼저 당 차원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합의하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민주당은 책임 있는 여당으로서 자유한국당과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기본방향을 합의할 뿐 아니라 시한 그리고 그 내용에서 소위 국회의원 정수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합의를 해 이러한 방향과 내용을 가지고 정개특위에서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논의를 해달라고 맡기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민주주의를 위해서 일생을 살았다고 자부하는 저는 이 한 몸 바쳐서 한국이 단결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데에 헌신하고 싶다. 민주주의의 마지막 단계인 의회민주주의를 확립하고 이를 위해 의회의 권능을 확립하고 싶다."

민주당은 먼저 단식농성을 풀고 자유한국당을 압박하기 위한 '촛불연대'를 복원하자고 야3당에 제안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2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기본 방향으로 하며 내년 1월에 선거법 개정에 합의하고 2월 국회에서 처리하기 위해 5당 논의에 들어가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러나 똑 부러지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겠다는 게 아니라 '기본 방향에 동의한다'는 내용이어서 야3당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입장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연'자도 꺼내기 힘들 정도로 당내 분위기가 굳어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 "당론을 빨리 정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지난 13일 밤 늦게 농성장으로 손 대표를 찾은 자리에서 "당론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당이 어수선하다. 많은 의원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부정적"이라며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손학규 대표는 "안타까운 일이다. 자유한국당은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빼앗긴 정당이다. 촛불시민혁명은 '내가 나를 대표한다, 민주주의를 제도화하라'고 외쳤다. 자유한국당은 시민들의 요구에 응답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에 나서야 한다. 기득권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핵심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며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했다.

손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청와대, 그리고 집권당 민주당이 나서서 한국 정치문화가 한 발자국 나아가는 데에 앞장서길 바란다. 집권세력의 책임정치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주의를 위해서 일생을 살았다고 자부하는 저는 이 한 몸 바쳐서 한국이 단결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데에 헌신하고 싶다. 민주주의의 마지막 단계인 의회민주주의를 확립하고 이를 위해 의회의 권능을 확립하고 싶다."

손 대표는 "저는 국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는 연동형비례대표제를 확립하고자 이렇게 나선 것"이라면서 "우리의 단식과 노력이 헛되지 않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진화하고 새로운 시대를 향해 힘차게 진화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비장함을 드러냈다.

전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촉구 촛불집회를 연 민주평화당은 주말인 15일 오후 다시 촛불을 든다.

오후 3시 국회 앞에서 야3당, 원외 4당, 정치개혁 공동행동 공동 주최로 '선거제도 개혁 관철을 위한 불꽃 집회'가 열리는 것이다.

정의당도 민주당의 기존 입장이 바뀌지 않으면 국회 단식과 농성은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전날 당 공식회의에서 참석해 "5당이 합의할 수 있는 선거법 개정의 기본 방향이 마련될 때까지 저의 농성은 계속될 것"이라며 민주당에 기존의 협상 태도를 바꿀 것을 요구했다.

한편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14일 오후 4시30분 국회에서 다시 만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정개특위 연장, 12월 임시국회 소집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국회의장과 5당 원내대표들은 손학규 대표와 이정미 대표의 단식 중단을 거듭 요청할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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