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총 "예술단체로서 역할 못할거면 해체도 검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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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총 "예술단체로서 역할 못할거면 해체도 검토할 수 있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9.01.2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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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단체로 변신 및 해체 검토... 24일 민주당과 '문화예술계 민간단체 역량강화 조성' 토론회
▲ 낮은 수입과 일자리 부재 등으로 '예술인의 삶=생활고'라는 공식이 고착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예총과 민예총은 24일 국회에서 민주당 정책위원회와 함께 '문화예술계 민간단체 역량강화 조성과 과제 토론회'를 연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국내 최대 문화예술인단체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회장 하철경)이 해체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당장의 생계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한국예총의 역할에 대한 자기 반성과 혁신의 목소리다.

지난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예술인들의 36.1%가 지난 1년 동안 수입이 없었고 수입이 있는 예술인들도 연평균 1255만원으로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연예계의 수입 양극화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우 10명 가운데 9명은 월소득이 60만원에도 채 미치지 못했지만 상위 1%는 전체 수입의 절반 가까이 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박광온 국회의원이 2017년 10월 17일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배우로 수입을 신고한 인원은 1만5870명. 이들의 연평균 수입은 4200만원이었다.

수입금액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입 상위 1%인 158명은 평균 20억800만원을 벌었다. 상위 1%가 전체 수입의 47.3%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상위 10%(1587명)로 대상을 확대하면 평균 수입은 3억6700만원으로 이들이 올린 수입은 전체 수입의 86.8%에 달했다.

반면 상위 10%를 제외한 나머지 90%인 1만4283명의 연평균 수입은 620만원으로 한 달 평균 52만원에 그쳤다.

상위 1% 배우의 연평균 수입과 하위 90% 수입 격차는 324배에 이르렀다.

배우들의 수입 양극화가 얼마나 심각한 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요계나 모델계도 상황은 비슷했다.

한국예총 김현수 실장은 21일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대한민국의 유일한 예술단체조차도 예술인들의 권익 신장과 지속가능한 창작환경 조성이라는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한국예총이 에술단체로서 역할을 못할거면 새로운 단체로 변신을 해야 한다, 해체도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낮은 수입과 일자리 부재 등으로 '예술인의 삶=생활고'라는 공식이 고착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예총과 민예총이 공동 주최하고 민주당 정책위원회와 문화예술특별위원회가 주관하는 '문화예술계 민간단체 역량강화 조성과 과제 토론회'가 열린다. 오는 2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

이번 토론회는 문화예술계 스스로 대안을 제시할 변변한 단체나 기관의 부재 등의 현실을 해소해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향유권 확대를 위한 민간단체의 역할에 대한 자리매김과 새로운 역량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다.

황의철 한국예총 사무총장은 "부끄럽고 참담한 이야기지만 국내 최대 전국조직을 갖춘 한국예총도 당장의 호구지책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며 문화예술계의 발전과 목소리를 대변하는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황 사무총장은 "문화예술계의 발전과 권익을 대변하기 위한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한국예총의 해체도 가능하다는 결연한 의지로 이번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예총은 이번 민주당과의 토론회 이후에도 다양한 문화예술계 단체들과 협력을 통해 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한 법적 기반 확보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자유한국당에도 정책토론회를 제안해놓은 상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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