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국회의장, 언론관계법 직권상정 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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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국회의장, 언론관계법 직권상정 공조?
  • 석희열 기자·최우성 기자
  • 승인 2009.07.14 17:4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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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김형오, 사실상 쟁점법안 속도전에 합의... 민주·민노당 "결사저지" 방침

쟁점법안 속도전... 여야 대격돌 예고
한나라당 소속의 고흥길 국회 문방위원장(왼쪽)이 지난 2월 25일 오후 직권으로 방송법 등 언론관계법을 기습 상정하자 민주당 이종걸 의원(가운데)이 몸을 날려 육탄 저지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법안을 오는 25일까지 직권상정을 통해서라도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한다는 입장이어서 또다시 여야의 격전이 예고되고 있.
ⓒ 데일리중앙 이성훈
한나라당과 국회의장이 야당과 다수의 국민이 반대하고 있는 방송법과 신문법 등 언론관계법 6월 임시국회 처리를 위해 손을 잡았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회담에서 의사일정부터 협의하자는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의 요구를 뿌리쳤다. 안 원내대표는 "이제 너무 늦었다. 내 손을 떠났다"며 제1야당 원내대표와의 의사일정 합의를 거부했다.

앞서 안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7월 25일까지로 정해진 6월 임시국회 회기 내 미디어산업발전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예고했다.

김형오 국회의장도 이날 민주당 원내대표단의 방문을 받는 자리에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를 설득해 달라"며 언론관계법의 직권상정을 말아달라는 야당의 요구를 거절했다.

사실상 한나라당과 김형오 국회의장이 언론관계법 등 쟁점법안의 직권상정에 공조하고 있는 것이다. 야당과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김 의장이 쟁점법안을 본회의에 직권으로 상정해 표결로 강행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25일까지 이러한 속도전을 완성한다는 것이 여권의 1차 목표다.

그러나 한나라당 정권의 이 같은 방침에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입법 과정에서 물리적인 충돌 등 격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야당과의 소통을 끝내 거절하고 방송장악법 날치기 수순에 돌입한 느낌"이라며 "안상수 원내대표의 발언은 한나라당이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오더에 의해 움직이는 하수인에 불과하다는 자백이며, 집권여당 스스로 의회주의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맹비판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에 대해서도 "한나라당과 청와대만 바라보지 말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 대변인은 "집권여당이 민주당의 정당한 요구를 끝내 묵살 한 채 국회를 청와대의 하명만을 수행하는 통법부로 전락시켜, MB악법의 전쟁터로 만들고자 한다면 그 불행한 결과의 책임은 철저히 김형오 의장과 한나라당이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동당도 "야당에 대한 협박이자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직권상정'은 그야말로 야당과 국민에게는 장송곡과도 같은 것"이라며 김형오 국회의장은 태도를 분명히 하라고 압박했다.

우위영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이 명분 없고 정당성도 없는 법 개정을 시도하기 위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에 기대고 떼쓰는 것은 거대여당으로서 대화와 협상을 향한 100가지 경우의 수를 모두 버리고 오직 한가지에만 집착하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또 "김 국회의장은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오늘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을 찾아간 것은 결국 '직권상정'이라고 하는 의회 폭거에 가담해 달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 공범자가 될 것인지 아니면 민의의 전당과 의회 민주주의를 위해 의회 지킴이가 될 것인지,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쟁점법안을 둘러싸고 '강행처리'와 '결사저지'가 맞붙는 대결 국면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회에는 또다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석희열 기자·최우성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