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 사립고는 사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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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형 사립고는 사회악이다
  • 데일리중앙 기자
  • 승인 2009.07.1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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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민주노동당 대변인 백성균

행복은 성적순이다. 아니라고 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자율형 사립고와 같은 학교가 탄생하는 비극은 없어야 하는 것 아닌가.

오늘 서울시 교육청이 자율형 사립고 13개를 지정했다. 자율형 사립고 100개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정부의 계획에 근거한 것이다. 교육현장을 MB 불도저로 미는 소리, 공교육이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벌써부터 들리는 듯하다.

우선 '자율형 사립고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시행규칙' 4조에 의하면 자율형 사립고는 초중등교육법 23조에 따라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는 교과과정을 거의 무시할 수 있다. 따라서 자율고에 수학, 영어 등의 입시과목을 확대 편성 할 수 있는 것이다. 대학 가기 좋은 곳에 학부모, 학생 몰리는 것은 당연할 것이며 자연히 입시 과열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오로지 '대입'을 위한 학교가 탄생하는 것이다.

문제는 고입부터 입시경쟁이 치열해진다. 초등학생도 중학생도 피해갈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사교육 시장의 확장은 필연이 될 것이다. 학교간의 경쟁도 치열해진다. 이 과정에서 인문계 고등학교의 슬럼화도 예상된다. 이왕이면 좋은 학교 보내자는 풍토에서 생겨나는, 이것도 자연스러운 일이 된다. 그러나 진짜 교육은 사라지고 경쟁만 남을 것이다.

교육법 제1조, 교육의 목적은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완성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공민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게 하여 민주국가 발전에 봉사 하며, 인류공영의 이상실현에 기여하게 함'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제 '인류공영의 이상실현에 기여하는 일'은 유리한 대입을 위해 자율형 사립고에 들어가는 것이 되고 말 것이다.

이번 자율형 사립고의 지정 발표는 교육이라는 백년지대계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학교를 학원화하는 일일 뿐이다. 또 사교육은 팽창할 것이고 그러면 당연히 교육의 양극화가 더 극대화 될 것이다. 청와대의 사교육 근절 대책이 한편의 코메디로 전락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목숨걸고 공부한다'란 말이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공부를 하는데 목숨을 걸어야 하는가. 왜 자율형 사립고를 만들려고 하는가. 학교는 학원이 되고, 학원이 학교가 되는 일을 초래하는 자율형 사립고는 사회악이다. 사회악은 당연히 철폐되어야 함이 옳다.

데일리중앙 기자 webmaster@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