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대통령, 김정은 수석대변인"... 이해찬 "국가원수 모독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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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대통령, 김정은 수석대변인"... 이해찬 "국가원수 모독죄"
  • 김용숙 기자
  • 승인 2019.03.12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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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기로... 한국당 "윤리위에 회부돼야 할 사람은 민주당 의원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에 빗대 발언해 민주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본회의장이 큰 소란을 겪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에 빗대 발언이 파장을 낳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지난 70여 년의 위대한 대한민국의 역사가 좌파정권 3년 만에 무너져 내려가고 있다"고 문재인 정권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헌정 농단' '욜로 정권' '막장 정권' '촛불청구서에 휘둘리는 심부름센터' 등 과격하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정책은 원인과 결과,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지 못하는 위험한 도박일 뿐이라며 외교안보라인 전면 교체를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청와대 안보실장, 외교부 장관, 국정원장 교체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거론했다.

더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 원내대표의 연설문에 등장했다.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처럼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빗대는 등 강렬한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의원들은 나경원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을 향해 고함을 지르고 삿대질을 하며 항의했고 이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가세하면서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런 식으로 국회 본회의장은 말 그대로 난장판으로 변했다.

이 소동으로 나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은 20여 분간 중단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나서 겨우 혼란이 수습됐지만 나 원내대표의 거칠고 과격한 발언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민주당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 직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나 원내대표를 국가원수 모독죄로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기로 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의총에서 "오늘 나경원 원내대표가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냐'는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정치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죄다. 대한민국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 이후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원회에도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이 대표는 "오늘 발언 하는 것을 보면서 '좌파정권'이라는 것을 입에 달고 있다.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몇 십 번을 한 것 같다. 그야말로 냉전체제에 기생하는 정치 세력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았다. 자기들이 싫으면 다 좌파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저런 의식과 망언을 하는 사람들이 집권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이제 저 사람들이 집권할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참담하다며 가장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우리 국민들이 촛불혁명을 통해서 민주주의를 완성시키고 탄생한 우리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북한의 수석대변인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더 이상 참을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 가장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이라며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본회의장에서 고성과 막말을 한 민주당 의원들은 나경원 원내대표와 국민께 엎드려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나경원 원내대표는 오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북한의 비핵화에는 관심 없이 대북제재 완화만 열을 올리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주십시오'라고 국민을 대신해 말했을 뿐"이라며 "어떠한 모욕적 의미를 담지 않고 외신 보도 내용을 인용하며 현재의 국민 심정을 그대로 대신 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 이해찬 대표에게 묻겠다. 나경원 대표 발언의 어떤 점이, 어떤 부분이 국가원수를 모독했다는 말이냐"고 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오늘 본회의장의 민주당 의원 대부분은 내년 '공천용 청와대 눈도장 찍기 충성 경쟁 대회'를 벌이는 듯 막말과 고성으로 제1야당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이유 없이 방해했다"며 "이 분들이 정작 윤리위에 회부돼야 할 당사자들"이라고 주장했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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