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 vs 카페 주인 10평 임차지 둘러싸고 소송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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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촌공사 vs 카페 주인 10평 임차지 둘러싸고 소송 전쟁
  • 김용숙 기자
  • 승인 2019.03.19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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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소재 '보통저수지' 인근.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한국농어촌공사와 카페 주인이 10평이 조금 안 되는 토지 임대를 둘러싸고 갈등이 일고 있다. 여기에 한국농어촌공사가 이 땅을 임차했던 카페 주인을 '농어촌정비법위반'으로 검찰에 고발까지 했으나, 무혐의 처분이 되며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카페 주인은 '공사 측 담당 직원이 감정적으로 고발까지 한 것'이라며 강하게 항변했다. 농어촌공사도 이러한 민원 제기를 무게 있게 받아들인 듯 해당 사안에 대해 이례적으로 3월 13일~ 15일까지 집중 감사에 들어갔다.

농어촌공사, 농어촌정비법 위반으로 카페 주인 고발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소재 '보통저수지'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최승호(64) 씨는 2016년 11월경 한국농어촌공사 화성수원지사로부터 농어촌정비법위반으로 고발당했다. 최 씨가 공사로부터 임차한 농업생산 기반 시설인 토지에 승인받지 않고 관목을 식재하는 한편 철재 구조물을 설치해 농업 생산 기반 시설 구조상 주요 부분을 손괴해서 그 본래의 목적 또는 사용에 지장을 주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검찰은 공사의 고발에도 불구하고 최승호 씨를 불기소 처분했다.

수원지검은 "이 사건 토지를 비롯한 '25-2, 26-2, 58-5' 토지에 대한 임대차계약 당시 이미 관목이 식재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지며, 철 구조물의 설치가 농업생산기반시설의 구조상 주요 부분을 손괴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워 위 철구조물 등의 설치가 계약을 해지할만한 중대한 사유에 해당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라고 판단했다. 계속해서 "고발인의 주장과 달리 피의자는 계약 해지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등 계약 해지 사유 해당 여부에 대해 다투고 있으며 임대차 계약기간(2019. 4. 4.까지)이 약 2년 정도 남아 있는 상태에서 2017. 4. 3.경 계약 해지 통보를 하였다는 점만으로 피의자에게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불법 점유의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통상적으로 공공기관이 소관 업무와 관련해 검찰에 고발조치를 할 경우 사안이 중대하거나, 혐의가 확실할 경우 외에는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기소처분 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어떤 사연이기에 농어촌공사는 최 씨를 고발했을까? 또한, 왜 고발당한 카페 주인은 이 같은 고발이 담당자의 횡포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것일까? 다음은 농어촌공사와 갈등을 빚고 있는 최승호 씨와 일문일답이다.

모텔과 입구 같이 사용하라는 공사 측 요구 거부하자 '계약 해지'

- 공사 측과 갈등은 언제 시작됐나
"화성시 정남면 보통저수지 인근에서 2006년 8월경부터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통리 26-3번지 33번지 769-2번지 등에 대해 농어촌공사와 토지사용 임대차 계약서를 체결하고 지난 10여 년건 아무 문제 없이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또 공사는 주차장 부지로 사용할 것을 목적으로 사용료를 부과하고 있다.

문제는 2016년 9월경 바로 옆에 있는 모텔 건물을 J사가 리모델링 한 후 새로 문을 열면서 시작됐다. J사는 모텔부지 전면으로 30m 후면으로 10m가 2차선 도로와 접해 있어 그 부분을 농어촌공사와 계약해야 했다.

그러나 농어촌공사는 그 부분은 모텔과 계약하지 않고 저희 카페쪽 10평도 안 되는 조그만 땅을 함께 쓰라고 모텔에게 계약해주며 시작됐다."

- J사와 법적 갈등을 빚고 있다는데 어떤 소송이 진행 중인가
"J사는 2017년 4월경 가설물 등 철거 및 설치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을 제기했으나, 기각당한 후 같은 해 12월 7일 확정됐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또다시 본안 소송을 제기했는데 1년 4개월이 되어 가고 있다. J사는 소송에서 청구취지 원인변경, 청구취지 변경, (수정된)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 신청서를 내면서 계속 재판기일을 끌고 있다."

- 농어촌공사 측과 J사가 요구하는 진출입로 공동 사용을 거부하는 이유는
"저희 카페 이용 손님이 제3자나 안면이 있는 사람에게 눈에 띄어 난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혹시 모텔에서 나오는 것 아니냐?'며 불륜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저희 카페를 이용하려고 하겠는가."

- 농어촌공사 측과 J사가 요구하는 진출입로 공동 사용 주장에 대한 문제점은 무엇인가
"앞에서도 얘기했듯 지난 10여 년간 아무런 문제 없이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갑자기 농어촌공사와 J사는 이곳을 모텔 진출입로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J사가 농지전용허가를 받을 당시 서류를 살펴보면 '기존도로와 접해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허가사항에 밝힌 바 있다. 모텔 앞 2차선에 접해있는 30m는 농어촌공사와 계약하지 않고 제가 사용하는 주차장 쪽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보통리 26-3 외 1필지 31㎥인데 저는 이곳에 대해 2008년 이미 주차장 부지 용도로 허가를 받아 사용해 왔다. 그런데도 제가 공동사용을 거부한다는 것 때문에 2017년 4월 3일 일방적으로 임대차 계약을 해지당했다. 저는 이 같은 결정에 불복해 임대차 계약 해지는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소를 제기했다.

해당 소송에서 이 사건 토지 사용에 있어 '▲승인을 받지 않은 불법시설물을 설치한 사실이 없다. ▲카페의 주차장 용도로 임대하여 10년간 평온 공연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이 사건 토지는 J사의 숙박시설 근생시설로 진출입로로 사용할 수 없는 곳에 위치하여 공동 사용할 수 없다. ▲오히려 J사가 공사를 기망하여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였기 때문에 J사와 공사의 임대차 계약이 해지되어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다투고 있다."

- J사는 진출입로를 사무실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농어촌공사와 계약하고서는 실제로는 모텔 진출입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2017년 가처분 사건 진행 과정에서 농어촌공사는 J사가 사무실 진출입로로 사용하겠다는 내용과는 달리 숙박시설 진출입로로 사용하기로 한 것을 알게 되어 2017년 5월 31일 J사에 '계약 해지 예고 통지'를 했다. 그러자 J사는 '숙박시설 1층에 근린생활시설인 편의점이 있다'며 허위로 사용 신청한 것이 아니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문제는, 농어촌공사가 이에 대한 경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임대차계약을 유지해 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J사의 주장과는 달리 본안 소송에 제출한 서류를 살펴보면 전혀 달라진다. 숙박시설 진출입을 위해서라고 스스로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J사 측이 농어촌공사와 계약하면서 직접 작성한 모든 서류가 말해주고 있다. 근생시설(사무실)로 계약서에 표시되어 있다. 즉, J사는 2017년 11월경 제기한 가설물등철거및설치금지 소장에서 '숙박업소 영업을 통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거액의 투자를 하여 부동산 매입을 하고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여 2016년 12월 30일 영업을 시작했으나, 현재까지 주 출입로 사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영업 활동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농어촌공사 와의 임대차 계약의 목적인 숙박업의 정문 주 출입로 이용이 사실상 불가하여 영업에 지장을 받고 크나큰 손해를 입고 있어 공사 측에 빠른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촉구하였던 것’이라고 고백하고 있다.

그런데 황당한 것은 이 같은 점이 문제가 되자 농어촌공사는 2017년 말 계약서를 수정해 숙박시설 진출입이라고 바꿔줬다는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계약서를 멋대로 바꿔줘도 되는 것인가? 현재 민원이 발생해 법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는 시점이다. 또한, 농어촌공사 내규법에도 맞지 않는다."

- 공사 측에 바라는 것은
"농어촌공사는 가처분 신청사건에서 J사가 항고하였을 때 재판정에 계약서를 제출하겠다고 하면서도 제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떻게 된 것인지 예수님이 부활하듯 계약서의 용도가 바뀌어 부활해 본안소송에서 제출됐다. 농어촌공사는 J사가 승소하면 자신들의 잘못이 덮어진다고 판단해서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

특히 농어촌공사는 26-7번지 근생시설의 진출입로로 함께 쓰라고 공문을 계속 보냈다. 그랬는데 이제는 26-1번지의 숙박시설 용도로 진출입로가 30여 미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본인 이 임차해서 사용하는 것을 뺏어주겠다는 거다. 또한, 농어촌공사는 정작 임대 사용토록 해야 될 30여 미터는 무단으로 사용하도록 했다가 최근 몇 일전 계약하자고 J사에 통보했다고 한다.

거짓은 언젠가 밝혀진다. 농어촌공사는 거짓을 더 이상 재생산하지 말고 법에 입각해 진실 되게 일처리를 해줄 것을 바란다.

2019년 2월 7일 한국농어촌공사 화성수원지사 현재 담당자인 A차장은 'J사 계약 부분이 숙박시설 진출입로가 아니다'고 주장하며 본인에게는 'J사에서 숙박시설 진출입로라고 밝혔다면 재판에서 패소할 것이며 그러면 재판에서 본인이 승소할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있다."

- 이번 갈등이 해결되기 위해 어떠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본인의 2차 계약분 31㎡에 대한 부당한 계약 해지를 철회해야 할 것이다. 또, J사와의 계약은 마땅히 계약 해지되어야 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으신 말은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국민에게 적폐 청산을 가장 큰 국정과제로 밝히셨다. 그리고 공기업이란 사기업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일부 담당자의 농간으로 농어촌공사 내규도 무시해버리고 생업에 온 신경을 쓰고 있는 계약자에게 법적 다툼을 시키고 있다. 거짓을 재생산하지 말고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맞게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주어야 할 것이다."

한편 부정부패추방실천시민회(대표 박흥식)는 "한국농어촌공사는 계약기간(2019. 4. 4.까지)이 약 2년 정도 남아 있는 상태에서 J사에 이중계약까지 해준 후 최 씨는 농어촌정비법 위반을 문제 삼아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이 무혐의로 처분하면서 판단한 내용에서와 같이 농어촌공사가 허위사실로 고발한 행위로 보인다"라고 밝히고 "따라서 이는 담당자의 인권탄압 내지는 갑질 행위로 재산권을 침해한 사실이 명백하다고 판단해 이들에 대한 고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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