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밑빠진 독에 물붓기 그만하고 중소기업 지원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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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밑빠진 독에 물붓기 그만하고 중소기업 지원 늘려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9.03.25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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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희 "부실 대기업 연명보다 중소기업 지원 강화하라"... 수은 "중소기업 지원 꾸준히 늘리고 있다"
▲ 수출입은행의 부실 대출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확대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입은행 부실채권 비중(2008년 이후). (자료=수출입은행)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부실 대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가 수출입은행의 부실 대출을 키우는 사이 중소기업을 위한 여신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유승희 의원(서울 성북갑)은 25일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이렇게 지적하고 "정책금융으로서 수출입은행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 쪽은 국책은행으로서 주어진 역할을 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유승희 의원이 수출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은의 부실채권 비중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올라 지난해 상반기까지 3.19%를 기록한 걸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은행이 1%대를, 일반 시중은행이 1% 미만을 유지해온 것과는 대비되는 수치다.

수은의 부실채권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1.5% 수준으로 줄었으나 이는 1조4000억원 규모의 성동조선해양 부실채권을 상각한 데 따른 것이다.

▲ 3개 국책은행 및 일반은행 부실채권 비중(2012년 이후) (자료=수출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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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의원이 분석한 KDI보고서(2016)에 따르면 일본이나 독일, 중국 등의 국책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긴급 유동성 지원으로 부실 대출 비율이 늘었다가 금융위기 이후 2%를 밑도는 수준에서 안정됐다.

반면 수은이나 산업은행 등 우리나라 국책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부실 기업들에 대한 금
융지원이 이어져 부실 여신 증가를 초래했다. 특히 이 시기 한계 대기업에 대한 국책은행의 금
융지원 비중은 3배나 급증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소기업 대출 보증 지원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걸로 나타났다.

수은의 '중소기업 대출보증 지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0년 25.1%였던 중소기업 지원 현황
은 2013-2015년 한자리 수로 떨어졌다. 한계 대기업 금융지원 비중이 늘었던 시기와 맞물리는 지점이다.

유승희 의원은 "중소기업 지원 비중을 점차 늘려 지난해 기준 17%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며 중소기업 지원 규모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수출입은행에 주문했다.

유 의원은 "한계 대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은 금이 갔을 때 제대로 된 처방을 해야 하는데 우리는 항상 밑 빠진 독에 물붓는 식의 여신을 하고 있다"며 "더 이상의 혈세 낭비가 없도록 정책금융으로서 수은이 부실 대기업 연명을 위한 금융지원보다 중소기업 지원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 수출입은행 중소기업 대출보증 지원 현황. (자료=수출입은행)
ⓒ 데일리중앙

이에 수출입은행 쪽은 국책은행으로서 주어진 역할을 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조선소 같은 경우 수출입은행의 주요 지원 산업이고 그런 역할을 하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다"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부실은 부실대로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래서 혁신안도 발표했고 직원들 급여는 물론 조직도 축소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주어진 환경에서 다양하고 폭넓게 지원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고 최근 3년 간 지원을 꾸준히 늘려왔다고 했다.

온 맨딩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최근 3년 동안 꾸준히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시중은행을 활용한다든지 네트웍이 갖춰진 금융기관을 통해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고 그런 것들이 실적으로 나오는 게 최근 3년 간 중소기업 대출보증 지원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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