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지명직 최고 임명 강행 예고... 안철수 등판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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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지명직 최고 임명 강행 예고... 안철수 등판 가능성은?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9.04.2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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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압박 속 정면 돌파 카드 꺼내... 이태규 의원 "손 대표, 물러나든지 전체 당원 재신임 물어 거취 결정해야"
▲ 4.3보궐선거 이후 거취 논란에 휩싸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손 대표는 조만간 지명직 최고위원 두 명에 대한 임명을 강행, 자신의 거취 논란을 정면 돌파하기로 해 당 내분 사태가 새로운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4.3보궐선거 이후 당 안팎으로부터 거취 논란에 휩싸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조만간 지명직 최고위원 두 명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걸로 알려지고 있다.

바른정당 출신 최고위원들이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당 공식회의에 불참하는 등 당 내분이 격화되자 자신의 거취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오히려 사퇴 압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어 손 대표로서는 물러설 수도 앞으로 나아가기도 쉽지 않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특히 최근에는 당내 안철수계 인사들도 손 대표 사퇴 요구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손 대표의 선택이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와 가깝게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태규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이 당내 여러 가지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전했다.

국민이 공감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당의 활로를 새로 열든지 아니면 사퇴 결단을 내리라고 손 대표를 압박했다. 그것도 아니라면 전체 당원의 재신임을 물어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태규 의원은 22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나와 손 대표의 사퇴를 거론했다.

앞서 안철수계 전·현직 지역위원장 90여 명은 최근 모임을 갖고 손 대표 사퇴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손 대표가 사퇴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현재 입장에서는 당의 새로운 전기가 필요하다고 모두가 공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단 저는 손학규 대표뿐만 아니라 당 지도부 전체가 결단을 내리는 것이 맞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스웨덴 스톡홀름에 머물고 있는 안 전 대표와 지난 주말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손 대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2017년 5월 대통령선거 패배 이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해 2018년 2월 13일 창당했다. 현역 국회의원 29명의 원내 제3정당인 바른미래당의 현재의 역학구도를 보면 유승민 전 대표가 주축인 바른정당계, 그리고 안철수 전 대표 중심의 국민의당계가 있다. 국민의당은 다시 호남계와 안철수계로 나뉘어 바른미래당은 현재 크게 세 갈래다.

바른정당계는 4.3보궐선거 참패 이후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줄곧 요구해왔고 국민의당 내부에선 호남계는 사퇴하면 안 된다는 입장인 반면 안철수계는 지난주를 기점으로 손학규 대표 사퇴 쪽으로 기울었다.

이태규 의원은 당의 위기 돌파를 위해서 지도부 교체가 불가피하다며 거듭 손 대표 등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대안으로는 통합 정신의 복원을 주장했다. 이 말은 안철수·유승민 두 대표가 다시 전면에 나서서 혼란에 빠진 당을 수습하고 재건해야 된다는 것이다.

▲ 안철수계 전·현직 지역위원장 90여 명이 최근 모임을 갖고 손 대표 사퇴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태규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은 22일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 데일리중앙

이 의원은 "원래 정당 내부에 문제 제기나 갈등이 있는 경우는 지도부가 책임질 일이 생겼는데 책임을 안 질 때이거나 총선거를 앞두고 선거 전망이 매우 어두울 때"라며 "그런데 바른
미래당은 이 두 가지가 다 중첩돼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4.3창원 보궐선거에서 바른미래당 후보가 얻은 3.75%의 참패는 우연이나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고 지난 8개월 동안 손 대표가 당을 이끌어오면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당 지지율 답보나 하락이 누적된 결과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것이(선거 참패가) 어떤 일회성의 문제라면 넘어갈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당의 재건을 위해서 새로운 지도체제가 필요하지 않는가, 이런 의견들이 있다. 이대로는 총선을 치르기가 어렵다, 정당이 총선을 치루기 어렵다면 총선을 치르기 위한 환경을 다시 만들어야 되는 것 아니겠나. 그런 측면에서 저희들이 (손 대표 사퇴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지지율이 선거 전부터 그다지 높지 않았고 그래서 4.3보궐선거 참패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 손 대표에게 선거 패배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답했다.

이태규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를 분석해보면 통합정신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고 안철수-유승민 대표간 갈등이 있는 것처럼 국민들한테 보였기 때문에 참패당했다. 그 속에서 지도부가 사퇴하고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섰으면 적어도 상황을 개선시켜야 될 의무가 있는데 그때보다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돼 있고 이런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문제 제기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총선은 앞으로 다가오고 있고 그렇다면 국민들이 바라보기에 현재의 낮은 지지율이 개선될 기미가 안 보이면 당내에서 동원 가능한 인적 자산을 가지고 새로운 지도체제를 통해 당의 활로를 모색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이런 부분들이 지난번에 저희가 모였을 적에 내년 선거를 준비하는 대부분 지역위원장들의 걱정거리였다. 그렇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현재 지도체제를 바꿔야 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지난 주말 통화에서 현재의 당내 갈등 상황과 관련해 안 전 대표가 무슨 얘기를 했냐는 질문에 두 가지를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안 전 대표는) 국내 정치 상황을 잘 모르니까 현장에 있는 분들이 함께 의논하고 지혜를 모으면 좋겠다, 현장에 계신 분들이 판단해서 대체해달라고 했다. 두 번째는 바른미래당 통합정신이 훼손돼선 안 된다. 지금은 어렵지만 한국정치를 바꾸려는 소중한 정당 아니냐, 뭐 이런 의견을 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나 안철수 전 대표는 당장 국내 정치에 복귀할 생각은 없고 독일에서 공부를 더하고 돌아올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손학규 대표 사퇴 이후 대안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질문에 이태규 의원은 "현재 체제를 가지고 문제를 풀기 어렵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지, 현재 체제가 바뀌어야 대안이 나오는 것이지 대안을 가지고 만약에 문제제기를 한다면 그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달려든다고 이렇게 오해를 받을 수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본인이 현재 대안이 없으면, 대안이 없으니까 나는 물러날 수 없다, 이건 지도부가 해야 될 입장이 아니다. 그건 마치 지금 문재인 정부가 경제정책 잘못하는데 국민들 보고 경제정책 대안 갖고 와라, 이렇게 얘기하는 것과 똑같은 얘기"라고 지적했다.

손학규 대표에게 '대안이 없으니 물러날 수 없다'고 버티는 건 지도부가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손 대표가 일단 물러나야 전직 대표인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의 등판 가능성도 활성화되고 당이 다음 발걸음을 뗄 수 있다는 얘기다. 손 대표가 물러나면 안철수 전 대표의 국내 복귀 일정도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손 대표는 당장 물러나는 대신 올 한가위 때까지 당 지지율을 10%까지 끌어 올리겠다. 그때까지 지지율 10%를 달성하지 못하면 그때 물러나겠다고 배수진을 진 상태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강하게 반박했다.

이 의원은 "총선에 나가서 당선을 목적한 정당이 지지율을 10% 목표로 삼는다면 그건 사실 선거에 나가지 마라 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으로 당대표께서 그렇게 말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정당 지지율 10% 가지고 누가 총선에 나가겠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손학규 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안철수계는 어떻게 행동할 예정이냐'는 질문에 "어떻게 행동한다기보다 정치적으로 순리대로 풀어나가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손 대표가 새로운 비전과 대안을 제시해서 당의 공감대를 만들든지, 그렇지 못하면 결단을 내리든지, 아니면 전체 당원의 재신임을 묻는 정도를 걷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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