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4당, 자유한국당 저지선 뚫고 패스트트랙 성공... 한국당 "원천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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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4당, 자유한국당 저지선 뚫고 패스트트랙 성공... 한국당 "원천무효"
  • 석희열 기자·김용숙 기자
  • 승인 2019.04.3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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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공수처법·검경조정법안 패스트트랙 지정... 여야, 냉각기 거친 뒤 본격 협상 시작할 듯
▲ 자유한국당의 강력한 저지선을 뚫고 여야 4당이 29일 밤과 30일 새벽 선거법 개정안, 공수처 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천신만고 끝에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자유한국당은 "원천무효"를 외치며 거세게 반발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김용숙 기자] 자유한국당의 강력한 저지선을 뚫고 여야 4당이 29일 밤과 30일 새벽 공직선거법 개정안, 공수처 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국회 사개특위와 정개특위는 29일 밤 시간과 장소를 옮겨가며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천신만고 끝에 20대 국회 개혁 과제들을 패스트트랙 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했다.

지난 22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선거법 개정안 등 쟁점법안 패스트트랙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지 일주일 만이다.

자유한국당은 "민주당과 2중대, 3중대 정당들이 기어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조종을 울렸다"며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이날 사개특위와 정개특위는 각각 국회의사당 220호, 445호로 회의장을 공지했다. 한국당은 의원과 보좌진 수십명을 동원해 배수진을 치고 회의장을 원천봉쇄하는 등 극렬 저항했다.

그러나 한국당을 제외한 각당 사개특위 위원들은 국회의사당 506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로 속속 모여들었다. 정개특위 위원들도 같은 방식으로 애초 회의실로 공지된 445호가 아닌 604호 정무위원회 회의실에 모였다.

한국당이 물리력을 동원해 회의 진행을 막고 육탄 저지에 나서자 이를 따돌리기 위해 이른바 '007 작전'을 벌인 것이다.

허를 찔린 한국당은 서둘러 506호실과 604호실로 집결해 회의장 안팎에서 "헌법수호" "독재타도"를 외치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회의는 예정된 10시30분보다 20분 정도 늦은 밤 10시50분께 시작됐다.

회의장 안팎에서 소란이 계속되자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과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했다. 항의하는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자리에 앉아 회의 진행에 협조하지 않으면 나가라고 퇴장을 명령했다.

특히 사개특위 회의장에서 한국당 의원들의 반발이 더욱 거셌다.

이상민 위원장은 각당 특위 위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들은 뒤 곧바로 공수처 설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패스트트랙 지정 찬반을 묻는 표결에 들어갔다.

표결에는 18명이 참여해 한국당을 뺀 11명(민주당 8명, 바른미래당 2명, 민주평화당 1명)이 찬성해 밤 11시54분 우여곡절 끝에 가결됐다.

표결이 끝나자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은 '문재인 독재자, 오늘 민주주의는 죽었다'라고 쓰인 펼침막을 두르고 회의장 밖 복도 바닥에 드러누워 "원천무효" "독재타도"를 목놓아 부르짖었다.

그러는 사이 민주당 등 다른 당 특위 위원들은 다른 쪽 문으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정개특위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삼상정 위원장은 항의하는 한국당 의원들에게 회의를 방해하면 즉각 퇴장하라고 명령하고 여야 간사 협의에 따라 의사진행 발언을 5분씩 줬다.

심 위원장은 자정을 넘기자 차수 변경을 한 뒤 30일 새벽 0시20분께 선거법 개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두고 표결을 진행했다.

18명의 정개특위 위원 가운데 12명이 표결에 참여해 12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심 위원장은 0시30분께 가결을 선언하고 산회를 선포했다. 자유한국당 위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특히 정개특위 표결 때는 한국당 김재원 위원이 기표소에 들어가 10여 분 간 나오지 않는 이른바 '투표 필리버스터'(소수파 의원이 다수파의 독주를 막기 위해 합법적인 수단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기도 했다.

▲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은 표결이 끝난 직후 '문재인 독재자, 오늘 민주주의는 죽었다'라고 쓰인 펼침막을 두르고 회의장 밖 복도 바닥에 드러누워 "원천무효" "독재타도"를 외치며 여야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강력히 반발했다.
ⓒ 데일리중앙

한국당 의원들은 회의실 밖 복도에 드러누워 "문재인 독재자" "독재타도" "헌법수호" "날치기 원천무효"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세게 반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선거법, 공수처법 날치기로 오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탄식했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직후 국회에서 열린 당 긴급 비상의총에서 "오늘 우리의 민주주의는 죽었다. 오늘 의회민주주의의 또 하나의 '치욕의 날'이 기록됐다. 오늘 그들은 좌파독재의 새로운 트랙을 깔았다. 이것이 좌파 궤멸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민주당과 2중대, 3중대 정당들은 오늘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움으로써 야합, 꼼수, 불법의 종지부를 찍었다"며 "전 과정이 불법인 오늘 패스트트랙 폭거는 원천 무효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개혁 법안들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것을 환영하면서 자유한국당과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찬 대표는 "두 법(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제도를 굳건하게 세우는 아주 중요한 법으로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다는 건 20대 국회 내에서 매듭짓겠다는 것"이라며 "자유한국당과 협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진통 끝에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이 패스트트랙에 지정됨으로써 해당 법안들은 국회법에 따라 최장 330일 안에 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여야는 당분간 냉각기를 거친 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선거법 개정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석희열 기자·김용숙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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