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춘은 1급 친일파"... 밀양가요박물관 건립 백지화 촉구
상태바
"박시춘은 1급 친일파"... 밀양가요박물관 건립 백지화 촉구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9.05.02 1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3개 시민단체, 밀양에서 합동기자회견 열어... 밀양시 "가요박물관, 특정인 위한 것 아니다"
▲ 밀양가요박물관건립저지시민연합 등 53개 시민사회단체들은 2일 밀양 의혈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밀양시가 추진하고 있는 가요박물관 건립 계획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사진=밀양가요박물관건립저지시민연합)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밀양가요박물관건립저지시민연합,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밀양시가 추진하고 있는 가요박물관 건립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53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2일 밀양시 의혈기념관 앞에서 밀양가요박물관건립저지 합동기자회견을 열어 "1급 친일파 박시춘을 선양하는 밀양가요박물관 건립 계획을 즉각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밀양시는 '밀양 가요박물관 건립'이 특정인(작곡가 박시춘)의 업적을 선약하거나 기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에서 "3.1혁명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과 동시에 결성된 조선의열단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독립의 성지인 밀양에서 1급 친일파 박시춘을 중심으로 하는 가요박물관 건립에 앞장서는 박일호 밀양시장과 손정태 밀양문화원장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박시춘은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펴낸 친일인명사전에서 뽑힌 100명의 음악가 중에서도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대중가요 작곡가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이들에 따르면 박시춘은 일제 강점기 조국의 젊은이들에게 태평양전쟁의 총알받이로 일본군에 지원할 것을 독려하는 노래인 '혈서지원'을 비롯해 '아들의 혈서' '결사대의 아내' 등 13곡의 군국가요를 작곡해 일제에 협력했다.

친일의 대가로 쌓아온 명성과 부를 해방 뒤에도 고스란히 이어받았지만 단 한 번의 단죄나 민족 앞에 사죄가 없었다. 5.16 군사쿠데타 이후에는 한국연예협회장과 예총 부회장 등을 지냈고 1982년 문화훈장을 받고 1996년까지 천수를 누렸다.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그런 1급 친일파 박시춘을 대다수 국민은 '비 내리는 고모령' '감격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 74주년 광복절을 맞이하는 대한민국 친일의 현주소"라고 지적했다.

53개 시민사회단체들은 가요박물관 건립 계획 전면 백지화와 함께 2001년 영남루 옆에 복원된 박시춘 생가와 흉상, 노래비 철거를 촉구했다.

또한 손정태 밀양문화원장을 변절자로 규정하고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 밀양시는 2일 가칭 '밀양가요박물관' 건립 논란에 대해 "특정인(박시춘)을 추모하거나 찬양하는 가요박물관을 지을 계획이 전혀 없다"고 거듭 해명했다.
ⓒ 데일리중앙

이에 대해 밀양시는 '밀양 가요박물관 건립'은 특정인(작곡가 박시춘)을 위한 것 아니다라고 재차 해명했다.

또 사실이 아닌 내용을 계속 주장하는 일부 인사들의 여론몰이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밀양시는 이날 입장 자료를 내어 "밀양시는 '가칭 가요박물관' 건립에 대한 관심과 염려 등 다양한 의견 제시는 있을 수 있으나 일부에서 자의적 설정과 추측으로 마치 친일을 조장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관계에 대한 파악이 잘못된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렇개 밝혔다.

현재는 계획 단계로서 시설 명칭, 위치 선정은 물론 전시, 기획, 운영 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세부 추진 방향이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밀양시는 앞으로 가요박물관 사업 추진은 밀양시가 각계 각층이 참여하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발전방향을 투명하게 찾아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가요를 사랑하고 흥이 많은 밀양시민들이 우리 가요를 체험, 관람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공간 조성을 위한 일환으로 밀양가요박물관을 짓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의열기념관, 영남루 등과 더불어 시내권의 새로운 관광 콘텐츠 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

밀양시 관계자는 "가요박물관 건립을 통해 관광객 유치와 연결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지역문화의 새로운 명소로서 문화관광 성장 동력으로 견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춘 생가 및 흉상, 노래비 철거 요구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시춘 생가는 1996년 당시 '건강한 고장 만들기 사업'의 하나로 시민의 뜻에 따라 2001년 완공된 것이라 했다. 그런 것을 지금 와서 일부 단체가 요구한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철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밀양문화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시에서 임명하고 위촉하는 게 아니라 회원들이 선출하는 문화원장을 밀양시가 이래라저래라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