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대림동 여경' 논란에 "취객 제압, 남자 경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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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대림동 여경' 논란에 "취객 제압, 남자 경찰도 쉽지 않다"
  • 송정은 기자
  • 승인 2019.05.2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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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힘 만으로 경찰 뽑는다면 운동선수만 경찰관 돼야... 사회, 경찰 권한 존중하는 사회 되어야"
▲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대림동 여경 사건 이후 일부 누리꾼들 사이 생긴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사진=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최근 서울 대림동 여경 사건 이후 여경이 혼자 힘으로 취객 제압을 했던 과정에 대한 일부 논란이 생기면서 '여경 채용을 확대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했다.

지난 13일 경찰관 2명은 서울 구로구 구로동의 한 술집 앞에서 취객 2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으며 여경이 취객 한 명에 수갑을 채우는 과정에서 근처에 있던 교통경찰이 함께 수갑을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대림동 여경 사건 이후 일부 누리꾼들 사이 생긴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여경이 취객 한 명 제압을 못하고 시민하고 다른 경찰한테 도움을 요청하다니. 경찰이 이래서야 되겠느냐?'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표창원 의원은 "저는 현장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하실 수 있는 말씀이라고 생각이 된다"라고 답했다.

그는 "취객 한 분을 남자 경찰관도 무술의 유단자라 하더라도 혼자서 제압하기 대단히 어렵다"라고 반박했다.

표 의원은 "저야 경찰 일선에서 일한 지가 꽤 오래되긴 했지만 당시에 저도 태권도 2단, 합기도 2단에 육체적으로야 밀릴 게 없는 사람이었지만 취객 1명을 제가 제압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영상 속의 취객 남성은 이미 나이도 있으신 분이고 술도 꽤 취해 막 힘을 대단히 쓸 수 있는 사람같이 보이지 않던데'라는 진행자 말에 표 의원은 "술 드신 분들은 일단 신체가 일반적인, 정상적인 상태보다는 합리적이지 않은 상태로 많이 저항들을 하시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더 문제는 자칫 잘못하면 그 취객이 다칠 수가 있다. 몇 년 전에는 그런 취객을 제압하다가 사망한 경우들이 있었다"며 "과정상에서 여러 가지 일들이 발생한다. 그것만을 따로 놓고 해당 경찰관에 대한 자격 유무라든지 또는 더더구나 이것을 확대시켜서 여성 경찰관 전체로 확대시키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조건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장 대처 매뉴얼에 의하면 제압 과정에서 주변 시민들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가능할까?

표창원 의원은 "위급할 때는 당연히 가능하다. 물론 경찰관이 그 일을 하라고 전문적으로 선발되고 교육되고 장비 지급을 부여받은 역할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상황이 여의치 않을 수가 있다"며 "교통 통제라든지 또는 피해자가 여러 분 계신다든지 그럴 때는 시민분께 안전 확보를 위한 구호 요청을 할 수도 있고 또는 연락을 요청드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가지 상황 상에서, 물론 일상적으로 경찰이 해야 될 일을 시민께 부탁드리면 안 되겠지만 상당히 위급하거나 안전 확보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경우는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과연 동영상 속 상황이 그 정도로 위급했다고 보고 있을까?

표 의원은 "일단 상황은 시민보다 근처에 있던 교통경찰관이 합류하면서 경찰관들에 의해서 상황이 모두 제압되고 정리되고 종합이 됐다"며 "다만 그 상황에서 여경이 '남자분!'이라고 한 것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 시민분이 도와주시면 훨씬 더 안전하게 상황이 제압될 것이라는 그런 판단이었던 것 같다"며 "예를 들어 힘이 없어서 약해서 '저 좀 도와주세요' 이런 모습은 아닌 거다"라고 밝혔다.

그는 "일단 그 상황은 여성 경찰관이 무릎으로 상대 주취자를 제압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추가적인 난동이나 또는 위해를 방지하려면 수갑을 채워서 거동에 대한 제한을 해야 되는데 무릎으로 상체를 제압하고 그리고 손으로 팔을 잡고 있는 상태에서 수갑 착용 자체는 어려운 동작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상황에서 시민분이 조금만 이렇게 제지만 해 주신다면 용이할 수 있다 이런 판단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순찰을 돌다가 우연히 발견한 취객도 아니고 신고를 받아서 출동한 거라고 한다. 충분히 제압 능력이 있는 경찰이 출동을 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진행자 말에 표 의원은 "일반 시민들이야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겠다. 일단은 경찰 인력 부족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 경찰이 야간에, 특히 지구대에서 소화해야 할 취객 등의 업무가 상당히 과중되어 있다"며 "아마 아시겠지만 2년 전에 포항 북부경찰서에서는 최준형 경장이라는 분이 남성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31살의 아주 체력적으로도 일반 성인 남성보다 훨씬 더 뛰어난 체력을 가진 분이었는데 이분이 한 4시간에서 6시간 사이 정도 취객의 난동을 진압하는 업무를 하시다가 근무 이후에 지구대로 돌아와서 휴식 중에 사망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표 의원은 "2년 지나서 최근에서야 순직 인증을 받았다"며 "그런 경찰 업무, 야간에 취객 난동 현장은 정말 예측도 불가능하고 발생 수도 많고 그래서 그때그때마다 힘센 경찰관만 골라서 보낼 수는 없는 그러한 현실이다"라고 설명했다.

여경 채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 내려진 지 얼마 안 됐으며 최근 일각에서 '여경 채용을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표창원 의원은 "저는 현재 세계 경찰의 흐름에 전혀 어울리지 않고 역행하는 말씀"이라며 "경찰 직무에 대해서 여전한 오해들이 많아서 생겨난 부분"이라 말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경찰 업무를 저희 경찰학에서 분석을 해 보면 전 세계 어디나 비슷비슷하다"며 "경찰 업무 중에 육체적인 물리력이 사용되는 업무는 가장 많은 나라나 지역도 30% 미만이다"라고 분석했다.

표 의원은 "경찰 업무의 70% 이상은 사실은 소통이다. 피해자 민원인 말씀 듣고 피해 상황과 갈등을 조정, 중재한다"며 "현장 출동했을 때 특히 미국에서 연구를 보면 남성-남성 2인조가 현장 출동했을 때보다 남성-여성 2인조가 출동했을 때 경찰과 대상과 어떤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비율이 훨씬 낮아진다는 보고들이 있다"고 밝혔다.

왜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표창원 의원은 "일단 남성-남성이 출동하고 출동 현장이 폭력 현장이거나, 가정 폭력을 포함해서"라며 "그 경우에는 양자 간에. 마초적인 분위기,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내가 더 세다'라는 상황들이 많이 발생을 하면서 상호 간에 경찰과 시민 간에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는 일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출동 경찰관이 남녀가 페어로 출동하는 경우에는 여성 경찰관이 조금 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또 중재를 하려는 역할들을 많이 하기 때문에 물리적 충돌의 정도가 훨씬 더 완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나 또는 여성 가해자, 여성 피의자의 경우에는 여성 경찰관이 압수를 한다든지 수색해야 된다든지 이렇게 해야만 성추행 문제가 안 생긴다"라고 밝혔다.

이어 "여성 경찰관의 수는 현재도 상당히 부족한 상태다. 한국 경찰의 경우에"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인력 부족이 일단 원인이기도 하다. 또 하나는 경찰관의 출동, 1차적인 출동은 시간 우선"이라며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사람이 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가서 상황을 파악해 보고 만약에 물리력 혹은 화기 혹은 기동대 출동 또는 경찰특공대 출동 이런 것들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이후 보고에 의해서 전파가 되고 이후 대응을 하는 것이 맞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금 여경 선발 시험에서의 체력 검사가 너무 후하다, 기준이 너무 후하다. 기준을 좀 올려야 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표창원 의원은 이에 대해 "접근 방법의 차이일 수도 있다"며 "우선은 예를 들어 시민들로서부터 많은 신뢰를 받고 있는 영국 경찰의 경우에는 경찰관 채용 시험에서의 체력 부분에 있어서 최저 체력 기준이 뭐냐 하면 34kg을 밀 수 있고 35kg을 당길 수 있으면 되고 그다음에 왕복 달리기의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면 되는데 한 번에 안 되면 세 번까지 기회를 준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뭐냐면 처음부터 경찰관 업무에 적합한 신체 조건을 갖춘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고 '경찰 업무에 필요한 체력과 기술은 경찰관이 된 이후에 훈련을 통해서 우리가 갖추도록 해 주겠다' 이것이 영국 경찰의 기본 태도"라고 말했다.

이어 "과연 어떤 접근이 낫냐는 거다"라며 "만약 힘만으로 뽑는다면 격투기 선수나 운동선수만 경찰관이 돼야 되겠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물리적인 제압이 필요할 만큼 위험한 일이 생겼을 때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일까?

표창원 의언은 "장비와 장구가 있다. 그러니까 경찰관이 언제나 상대방보다 힘이 세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사회 자체가 법과 경찰의 권한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는 것이 일단 맞는 것이다. 그렇게 힘을 쓰는 일들이 계속 있어야 된다는 그런 사회라면 얼마나 우리가 폭력이 난무하는 그런 사회겠냐?"고 답했다.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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