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영 교수 "가족 호칭, 불편해지면 행복한 가정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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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 교수 "가족 호칭, 불편해지면 행복한 가정 될 수 있을까?"
  • 송정은 기자
  • 승인 2019.05.22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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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 교수 "호칭 어색하면 거리 점점 멀어질 수 있어... 이름에 존중 넣어주는 '씨'를 붙이면 문제 없어"
▲ 여성가족부는 지난 15일 '가족호칭토론회'를 열고 결혼 후 성별 비대칭적 가족호칭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여성가족부 홈페이지 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최근 한부모, 다문화, 1인 가구 급증 등 가족형태가 다양해지고 가치관이 바뀌었지만 가족 호칭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못해 가족 간 소통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 동안 '가족호칭을 시대에 맞게 재정비하자'라는 목소리는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34건이나 올라왔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15일 '가족호칭토론회'를 열고 결혼 후 성별 비대칭적 가족호칭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통적인 가족호칭들이 최근 급속하게 바뀐 가족의 가치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신지영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가족호칭 중 일부는 바뀌고 있는 시대를 담아내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엄마, 아빠와 같이 가족 사이 부르는 모든 호칭이 문제 있다는 것이 아니라 도련님, 아가씨, 처남, 처제와 같인 말이 문제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신 교수는 "똑같이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었는데 남자는 결혼을 해가지고 여성의 배우자 동생들한테 처남, 처제 이렇게 부른다"며 "처남 그러면 뭐뭐 해. 처제, 뭐뭐 해. 이렇게 존댓말이 아니고 반말을 쓰게 된다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남편 입장에서 본인보다 나이가 많은 처남을 부를 때 '처남님'이 아니라 처남이라고 부르게 되거나 내 입장에서 도련님이라고 부르는데 내가 나이가 훨씬 더 많은 경우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사람사이 관계가 호칭을 통해 정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호칭에서 이런 요소들 때문에 불편함이 생기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신 교수는 문제를 자각하는 것 부터 시작할 수 있다며 '처갓집' '시댁'이라는 용어에 문제의식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즉 '댁'은 높임말인데 반해 '가'는 그냥 집이란 뜻을 가져 대칭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에서 이러한 호칭들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는 쉽지 않은 일로 보인다.

신 교수는 "한국건강가정진흥원에서 공모를 받아서 거기 사람들의 사례들을. 몇 가지가 있었다"며 "예를 들면 뭐 장인어른, 장모님 이렇게 불렀던 것을 그냥 둘 다 어머님, 아버님인데 한쪽은 왜 어머님, 아버님 하고 한쪽은 장인어른, 장모님 하면서 내가 그 사람의 자식이 아니다 이렇게 선을 긋는 것처럼 하느냐"고 설명했다.

'처가 쪽은 장인어른, 장모님 이렇게 불렀던 걸 그냥 양쪽 다 어머님, 아버님. 경계 없이 이렇게 부르는 집 많다'는 진행자 말에 신 교수는 "그렇다"고 동의했다.

또한 한 집안의 어린아이가 집안의 증조할머니, 증조할아버지 호칭을 부르기 어려워 관계까지 멀어지는 상황에서 그 집에서 '최고할머니' '최고할아버지'라고 부르기로 지혜를 내서 아이들이 편하게 호칭을 쓰고 가족관계가 가까워졌다는 일화도 전했다.

말이 편해져야 만나기도 더 좋아지며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신 교수는 "도련님이라고 불러야 되는데 도련님 되게 어색하다고 하는 신세대 새댁들, 부부들을 많이 봤다"며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게 너무나 어색한데 도련님이라고 불러야 되고 거리가 점점 멀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름에다 존중을 넣어주는 씨를 붙이거나 이러면 문제가 없다. 아니면 그냥 동생을 부르듯이"라며 "가족이 새로 됐으니까 동생 부르듯이 할 수 있고. 나이 차이가 좀 나서 이름을 부르는 게 좀 불편하다 그러면 서로 존중하는 의미에서 씨를 붙여주면 문제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호칭이 편해지면 가족 간 관계 회복과도 연관성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1966년에도 호칭과 연관되어 비슷한 갈등이 있었던 예를 소개하기도 했다.

1966년 한 신문에 글을 기고한 윤 씨는 시집을 간 후 4살 시누이에게 '애기씨'라는 말이 잘 안나온다는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즉 가족 관계상 '아가씨'라는 호칭을 부르는 것이 많지만 상대 나이가 너무 어려 실제 관계와 호칭 사이에 괴리를 느끼고 불편함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신 교수는 "지난 오십몇 년 동안 최소한. 불편함을 호소했던 사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런 갈등들이 존재를 한다"며 "전통이 만약 성차별적인 세계관을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절대 고칠 수 없다. 그렇다면 그게 우리가 꼭 지켜내야 할 가치가 있는 전통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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