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하태경, 충돌... "나이들면 정신 퇴락" - "지켜야 할 예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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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하태경, 충돌... "나이들면 정신 퇴락" - "지켜야 할 예의 있다"
  • 김영민 기자·송정은 기자
  • 승인 2019.05.22 15:32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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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잘 날 없는 바른미래당 내분 사태... 손 대표가 안건 상정 거부하자 비당권파 파상공격
▲ 손학규 대표 거취를 둘러싸고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비당권파(안철수계·유승민계)가 연일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22일 국회에서 열린 당 공식회의에서 손학규 대표(오른쪽)와 하태경 최고위원(왼쪽)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송정은 기자] 바른미래당의 당내 갈등에 바람잘 날이 없다. 손학규 대표 거취를 둘러싸고 당권파와 비당권파(안철수계유승민계)가 연일 충돌하고 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임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손학규 대표와 비당권파의 최전방 공격수 하태경 최고위원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손 대표를 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정면 공격했고 손 대표는 "정치에도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고 받아쳤다.

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도 음주 의총 참석 등 손 대표에게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이날 두 세력 간 충돌은 비당권파의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이 요구한 지명직 최고위원(문병호·주승용 최고위원) 철회 등 5가지 안건 상정을 손 대표가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손 대표는 "최고위원 세분이 논의 및 의결을 요구한 다섯 개 안건에 대해 당대표이자 최고위원회 의장 자격으로서 입장을 말씀드리겠다"며 안건 상정 자체를 거부했다.

▲ 22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임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손학규 대표(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손 대표가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비당권파에 포위된 모양새다. 왼쪽은 하태경 최고위원, 오른쪽은 오신환 원내대표다.
ⓒ 데일리중앙

손 대표는 "먼저 지명직 최고위원 2명에 대한 임명 철회권과 또 마찬가지 이유로 제안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임명 철회권 그리고 당헌 유권 해석권 등은 이미 지난 2일 하태경 최고위원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논의의 실익이 없는 안건들로 판단된다"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이어 4월 3일 재보궐선거 당시 연구원 여론조사 관련 당내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건에 대해 "이미 지난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독립기구인 당무감사위원회의 당무감사를 요구한 만큼 감사 결과를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추후 당무감사위 감사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논란이 된 박지원 민주평화당 국회의원의 발언에 대한 당내 진상조사위원회 설치 건에 대해서도 "이미 사실무근이라고 분명하게 말씀드린 바 있다"며 안건 상정을 거부했다.

그러자 세 최고위원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국회의원 정수 확대 불가 △이준석 최고위원 기자 브리핑 방해 행위 등 새로 두 가지 안건을 추가로 최고위에 상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지금 한창 청와대하고 한국당 사이에 독재자의 후예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 번 민주투사가 대통령이 되면 독재를 하는 경우도 있고 한 번 민주투사가 당 대표가 되면 당 독재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민주주의는 지키기 어렵다. 가장 지키기 어려운 민주주의가 개인 내면의 민주주의다. 왜냐면 나이가 들면 그 정신이 퇴락하기 때문"이라고 손 대표를 면전에서 공격했다.

그러자 손 대표의 얼굴이 금세 일그러졌다.

하 최고위원은 "오늘 손학규 대표는 우리당의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사실상 당무 수행을 거부하겠다는 선언한 거"라며 "손 대표는 당내 민주주의를 더 이상 훼손하지 마시고 당무를 성실히 수행해주시길 바란다. 당무를 계속 거부할 경우 저희들도 자구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 22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임시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당직자가 얼굴을 감싸고 있다. 이날 회의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준석 최고위원은 "오늘도 바른미래당의 당헌·당규는 누더기가 되어 간다"며 "당헌·당규에 상정 거부 가능한 상황에 대한 규정이 단 하나의 항이라도 있다면 근거를 대보라"고 손 대표를 압박했다.

또 전날 기자 브리핑을 손 대표 쪽 당직자들이 '음주 유세' 의혹을 제기하며 방해했다며 관련자들을 즉각 징계할 것을 요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손 대표가 지난해 12월 연동형비례대표제 관철을 위한 단식 결단 전에 연태고량주를 마신 음주 상태로 긴급 의총에 참석한 적 있다고 상기시키며 "앞뒤 다 잘라먹고 대표님 백브리핑 와중에 제가 뛰쳐나가 소리 지르면서 음주 의총 하신일 있냐고 공격하면 되겠냐"고 공세를 가했다.

권은희 최고위원도 손 대표에게 "(당헌당규를) 내 마음대로 해석하고 내 마음대로 결정해서 (당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손 대표가 임명한 임재훈 사무총장이 세 최고위원에 반격하며 손 대표를 엄호했다.

임 사무총장은 특히 하태경 최고위원을 꼭 집어서 "공식적인 당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끝나면 그 다음의 후속되는 발언은 당대표의 지명을 받아서 하게 돼 있다"며 "하태경 최고위원께서 다음부터 발언할 때는 그렇게 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다"고 비꼬듯 말했다.

최고위 안건 상정 논란에 대해서도 손 대표의 입장을 거들었다.

▲ 22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임시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당권파의 손학규 대표를 향한 파상공세가 이어지자 임재훈 사무총장이 손 대표를 엄호하며 반격에 나섰다.
ⓒ 데일리중앙

임 사무총장은 "당규 제5조 최고위 권한, 의안 규정에 보면 사무총장이 (안건을) 일괄 정리해 당대표가 상정한다고 되어 있다. 당대표가 상정하게 되어 있는데 이것을 거꾸로 다시 얘기하면 상정 안할 수도 있다. 당대표 권한이다. 의무규정이 아니다. 거기에 대해 당헌·당규의 자의적 해석을 중지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공식석상에서 손 대표의 정책과 비전과 상황에 대해서 신랄하게 공격하고 비판
하는 것 좋다. 인정한다. 그렇게 하셔야 한다. 그렇지만 하태경 최고위원께서 말씀 도중에 연세가 좀 들어가시면서 어떻든 이것은 어르신들이 듣기에는 굉장히 불편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가 각박해졌다"며 "정치에도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겨냥한 하태경 최고위원의 발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손 대표는 정치에도 최소한 넘지 말아야 할 금도는 지켰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손 대표가 지명한 문병호 최고위원은 상중이라 참석을 못했고 주승용 최고위원은 나오지 않았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당내 문제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태경 최고위원 등 비당권파는 오는 23일 다시 긴급 최고위원회의 소집을 요구한 상태라 양쪽 간에 또다시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김영민 기자·송정은 기자 kymin@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