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5단체, 교육부폐지·사학법폐지·대교협 해체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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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5단체, 교육부폐지·사학법폐지·대교협 해체 촉구
  • 이성훈 기자·송정은 기자
  • 승인 2019.05.2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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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 문제점 지적, 대대적인 대학개혁 호소... "가장 큰 현안은 사학비리와 비정년트랙 문제"
▲ 교수노조 등 5개 교수단체는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학개혁을 위한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이들은 교육부 폐지와 사학법 폐지 등을 주장했다. (사진=교수노조)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이성훈 기자·송정은 기자] 황폐화된 대학, 벼랑 끝에 선 대학교육을 더 이상 손놓고 있을 수 없다며 교수들이 나섰다.

우리 대학은 지금 유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갈수록 기업화되는 대학, 미래사회에 대비할 대학정책의 부재와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 부실한 학문연구의 토대와 학문후속세대에 대한 대책 미비 등으로 한국의 대학은 심각한 위기와 마주하고 있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국교련),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사교련) 등 5개 교수단체는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학개혁을 위한 대국민 호소와 대정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5개 교수단체는 우리나라 대학과 대학교육의 전면적인 변화를 위해 △교육부 폐지 및 교피아 척결 △사립학교법 폐지와 사립대학법 제정 △대교협 해체 △그리고 대학평의원회 제도와 민주적 총장선출제 도입 등을 주장했다.

교수단체들은 1990년대 교육부의 5.31 교육정책 이래 우리 대학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교육부는 대학개혁을 열망하는 교수단체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기만적인 고등교육정책으로 대학을 황폐화시켜 대학을 개혁하고 교육과 연구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2022년 10만여 명의 대학입학정원 감소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대학 난립을 방치하고 수년 간 대학의 입학정원을 늘려주기까지 하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또한 2011년 강사법이 제정된 뒤 2017년까지 대략 3만5000여 명의 강사들이 강단에서 해고당했다며 강사법이 '대량해고법'이 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교수 5단체는 "오늘날 대학은 견제와 균형을 상실한 비민주적인 대학거버넌스구조, 비리사학에 대한 면죄부 감사와 사학비리 척결 의지 부족, 제대로 된 학문정책의 부재와 학문공동체의 붕괴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면서 "이것이 대학의 위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의 위기로 귀결될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또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교육부가 이제는 적폐의 온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교협과 손잡고 대학을 평가하고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나서려 하니 통탄할 일"이라며 대대적인 대학개혁을 부르짖었다.

교수 5단체는 먼저 이명박 정부 이후 교육부가 진행한 '1주기 구조개혁평가사업'과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에 대해 대학의 중요 가치인 민주성, 공공성, 자율성 그리고 다양성 어느 것 하나도 향상시키지 못한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대학을 황폐화시킨 주범이라고 했다.

특히 지방 국립대학들에 극히 불리한 평가가 이뤄졌다고 지적도 이어졌다. 수도권 대학의 집중을 부채질하고 국공립대학의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대학진단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대학역량진단은 구조조정이 아니라 고등교육의 질과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정책 제언했다.

국교련은 "3주기 대학역량진단은 현 정부가 약속한 바와 같이 국립대학 육성 발전계획과 연결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이러한 건설적인 대학역량진단을 위해서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교수단체들과 진지한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지난 1월 대교협과 TF 팀을 구성해 차기 대학역량진단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사교련은 고양이(대교협)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사교련은 "대학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대학평가를 하려면 교수단체와 학생단체 등 대학 구성원들의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반영해 제대로 된 대학 진단과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수단체들은 우선 대교협과 TF팀을 구성해서 만들어가고 있는 대학진단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교육부에 요구했다.

그런 다음 교수단체를 비롯한 대학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한 정교한 대학진단 기제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사학 비리와 비정년계열 전임교원 문제에 대해서도 짚었다.

교수노조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현장을 다녀보면 대학사회에서 가장 큰 현안이 비정년트랙 문제와 사학 비리"라며 "특히 비정년트랙이 늘어나는데 따른 교육 부실화와 그 분들에 대한 자존감을 짓밟는 행동들이 가장 심각한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18년 한국교육개발원에서 펴낸 우리나라 대학의 비정년계열 전임교원 현황을 보면 4년제 일반대학 전체 전임교원 중 20% 안팎이 연봉 3200여 만원의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이다.

교수노조는 대안으로 저임금의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을 전임교원 확보율에서 배제해 대학들이 실질 임금을 지급하며 정년계열 전임교원과의 차별을 없애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수단체들은 또 사학 비리의 근본 원인을 사학의 족벌재단과 교육부의 유착 관계에서 찾았다.

교수노조는 사학 비리의 근본 원인에 대해 "대학을 설립자의 사유 재산으로 취급해 설립자 또는 그 후손들이 교원들의 교권과 학생들의 학습권을 무시하며 온갖 부정과 불법을 저지름에도 불구하고 사학과 유착돼 이를 옹호내지는 묵인하는 교육부의 태도에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 사립대학 154개(일반대학) 가운데 6개 대학만 총장직선제를 하고 있고 나머지 대부분의 대학들은 사학법에 근거해 이사회에서 총장을 구성원들의 뜻에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선임하고 있다.

이러한 비민주적인 지배구조를 조장하는 데는 사립학교법이 그 뿌리라는 지적이다. 사학법이 그대로 있는 한 대학 내 민주주의는 요원하며 진정한 대학자치도 불가능하며 부정비리는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사립학교법을 빨리 폐기하고 이를 대체할 제대로 된 사립대학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수단체들은 사학에 비리가 그치지 않는 데에는 교육부가 그 중심에 있다며 이른바 '교피아' 척결과 함께 교육부 개혁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조했다.

교수 5단체는 "교육부는 지금까지 사학 비리를 관리 감독한다고 요란한 감사를 했지만 변죽만 울렸지 제대로 한 적이 없다"며 "소위 '교피아'라는 공공연한 말에서 보듯이 오히려 일부 교육부 관료들은 사립대학 재단과 유착해 내부 고발자 정보를 유출하는 등 사학 부정비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사학 비리의 근본적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

5개 교수단체는 "전체 사학들에 대한 비리 제보를 접수하는 부서를 만들고 공익 제보자를 철저히 보호하며 제보에 따른 해당 대학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실시해 불법 비리를 저지른 이사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 대학 운영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법적 장치를 바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각 대학 총장들이 모여 있는 대교협과 전문대교협의 해체를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교수단체들은 교수사회의 자율성 회복을 강조했다. 교수들의 자기 성찰과 자율성 회복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임 교원들의 처절한 반성과 내려놓음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부 교수이긴 하지만 교육과 연구에 안일한 전임교원들이나 갑질교수가 적지 않은 현실에 대해서 철저한 반성을 해야 한다는 것.

교수단체들은 또한 대학 구성원으로서 학생, 조교, 연구자, 강사 등과의 연대 속에서 그들의 교육권, 연구권, 노동권 등을 사수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훈 기자·송정은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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