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오신환, 공개회의서 또 격돌... 서로에게 작심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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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오신환, 공개회의서 또 격돌... 서로에게 작심발언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9.05.27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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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서자는 말 함부로 할 수 있는 말 아니다"... "독단과 독선으로 어찌 당이 정상화될 수 있겠나"
▲ 화합, 자강, 개혁을 강조하고 있는 바른미래당이 연일 계파 간 갈등에 휘말리고 있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공개회의에서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왼쪽부터)가 다시 격돌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당권파와 비당권파(안철수계+유승민계) 간 대립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바른미래당 내분 사태가 다시 정점을 찍었다.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27일 공개회의 석상에서 다시 맞붙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가 시작되자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작심발언을 쏟아내며 날을 세웠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손학규 대표는 최근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혁신위 구성과 관련해 언론에서는 분당이다, 통합이다, 대표 퇴진이다, 갖가지 추측성 보도가 난무하고 있다"면서 "이 자리에서 저는 분명히 말씀 드리지만 퇴진은 없다. 2선 후퇴 없다. 대표의 퇴진을 전제로 한 혁신위 구성, 애초에 없다. 꼼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옆에 앉은 오신환 원내대표에게 한 마디하겠다고 운을 뗀 뒤 "'손 대표가 퇴진을 하지 않는 이상 혁신위는 꼼수에 불과하다'며 '차라리 그럴 바에는 갈라지는 게 낫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크게 유감이 아닐 수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손 대표는 "우리는 화합과 자강을 추구하고 있다. 갈라서자는 말, 함부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정치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오 원내대표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우리는) 대동단합의 큰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민주평화당과의 합당이나 탈당, 분당 후 합류 전혀 없다. 마찬가지로 '자유한국당과 합류한다', '2번 달고 합류한다' 이런 말도 더 이상 나오지 않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은 제3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실정으로 다음 총선은 '문재인 심판'으로 치러질 것이다. 황교안 대표의 자유한국당은 국정운영의 책임을 저버리고 길거리를 헤매고 있다. '좌파독재'를 외치면서 자유한국당이 선거제도 개혁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국회에 들어오지 않겠다고 망언을 하고 있다"고 두 거대 정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러면서 "중간지대가 크게 열리고 있다. 여기를 우리가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혁보수와 합리적 진보세력을 아우르는 중도개혁 세력을 바른미래당이 중심을 잡고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은 중도개혁 세력, 제3지대의 플랫폼이 되어 다당제와 합의제 민주주의의 기틀을 마련해서 반드시 한국정치의 구조를 바꿀 것이다. 한국정치에 유래가 없었던 제3의 길을 바른미래당이 반드시 지켜내서 마침내 꽃을 피우겠다"고 밝혔다.

당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당 혁신위 구성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손 대표는 "혁신위원장은 당의 비전을 실천하고 미래를 열어갈 인사여야 한다. 당의 화합을 이끌 중립적 인사가 돼야 한다. 당 내외에서 이러한 인사를 모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오신환 원내대표가 "저도 당대표께 한 말씀 드리겠다"며 손 대표를 향한 공개 발언을 시작했다.

오 원내대표는 "독단과 독선으로 혼자 당을 운영하면 어찌 정상화가 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손 대표가 혼자 당을 독선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어제 기사에 '갈라선다'는 표현이 나서 많은 언론인 여러분들께서 물어왔다. 제가 분명히 답변을 드렸다. 최고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운영이 안 되면 결과적으로 최고위원들이 최고위원회에 들어올 이유가 없다는 의미에서 제가 그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저는 당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원내대표는 끝으로 "뭉칠 수 있도록 그리고 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당대표께서도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국민의당 출신 이태규김수민 등 6명의 국회의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전에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소모적인 당내 싸움을 당장 멈추고 전권혁신위를 꾸려 대타협과 혁신을 이루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더 이상 소모적 대치를 지속한다면 국민적 불신과 외면만을 자초할 것"이라며 "지도부 각 구성원들의 결단과 대타협을 통해서 절충점을 찾고 당을 혁신하여 정상화시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측근인 이태규 의원은 "당이 계속 사퇴 공방을 벌이는 것보다는 당은 국정현안에 집중하고 당의 혁신 부분은 혁신위에 맡겨서 각자 역할 분담을 통해서 당이 안고 있는 문제를 풀어나가는 투트랙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 절충안을 제시한 것"이라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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