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직원들의 불안을 관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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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직원들의 불안을 관리하라’
  • 뉴스와이어
  • 승인 2009.09.0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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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와이어)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 갈수록 치열해지는 생존 경쟁, 경제 침체로 인한 불황 등은 구성원들을 불안하게 만들기 마련이다. 구성원들의 불안이 지나치면 조직의 경쟁력도 저하될 수 있다. 과도한 불안이 구성원과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그 해법을 찾아본다.

불안이란?

불안이란 앞으로 자신에게 위협적인 상황이 올 것으로 예상할 때, 그리고 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감정이다.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 리처드 라자러스는 불안이 인간의 생존에 가장 밀접한 감정이라고 말한다. 불안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인간에게 알려주는 경보 장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불안은 그 정도가 지나친 경우 직원들의 정신건강에 해를 끼치고 생산성을 떨어뜨려 결국 기업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구성원과 조직 모두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불안은 조직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과도한 불안이 구성원들과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그 대응 방안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구성원들의 과도한 불안, 어떤 문제가 생기나?

과도한 불안은 구성원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결과적으로 조직에까지 해를 끼칠 수 있다. 우선 과도한 불안이 구성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자.

첫째, 터널 시야 현상이 발생한다. 자동차가 터널에 진입하여 운전자의 시야가 터널 내부로 국한되는 것처럼 마음의 시야가 좁아지는 것을 터널 시야(Tunnel Vision) 현상이라고 한다. 즉 과도한 불안 상태에서 사람들은 불안을 일으키는 원인에만 신경이 집중된다. 그래서 정신이 위축되고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어적인 사고에 빠져 생각이 좁아지게 되는 것이다. 터널 시야 현상에 빠진 직장인들은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단편적인 정보에만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또 힘들게 수집한 정보의 가치를 평가하고 대안을 탐색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결과적으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둘째, 집중력과 판단력을 떨어뜨려 업무의 효율성을 저해한다. 예를 들어, 업무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즉 일을 하면서도 이 일이 지금 당장 해야하는 일인지 적절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더 중요해 보이는 다른 일을 시작하려고 서류를 펼쳐보지만, 전에 하던 일이 머리에 맴돌아 지금 하는 일에도 집중하지 못한다. 결국 이 일 저 일 건드리기만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꼴이 되고 만다. 또, 한 가지 일을 하기로 마음을 잡고 시작하더라도 일을 처리하고 있는 방식이 맞는지 확신이 들지 않기도 한다, 혹시 빠뜨린 것은 없을까?라는 생각에 업무 프로세스를 처음부터 다시 되짚어보기도한다. 이는 업무 결과의 정확성과 완성도를 높인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일이지만, 과도한 불안 상태에 있는 구성원들은 이를 지나치게 자주 반복하여 시간을 허비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셋째, 구성원들 간 갈등을 유발한다. 불안 수준이 높아지면 구성원들은 정서적으로 예민해질 가능성이 크다. 평상 시라면 크게 문제 삼지 않았을 수도 있는 상사, 동료, 부하의 사소한 행동조차도 커다란 자극이 된다. 넘치기 직전의 물에 마지막 한 방울이 더해져 결국 넘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예를 들어, 동료가 평상시와 다르게 불안해 보이고 일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동료에게 다가가 “내가 도와줄 일 있을까?”라고 물어보았는데, 동료는 평소와 다르게 쌀쌀맞게 대꾸한다. 심지어 짜증이나 분노 등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관계가 악화되어 자칫 심한 갈등 상황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넷째, 포기나 회피와 같은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불안이 적절하게 해소되지 않고 지속되면, 심신의 에너지가 점차 소진된다. ‘학습된 무력감’에 빠져, 어차피 안 될 거야라는 자포자기 식의 사고를 하게 된다. ‘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이란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의 심리학 교수 마틴 셀리그만이 지적한 현상이다. 이는 외부 위협에 대응하여 자신이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 상황을 극복하려는 모든 자발적인 노력을 포기하고 수동적인 자세로 일관하는 현상을 말한다. 더 심해질 경우 구성원들은 에너지가 소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상황 자체를 회피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이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는 조직 내에 남아 있더라도 정당한 실력으로 승부하기 보다 관계나 정치적인 방법에 의존하려는 등의 행동을 보일 수 있다.

구성원들의 과도한 불안, 조직의 건강까지 해친다

불안이 다른 구성원들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같은 조직에 속한 구성원이 자신이나 조직에 대한 불안을 표현하는 경우, 다른 구성원도 불안을 느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 스쿨의 교수 시갈 바사드에 의하면, 어떤 직원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불안을 토로하거나 회사가 앞으로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하면, 이는 감기처럼 전염되어 집단 전체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중국 전한 시대의 유향이 저술한 책략서인 ‘전국책(戰國策)’에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다. 세 사람이 말하면 없던 호랑이도 생긴다는 말이다. 구성원 한 사람에게서 시작된 불안이 점차 확산되어 조직 내에 만연할 때 조직 전체를 불안에 빠뜨릴 수도 있다.

불안이 조직에 만연하면 기업의 성과 제고와 역량 강화에 악영향을 끼친다. 구성원들은 업무에 집중하지 못할 뿐 아니라 판단력이 저하되어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로 인해 조직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될 수 있다. 또 업무 성과는 물론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저해할 수도 있다. ‘The Anxious Organization’의 저자 제프리 밀러는 “직장인들이 과도한 혹은 만성적인 불안을 느낄 때, 분별력, 창의성, 유연성이 떨어져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쉽다. 이런 현상이 누적되면 조직도 위태로울 수 있다”고 말하며, 과도한 불안이 조직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경고하였다.

과도한 불안,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까지 불안이 구성원과 조직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구성원들이 불안을 과도하게 느끼지 않도록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짚어보자.

● 의사소통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라

조직의 현재 상태, 비전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한 정보를 가능한 숨김 없이 구성원들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 경영 설명회, 조직 책임자들의 조회와 같은 공식적인 경로뿐 아니라 수시로 구성원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의사소통의 빈도를 높여야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소통은 더욱 중요하다. 혁신은 항상 불안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장난감 제조사인 Mattel사의 CEO로 부임한 로버트 에커트는 조직 혁신 조치를 추진하면서 구성원들과의 의사소통에 역점을 두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카페테리아, 엘리베이터, 거리 등 장소나 또 전화, e메일 등 수단을 가리지 않고 구성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노력하였다. 우리가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망가진 녹음기처럼 반복적으로 전달하였던 것이다.

또 P&G의 前 CEO 앨런 래플리는 구성원들에게 전달되는 메시지는 단순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반복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그래서 그는 아이들이 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방식처럼 간단한 메시지 몇 개를 끊임 없이 반복하였다고 한다. 정성을 들여 자세한 메시지를 담은 e메일을 보냈어도, 오랜 시간에 걸쳐 상세하게 설명을 했더라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메시지가 여전히 복잡하거나 충분히 반복되지 않아서 참뜻을 이해하지 못한 구성원들은 불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가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려고 하지 않으면, 구성원들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조직 내 인맥을 활용하여 정보를 수집하려고 한다든지, 상사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의 행동이 대표적인 예이다.

●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알려주어라

리더는 구성원들이 맡은 일의 우선 순위를 부여하고, ‘해야 할 일’, ‘하지 않아도 될 일’, ‘해서는 안 될 일’을 명확히 구분해주어야 한다. 구성원들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의사결정에 따른 불안을 줄일 수 있다. 이것저것 준비하는데 고민하지 않도록 원 페이지(One Page) 보고서로 업무를 보고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특히 불황기에는 이런 노력이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인원 감축으로 일할 사람은 적은 데 일의 양은 줄지 않아서, 해보지 않았던 업무를 맡게 되거나 많은 양의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 자기 자신과 일에 가치를 느끼게 하라

구성원들에게 멘토링, 사내외 연수 등과 같이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조직이 자신의 역량을 길러주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구성원들은 자신이 조직에 가치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구성원들은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더 나아가 조직에 대한 충성심까지 높아질 수 있다. 또 가치있는 일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순 반복 작업 등과 같이 다른 사람에 의해 쉽게 대체될 수 있는 업무를 맡은 구성원들은 자신의 위치에 불안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 불필요한 위기 의식을 조장하지 말라

위기 경영은 구성원들이 긴장감을 늦추지 않게 하여 조직 변화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적절한 긴장감은 무사안일주의를 타파하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그러나 ‘위기’를 자주 강조하다 보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진짜 위기가 왔을때, 구성원들에게 충분한 동기가 부여되지 않아 위기 극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마치 양치기 소년이 늑대가 왔다는 거짓말로 마을사람들을 속이다가 정작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 마을 사람들이 양치기 소년을 믿지 못하여 도움을 주려고 하지 않는 이치와 같다.

● 리더는 중심을 잡아라

모두가 불안을 느끼는 상황에서 리더라고 평정을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리더는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리더가 불안해하면 구성원들이 리더를 믿고 따를 수 없어 조직이 위태로워진다. 특히 구성원들은 리더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리더는 행동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 UC버클리 대학의 심리학자 데셔 켈트너와 동료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최고의 권한을 가진 결정권자가 모호한 행동을 취할 때 구성원들은 이를 무언가 나쁜 일이 일어날 징조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태풍 속에서도 배들의 안전을 위해 항상 빛을 내는 등대처럼, 리더는 불안한 상황에서도 구성원들에게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 되어야 한다

● 구성원들에게 관심을 갖고 배려하라

과도한 불안은 마음을 지치게 한다. 그래서 리더는 구성원들의 기운을 북돋아줄 필요가 있다. 인간에게는 이성만큼이나 감성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CEO인 허브 캘러허 회장은 “구성원에게 근심거리가 생겼을 때는 즉각적으로 도와줘라”라고 말하며 구성원들의 감성 관리를 강조한 바 있다. 구성원들의 입장에 서서, 이들이 느끼는 불안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진심 어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경청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리더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구성원들은 자신이 관심과 배려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을 정서적으로 배려하고 공감해 주는 것이 기업의 수익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오하이오 대학의 경영학 교수 제럴드 그린버그에 의하면, 회사가 자신을 불공정하게 대한다고 생각하거나 불만이나 배신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구성원들은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회사가 임금을 삭감하면서 직원들에게 사무적인 태도로 일관한 사례와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려고 노력한 사례를 비교하였다. 그 결과 경영진이 사무적인 태도로 일관한 경우에 직원들이 회사의 물품을 사유하는 등 생산성을 저해하려는 행동이 더 많이 나타났다고 한다.

구성원들의 불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

구성원들이 느끼는 과도한 불안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불안 수준이 너무 낮아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위기 극복이나 변화에 대한 의지가 사라져 무사안일주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변화 관리의 대가인 미국 하버드 대학의 존 코터 교수도 이 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그는 “조직에 ‘그릇된 위기감’이 만연할 때 이는 조직에 패배감을 안겨주고 결국 조직을 나락으로 향하는 지름길로 이끌지만, ‘진정한 위기감’을 조성하고 관리할 때 조직은 혁신의 원동력을 갖게 된다”고 하였다. 구성원들이 적절한 긴장감을 가진 상태에서 업무에 몰입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때, 구성원과 조직 모두에게 위기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기 위한 호기가 될 수 있다. 불안이 구성원과 조직을 잠식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구성원들의 불안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겠다.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보도자료 출처 : LG경제연구원
보도자료 통신사 뉴스와이어(www.newswire.co.kr)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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