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김일성 주석이 나한테 많이 양보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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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김일성 주석이 나한테 많이 양보했을 것"
  • 주영은 기자
  • 승인 2009.09.11 23: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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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남북정상회담 불발 아쉬움 토로... 정몽준 대표 예방받고 환담

▲ 김영삼 전 대통령이 11일 오전 서울 상도동 자택으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의 신임 인사차 예방을 받고 환담하고 있다. (사진=한나라당)
김영삼 전 대통령(YS)는 11일 15년 전 자신의 대통령 재임시절을 떠올리며 "그때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지 않고 남북정상회담을 했다면 상당히 양보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YS는 이날 상도동 자택으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의 예방을 받고 남북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이 같이 밝혔다.

YS와 김일성 주석은 1994년 7월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회담을 하기로 했으나 김 주석이 그해 7월 8일 회담을 불과 며칠 앞두고 갑자기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김 전 대통령은 "그 때 김일성 주석이 자기가 다급해서 나를 만나자고 한 것이다. 당시 카터 대통령이 북한에 가서 김 주석과 두 차례나 회의를 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남한의 김영삼 대통령이다'라고 해 김 주석이 정상회담에 적극성을 보였던 것"이라며 "그래서 김 주석이 카터 대통령에게 나를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고 한다"고 비화를 소개했다.

그는 "남북 정상이 만나기로 한 날, 2주일을 남기고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다. 그 때 12시께 청와대에서 여성 대표들하고 오찬을 하고 있었는데 그 소식을 들었다"며 "2주일 후에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것이 무산돼 그 때 '아쉽다'라는 말을 했는데 그것이 모든 코멘트를 대신했다. 정말 아쉽게 되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정몽준 대표가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진행이 되었으면 나라가 많이 변하지 않았겠느냐"고 하자, YS는 "그랬다면 많이 변했을 것이다. 또 김일성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굉장히 많이 양보했을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김 전 대통령과 정 대표는 또 최근 임진강 참사와 관련해서도 의견을 나누며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북한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북한이 갑자기 물을 방류하고 플로토늄 외에도 우라늄을 만들었다, 또는 만들겠다고 하는데 우리 국회 내에서 여당과 야당이 북한의 이런 일에 관해서 한 목소리로 국민들에게 설명을 해야 한다. 그러나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YS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 북한 관계는 이야기가 같아야 된다. 이번에 그런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게 아닌가. 내가 재임 시절에도 그런 일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사람들이 죽지는 않았다. 인도적 입장에서 용서할 수 없는 게 아닌가. 다섯 살 먹은 어린 아이가 죽었는데 가족들 심정이 어떻겠는가"라고 정치권의 일치된 목소리를 주문했다.

이날 정 대표의 김 전 대통령 예방에는 박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이병석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위원장, 조윤선 대변인, 정양석 대표비서실장이 함께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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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실 2009-09-12 03:16:47
그때 처음 남북 정상회담햇으면 많이 달라졌을 텐데
여러모로 아쉽다. 김일성 주석이 그때 사망하지 않앗다면
어땠을까 가끔 생각해보면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도 참 운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평생 김대중 전 대통령과 경쟁하면서 남북정상회담만큼은 뒤졋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