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의 공기업선진화는 하위직 대량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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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의 공기업선진화는 하위직 대량 해고?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9.09.24 21:5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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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식 의원, 5대 공기업 현황 분석... "공기업 하위직은 신의 버린 자식"

▲ 국토해양부 5대 공기업 정원 감축 비중(2009~2012). (자료=국토해양부)
ⓒ 데일리중앙
이명박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공기업 선진화' 과정에서 구조조정의 칼날이 주로 하위직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토지주택공사·수자원공사·도로공사·철도공사·한국항공공사 등 국토해양부 산하 5대 공기업의 구조조정(2009~2012) 현황에 따르면, 임원은 총 8명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8급 하위직 감축은 고위직의 909배인 7273명에 이르렀다.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는 사실상 하위직들의 '집단 학살' 형태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다 보니 '공기업 하위직은 신의 버린 자식, 공기업 고위직은 여전히 신의 자식'이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민주당 조정식 의원(경기 시흥을)이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경영효율화 계획 아래 진행되고 있는 공기업 구조조정(2009~2012)에서 국토부 산하기관의 정원 변경 현황 자료를 24일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조 의원은 "MB정부의 공기업 선진화라는 미명하에 행해지는 공기업 구조조정이 결국은 힘없는 하위직들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당초 공기업 선진화가 힘없는 직군의 일자리만 뺐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 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5대 공기업의 정원변경 전과 후를 비교해 살펴보면, 먼저 철도공사의 경우 임원과 1~3급 고위공무원의 정원은 전혀 줄이지 않아 감축률이 0%인 데 비해 6급 하위직 공무원만 5115명 줄였다. 하위직에서만 목표치의 100%에 이르는 살인적인 감축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도로공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임원 및 고위공무원의 정원변경은 0명인데 비해 5~8급 하위공무원의 경우 3223명 가운데 507명을 감축할 것으로 조사됐다. 감축 대상의 100%가 하위직이다.

수자원공사도 임원의 정원변경은 단 한 명도 없고, 고위급에 해당하는 1~3급의 감축 비중은 4.6%에 그쳤다. 그러나 5~8급 하위직의 감축 비중은 64.2%를 차지해 고위직에 견줘 13배나 높게 나타났다.

한국공항공사의 경우도 임원, 고위공무원의 정원 감축 비중은 8.9%에 불과한데 반해 6급 하위직 공무원 비중은 76.4%로 나타나 하위직이 주로 구조조정의 희생이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토지주택공사는 임원, 고위직 감축 비중이 16.9%, 하위직 감축 비중이 63%로 나타나 다른 공사에 견줘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편으로 평가됐다.

구조조정 칼날은 일반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받고 있는 업무협력직, 보조직, 기능직 등의 힘없는 직군에 더 가혹한 것으로 나타나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것으로 우려된다.

토지주택공사의 경우 일반직 외의 업무협력직, 전문직, 별정직의 감축은 정원 조정 전과 비교해 67.6%의 감축이 있을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특히 사무보조나 무기계약직인 업무협력직은 83.6%가 일터에서 쫓겨날 처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 의원은 "MB정부의 공기업 기관장 줄 세우기로 기관장들이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며 "하위직급 대량해고가 MB정부가 말하는 공기업 선진화냐"고 비꼬아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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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구 2009-09-26 04:24:22
앞으로 3년 6개월은 저런걸 참아야 된다니까.
안그럼 대통령을 바꾸든가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참는 수 밖에 없는거여
선진화가 아니라 후진화라니까.
어째 하는 일이 다 저모양 저꼴일꼬?

공익근무 2009-09-25 01:14:46
공기업 임원들은 그야말로 철밥통이군.
쟤들은 정권 바뀌면 날아가지 않는가,
이번에 공기업 수장들은 거의 다 바뀐 것 같은데
아무래도 고위직은 임기가 보장이 안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하위직은 어딜 가나 봉이로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