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예산 깎으면 생활정치 실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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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예산 깎으면 생활정치 실현할 수 있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9.11.09 04:5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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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전략기획단장... '보호자없는 병원' 사회적 대화 제안

"간병 문제가 최대 민생과제가 되고 있다. 진료비보다 간병비가 더 많이 나오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기형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오늘날 현실이다. 간병인 10만명이 넘는 이때 정부는 이 문제를 시장에만 내맡겨 놓고 있다. 국민 혈세를 땅과 토목에 투자하지 말고 사람과 복지에 투자하라."
"간병 문제가 최대 민생과제가 되고 있다. 진료비보다 간병비가 더 많이 나오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기형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오늘날 현실이다. 간병인 10만명이 넘는 이때 정부는 이 문제를 시장에만 내맡겨 놓고 있다. 국민 혈세를 땅과 토목에 투자하지 말고 사람과 복지에 투자하라."

나라 경제가 어렵고 극심한 취업 가뭄이 이어지면서 사회적 일자리 만들기가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가 사업 추진을 위해 대사회적 대화를 제안하고 있는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보건의료산업은 어느 산업보다 고용유발계수가 높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의 경우 일자리 창출 효과뿐만 아니라 보호자 개별 간병 부담 감소, 의료서비스 질 증대 등 1석3조의 일자리 해법으로 기대된다. '일자리 창출의 블루오션'인 셈이다.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 '일자리 창출의 블루오션'

'보호자없는 병원'이란 간호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입원 환자에 대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환자 가족이 별도로 병실에 상주하면서 환자 간병과 돌봄을 할 필요가 없는 병원을 일컫는다. 보호자가 없어도 병원에서 간호와 간병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병원시스템을 지칭하는 것이다.

노동계는 이명박 정부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4대강사업의 예산을 깎아 ▲환자 만족 ▲노동자 만족 ▲개인간병 부담 해결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사회복지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가 기대되는 '보호자없는 병원' 전면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0년 3월부터 향후 3년 간 보호자없는 병원 시범사업을 실시하자며 정부와 정치권, 시민사회에 사회적 대화를 시작할 것을 제안해 놓고 있다. 사회적 대화기구로는 보건복지가족부 안에 이른바 '보호자없는 병원' 실현을 위한 테스크포스(T/F)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전략기획단장은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은 작은 이해 관계를 넘어 전 국민이 원하는 민생 의제"라며 "여야, 보수-진보 구분 없이 모든 당사자가 힘을 합해 제대로 한번 해보자"고 강조했다.

"모든 정파 뛰어넘어야"... 보건복지가족부에 T/F 구성 제안

노조는 특히 최근 54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룩한 일본에서 정치의 핵심 키워드가 '생활정치'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한국에서 생활정치의 출발은 '보호자없는 병원' 전면 시행으로부터라는 깃발을 들고 이 사업을 2010년 제도권으로 진입시키는 데 협상력을 총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이 합의되면 간병인 자격 및 인력 충원 문제, 재원확보 대책, 추진 경로 등 두세 가지 쟁점이 예상된다. 노조는 사회적 대화를 하면 모든 쟁점을 풀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주호 단장은 지난 6일 국회에서 <데일리중앙>과 인터뷰에서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적한 4대강사업 예산 삭감 규모 4조원의 1/10만 투입하면 국민 피부에 와닿는 생활정치를 실현할 수 있다"며 "정치권은 말로만 민생, 민생하지 말고 진짜 민생과제인 보호자없는 병원을 해결하는 게 생활정치를 가장 잘 실천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집안에 큰 입원 환자가 생기면 보호자가 입원실에 상주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기형적인 병원문화의 특성상 간병 문제를 더 이상 개인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며 "2007년 시범사업 이후 사실상 중단된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을 2010년부터 전면화해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다음은 이 단장과의 인터뷰 전문.

이주호 단장 "간병인, 더 이상 개인이 책임질 문제 아니다"

- 구체적인 시범사업 안을 소개해달라.
- 보호자없는 병원을 설명해달라.
"보호자없는 병원이란 말 그대로 보호자가 필요 없는 병원을 말하는 것으로 보호자 간병이 필요 없는 병원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추진되고 있다. 국민들은 비싼 진료비 다음으로 간병 문제를 가장 큰 부담으로 여긴다. 보호자없는 병원은 이로부터 출발한다."

- 그것이 보호자없는 병원이 필요한 당위성인가.
"그렇다. 우리나라는 보호자가 없으면 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없다. 장기 입원환자의 경우 보호자가 휴직을 하거나 아예 직장을 관두기도 한다. 이 같은 현상은 간호인력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로 가정에서 엄마이고 아내이고 딸인 여자들이 간병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아 이로 인해 자녀 교육 문제와 가정 생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추가로 발생하는 게 현실이다. '부모님 장기 투병과 입원에 효자, 효녀 없다'는 말도 있지 않나. 이처럼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환자 간병을 이제는 국가가 책임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간병인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

- 외국의 경우는 어떤가.
"외국은 우리와 다르다. 집안에 입원 환자가 있을 경우 보호자가 입원실에 상주할 수밖에 없는 것은 한국만의 기형적인 병원문화다. 호주와 유렵 국가들은 간호사 1인당 4명 이하의 환자를 돌본다. 미국도 6명 이하다. 한국은 10~40명까지 돌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나 의료 선진국의 경우 가족이 직접 환자를 간병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 결국 간호인력(간병인)의 확충이 필요하다는 말인데, 재원 확보가 관건인가.
"2008년 6월 현재 보건의료산업 분야 취업자 수는 62만3000명이다. 이 가운데 간병인이 대략 10만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OECD 기준에 맞추려면 56만명 정도의 의료 인력이 더 충원돼야 한다. 병원 인력이 추가로 충원돼야 한다는 사회적 설득력과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재원 확보 방안은 사회적 논의를 통해 결정하면 된다. 국가 예산으로 재원을 확보하는 것과 건강보험 재원으로 마련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는데, 이 경우 환자 부담률을 얼마로 할 것인지 연구해야 한다. 간병 수가를 별도로 두기보다는 입원료에 함께 산정하는 방식 등도 검토 대상이다. 재정 부담 방식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고, 내년부터 예산에 반영돼야 한다."

- 보건의료노조는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재원 마련을 제도화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아는데...
"사회적 논의기구가 꾸려지면 유력한 대안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재원 확보 대책이 본격 논의돼야 한다."

2010년부터 전국 84개 병원에서 시범사업... 2350억원 예산 소요 예정

-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의 추진 일정은.
"2007년 1단계 시범사업에 한양대 등 4개 병원이 참여해 반응이 좋은 몇 곳은 자체적으로 보호자없는 병원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

2010년에 2단계 시범사업과 보호자없는 병원 실현을 위한 관련 단체 연석회의 구성하고, 2011년 전면 시행을 위한 사업 계획 최종 확정, 2012년 전면 시행을 위한 사전 준비 완료, 2013년 전면 시행 1단계- 2014년 전면 시행 확대- 2015년 모든 병원에서 전면 시행 등의 일정표를 짜고 있다."

- 구체적인 시범사업 안을 소개해달라.
"준비하고 있는 4가지 안 가운데 1안을 보면, 2010년 전국 84개 병원 1820개 병실(공공병원 64개 1458 병실, 민간병원 20개 362 병실)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해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간호사 6223명, 지원인력 1292명, 간병인 1만4556명 등 2만2071명의 인력을 충원하고, 여기에 드는 예산 2353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병실은 환자의 특성과 중증을 고려해 공동간병, 개인간병 등 다양한 방식의 운영이 필요하다."

3년간 70만명 혜택 기대... 서민경제에 크게 기여

보건의료노조는 시범사업의 기대 효과로 ▲3년 간 70만명 이상의 환자가 혜택을 받아 전면 실시 위한 여론 조성에 유리(환자 가족까지 고려하면 200만명 이상 혜택)하고 ▲환자의 월 간병료 부담이 1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줄어 서민생계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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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규 2009-11-09 20:54:32
보호자 없는 병원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나
저렇게야 되면야 좋겟지만
실현이 가능하나 이말이지. 꿈이고 몽상이다.
ㅎㅎ 예산이 있는들 가능하지도 않다.

참말로 2009-11-09 06:42:47
보호자없는 병원이 실현되면 돈없고 백없고 힘없는 사람한테는 천국이나 마찬가지일텐데.
과연 부자정부 재벌정부 투기정부인 이명박 정부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유리한 그런 정책을 펼지는 진짜 의문이다. 차라리 하늘이 두쪽 나기를 기다리는게 낫지 않을까.

임주리 2009-11-09 05:41:09
아무리 좋은 정책도 예산이 뒷받침돼야 실현이 되는데
정부는 토목공사와 삽질에만 예산을 쏟아부을 생각을 하지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에는 관심조차 없는 것 같다.
죽고 사는 건 니가 알아서 하고
정부는 삽질만 할란다 이거라니까. 이게 무슨 놈의 정부고?
국민의 생명을 개 뼈다귀보다 못하게 여기는 정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