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아파트 5년 만에 내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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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재건축아파트 5년 만에 내림세
  • 이성훈 기자
  • 승인 2007.12.06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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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분양가상한제 여파... 2003년 이래 첫 마이너스 변동률

▲ 서울 강남권 4개구(강남, 강동, 서초, 송파) 재건축아파트값 연간 변동률 비교(%). (자료=스피드뱅크)
[데일리중앙 이성훈 기자] 서울·수도권 재건축아파트 시장이 3년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특히 강남권은 두드러진 매수약세로 거래가 뚝 끊겨 2003년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대출규제 강화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6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 재건축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의 경우 서울 -1.32%, 경기 -1.99%를 나타냈다. 급등세를 보였던 지난해(서울 20.48%, 경기 25.89%)와 비교해 크게 떨어진 것은 물론 서울과 경기가 동시에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강남권 4개구(강남, 강동, 서초, 송파)가 모두 내림세를 나타낸 것이 눈에 띈다. 이들 지역의 동시 하락은 5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06년 말 11·15대책 이후 급등세가 한풀 꺾이기 시작한 재건축아파트 시장은 연초 1·11대책이 더해지면서 침체에 가속도가 붙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된데다 분양원가 공개 및 채권입찰제 적용 방침으로 재건축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3월 들어 건교부가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함에 따라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6억원 이상 아파트가 많이 포진한 강남권은 두드러진 내림세를 보였다. 4월 주택법 개정안 국회 통과로 내림폭은 더욱 커졌다. 분양가상한제와 분양가 내역 공시 등이 개정안의 핵심인 만큼 조합원들의 추가부담이 커져 사업성 악화가 불가피해진 때문.

줄곧 내림세를 타던 재건축시장이 추석을 전후해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 및 강남구 용적률 상향 움직임 추진으로 잠시 회생 분위기가 감돌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용적률 상향 반대입장이 워낙 강경해 거래시장은 다시 싸늘한 분위기로 돌아섰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현재 저가 매물을 제외하고는 좀처럼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서울 강북권은 거래가 꾸준히 이어져 용산, 마포 등지를 중심으로 오름세를 기록해 강남권과는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 국지적 개발호재, 저평가 인식 등이 강북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된 때문이다.

▲ 서울 및 수도권 재건축아파트 매매가 월간 변동률 추이(%). (자료=스피드뱅크)
서울에서는 송파구가 -9.62%로 내림폭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 ▲강동구(-7.31%) ▲강서구(-5.10%) ▲관악구(-3.06%) ▲금천구(-2.06%) ▲강남구(-1.78%) ▲서초구(-1.78%) 등의 순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재건축아파트값 내림세를 주도했던 송파구는 금리인상 여파와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 무산으로 아파트값 하향 조정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특히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상업용지로의 변경추진을 포기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119㎡(36평형)가 2억5000만원 떨어진 13억5000만~14억원 선에 시세를 형성, 올 한 해 가장 큰 내림폭을 나타냈다.

경기지역에서는 과천시가 -11.69%로 가장 낮은 변동률을 나타냈다. ▲성남시(-4.20%) ▲안양시(-1.72%) ▲부천시(-1.56%) ▲고양시(-0.36%) ▲군포시(-0.31%)가 그 뒤를 이었다.

과천시는 평형배정무효 판결 여파로 지역 전반에 걸쳐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문동 주공2단지 52㎡(16평형)의 경우 6억8000만~7억3000만원 선으로 1년 만에 1억6000만원 떨어졌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현재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침체돼 있고 재건축을 옥죄고 있는 규제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다 대부분 강남권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이러한 약세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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