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텔레비전 토론... 정동영-이명박 정면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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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텔레비전 토론... 정동영-이명박 정면격돌
  •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 승인 2007.12.06 2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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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후보와 토론 창피스럽다" - "북조선 검찰이 조사해야 믿겠나"

▲ 토론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는 이인제 민주당 후보,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이회창 무소속 후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왼쪽부터)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6일 밤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17대 대톨령 후보자 1차 합동 텔레비전 토론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한 이 토론회에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한나라당 이명박, 민주노동당 권영길, 민주당 이인제, 창조한국당 문국현,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참석했다.

정치·통일·외교·안보가 주제였지만 토론 내내 이명박 후보를 나머지 후보들이 집중 공격하는 형국으로 흘렀다. 특히 정동영 후보와 이명박 후보의 날선 공방은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여기에 이회창 후보도 사사건건 이명박 후보를 물고 늘어지며 신경전을 벌였다.

먼저 정동영 후보가 "솔직히 이 자리에서 탈세 위장 각종 거짓말 후보와 델레비전 토론을 한다는 것이 창피스럽다. 미국 같으면 BBK말고도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가지고도 이명박 후보는 텔레비전 토론 자리에 앉을 수가 없다"며 이명박 후보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정 후보는 이어 "어제 검찰이 이명박 후보를 세탁해 주려고 그랬는지 모르지만 진실이 생매장되고 사법정의가 실종됐다. 국민적 저항이 뒤따를 것"이라며 이 후보와 검찰을 싸잡아 공격했다. 권영길 후보도 "어제 대한민국 검찰이 이명박 후보의 대변인, 경호원으로 전락한 것 맞다"고 정 후보를 거들었다.

정 후보는 그러면서 "가짜가 진짜처럼 판치고 있는 이번 대선에서 거짓과 진실을 가려줄 힘은 오로지 국민 여러분밖에 없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이명박 후보는 "이제 정권교체할 날이 13일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 부족한 저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여유를 부리며 날아오는 화살을 피했다.

▲ 토론에 앞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어색한 표정으로 서로 다른 곳을 쳐다보며 기념촬영을 기다리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이 후보는 그러나 정 후보의 공세가 점점 거세지자 "정책을 토론하는 자리에 정동영 후보는 전쟁하러 나온 것 같다. 정 후보는 평화주의자가 아닌 것 같다"며 "검찰을 믿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러면 범죄자의 말은 믿고 대한민국 검찰은 믿지 않는다는 것이냐"고 반격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어 "누가 검찰을 임명했나. 정동영 정권 노무현 정권이 하지 않았느냐"며 "(자신이 임명한) 그들을 믿지 못하면 북조선 검찰이 조사하면 믿겠느냐"고 총공세를 펼쳤다.

그러자 정 후보는 "범죄자의 얘기를 믿느냐고 하는데, 이 후보는 범죄자와 동업하지 않았나. 동업할 때 나라의 미래를 위해 했느냐,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한 것 아니냐. 범죄자인 줄 알고 동업했나, 나중에 범죄자인 줄 알았나. 이것은 매우 중요하니 반드시 대답해야 한다"고 맹렬히 몰아붙였다.

이회창 후보도 대북정책과 관련해 "여기 가서는 이렇게 얘기하고, 저기 가서는 저렇게 얘기하는 사람은 정통 보수가 아니다"라며 "이것은 보수도 진보도 아닌 것이, 그야말로 무늬만 보수인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이명박 후보를 조준사격했다.

그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원칙과 효율적인 협상방안이 필요하다. 인도적 지원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북정책에는 상호주의가 가장 중요하다"며 "가만히 있는데 자꾸 와서 돈 주고 지원하면 어느 바보가 핵을 폐기하겠느냐. 돈만 주면 해결된다는 말은 정신 나간 소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후보는 "자꾸 일관성이 없다고 하는데, 이회창 후보는 아마 출마의 구실로 삼기 위해 일부러 그랬는지는 몰라도 나의 대북정책을 잘 검토하지 않은 것 같다. 잘 살펴보면 내 대북정책은 일관된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세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도 날카로운 설전을 주고받으며 대립각을 세웠다.

정동영 후보는 "변화에 대한 열망을 가져야 하지만 과거로 가는 변화는 나라를 망친다. 부패와 거짓말, 정경유착, 남북대결시대로 돌아가는 것은 역사의 후퇴이고 퇴행"이라며 이명박 후보를 마지막까지 타격했다.

이회창 후보 역시 "정권교체가 단순히 정당이 바뀌고 사람 얼굴 바뀌는 것이라면 의미 없다. 이지러지고 자존심 잃은 이 시대를 바꿔 새 시대 가져오는 게 진정한 정권교체"라면서 "그러기 위해선 정직과 신뢰로 국민의 마음을 모아야 한다. 거짓말쟁이 지도자는 국민의 힘을 모을 수 없다"고 이명박 후보를 겨냥했다.

이명박 후보는 "참 혼란스러운 세상인 것 같다. 진짜가 가짜 같고 가짜가 진짜 같다. 경험도 책임감 없고 말만 무성한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에는 말로만 되는 것이 없다. 과거에 얽매여서 남을 음해하고 비판하고 그래선 안 된다"고 맞받았다.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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