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없는 병원이야말로 친서민 정책
정부는 삽질 그만하고 생활정치 펼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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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없는 병원이야말로 친서민 정책
정부는 삽질 그만하고 생활정치 펼쳐야"
  • 석희열 기자·진용석 기자
  • 승인 2009.11.27 01:4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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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곽정숙 의원... 보호자없는 병원 내년부터 시범사업 강조

▲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최근 <데일리중앙>과 인터뷰에서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이야말로 가장 피부에 와 닿는 친서민 정책이라며 "정부는 4대강 삽질 그만하고 생활 밀착형 서민정책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 데일리중앙 진용석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병원에서 환자의 간호와 간병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이른바 '보호자없는 병원' 시범사업을 내년부터 전국 16개 병원에서 실시해야 한다고 강력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정부의 새해 예산안에 90억원의 예산이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곽 의원은 최근 국회에서 <데일리중앙>과 가진 인터뷰에서 "보호자없는 병원은 무엇보다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경제적으로 큰 힘이 되는 사업"이라며 "빈곤층, 서민들에게는 가장 시급한 생활 밀착형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간병 문제를 환자 개인에게 부담하는 우리나라의 의료체계로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감당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고 있다"며 "경제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절실한 간병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정치권에 제안했다.

그러면서 "당장 내년부터 9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전국 16개 병원에서 보호자없는 병원 시범사업을 실시해보자"고 주장했다. 민노당은 이를 당론으로 채택해 1000여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민노당은 보호자없는 병원 시범사업 예산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허울뿐인 해외환자 유치 사업을 위해 편성한 108억원 중에서 90억원을 서민예산으로 끌어오면 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곽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7개 병원이 유치한 해외환자 1만6356명 가운데 2998명(18.3%)이 주한 미군 등 국내 거주 외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의료법은 국내 거주 외국인은 해외환자 유치 대상에 포함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복지부는 시행규칙을 고쳐서 해외환자 유치 사업을 벌이면서 헛돈을 쓰고 있는 것이다.

곽 의원은 "이러한 잘못된 사업에 편성된 예산을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으로 끌어와야 한다"면서 "해외환자 유치 사업 삭감하고, 그 예산으로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해외환자 유치 사업 예산을 9억8000만원으로 편성했으나 내년도 예산안에는 2009년 본예산 대비 1000% 이상 늘어난 108억원을 책정했다. 또 기획재정부는 복지부가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 예산으로 편성한 34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정부가 주한 미군을 위해서는 예산을 10배 이상 늘리면서 자국의 의료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예산은 있는 것마저 '0원'으로 깎아버린 것이다.

곽 의원은 정부가 이렇게 반서민 정책을 쓰는 데는 여당인 한나라당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민 입장, 국민의 입장에서 집권 여당이 적극 나서야 국민이 박수를 치지 않겠냐"며 "한나라당은 입을 꾹 닫은 채 거수기 역할만 하지 말고 정부에 대해 국민의 입장에서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압박했다.

지난 23일 국회 곽 의원실에서 진행된 <데일리중앙>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이 왜 필요한가.
- 보건의료노조 등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 실시를 위해 사회적 대화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한 생각은.
"경남 양산에 84세 어머니를 모시는 분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머니께서 치매가 있고, 최근에 허리까지 다쳐서 간병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분이다. 그분 말로는 하루에 간병비가 6만원, 한 달이면 순수 간병비만 180만원이나 들어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행히도 '보호자없는 병원' 때문에 간병비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보호자없는 병원이 하루 6만원이던 간병비를서 2만5000원 크게 줄여 살림에 크게 보탬이 된 것이다.

이처럼 보호자없는 병원은 무엇보다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경제적으로 큰 힘이 되는 사업이다. 빈곤층, 서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에 대해 적극 지지 입장인가.
"그렇다."

- 당론으로 추진할 생각은.
"당의 입장도 저와 마찬가지다. 당론으로 강력하게 추진할 생각이다. 노동·시민사회단체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힘을 보태겠다."

-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이 왜 필요한가.
"먼저 어려운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대로 보호자없는 병원의 필요성은 취약계층, 서민들의 간병비를 줄여줌으로써 경제적으로 큰 보탬이 된다는 점이다. 정부가 이러저러한 친서민 정책과 사업들을 벌이고 있지만, 피부에 와 닿는 사업은 많지 않아 보인다.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이야말로, 서민들의 피부에 직접 와 닿는 '친서민' 정책이다. 서민들 입장에서는 큰 돈 들어가는 병원비가 가장 걱정인데, 이런 비용을 줄여주는 것이야말로 진짜 서민을 위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보호자없는 병원은 간병 때문에 발생하는 고용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요즘 같은 경제위기 시대에 직장 다니는 사람이 간병 때문에 한두 달 직장을 쉬겠다고 하면, 아마 당장 그만두라고 할 것이다. 보호자없는 병원은 직장 때문에 간병이 힘든 환자 가족들에게 안심하고 직장에 다닐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제도다.

이뿐만 아니라 보호자없는 병원은 높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 이미 알려진 대로 10억원을 투자했을 때 일자리가 생기는 숫자를 나타내는 '취업유발계수'는 보건의료와 같은 서비스업이 제조업이나 건설업보다 훨씬 높다. 2005년 산업연관표를 보면, 교육·보건업의 취업유발계수는 20.2인데 비해 건설업의 취업유발계수는 16.6에 불과하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건설·토목이 아닌, 보호자없는 병원과 같은 보건의료서비스업에 투자가 필요하다."

- 보호자없는 병원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입장은.
- 정부의 반대가 심각한 데 예산 확보 방안이 있다면 말해달라.
"보건복지가족부가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을 위해 2010년에 34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가, 기획재정부에 의해 전액 삭감됐다. 일단 삭감된 34억원의 예산을 복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획재정부나 복지부는 계속해서 예산상의 한계, 그러니까 돈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는데, 해외환자 유치 사업으로 내년에 책정된 예산만 108억원에 이른다. 해외환자 치료를 위해서는 108억이나 되는 예산을 책정해 놓고서, 우리나라 환자 치료를 위해서는 있던 예산도 깎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본다.

특히 정부의 해외환자 유치 사업은 현행 의료법의 취지와는 전혀 맞지 않게 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행 의료법은 국내 거주 외국인은 해외환자 유치 대상에 포함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부는 시행규칙을 마음대로 정해서 해외환자가 아닌 국내 거주 외국인들에 대해서도 해외환자 유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잘못된 사업에 편성된 예산을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으로 끌어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외환자 유치 사업 삭감하고, 그 예산으로 보호자없는 병원 사업을 해야 한다."

- 보건복지가족위 소속인데, 국회 상임위 활동을 통해서 동료 의원들을 설득할 생각인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상임위 등을 통한 예산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필요하다면 국회 내부에서만이 아니라 외부에서도 예산 확보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을 갖고 있다."

- 한나라당이 이 사업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예산 반영에는 소극적이다. 한나나랑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나라당은 더 이상 정부의 거수기로 입을 닫고 있어서는 안 된다. 정말 국민을 생각하는 정당이라면 서민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정부에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박수치지 않겠나. 다시 한 번 한나라당에 강력하게 요청한다. 정부의 거수기 역할 그만하고 국민을 위해, 서민을 위해 목소리를 내달라."

- 보호자없는 병원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입장은.
"노동자 서민을 위한 정당인 민주노동당은 보호자없는 병원 예산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현재 정부는 4대강사업을 하면 모든 것이 좋아질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것은 명백한 오판이다. 정부는 4대강사업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말하지만, 그것은 서민생활과는 전혀 상관없는 허황된 미래에 불과하다.

지금은 서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호자없는 병원은 가장 먼저 추진돼야 할 사업이다."

석희열 기자·진용석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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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369 2009-11-27 16:46:26
보호자없는 병원 그거 참 좋네.
그런데 실현이 잘 되나 이게 문제로다.
이명박 정부 하는거 보면 거의 가능성 없어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삽집하고 불도저 몰고
토목공사나 노가다 하는거 말고는
관심도 없는 모양인데
자기가 옛날에 십장인가 뭔가 하면서
떼돈 벌었다고 하더만 그 집착을 못버리고 있나봐. 모처럼 곽정숙 의원이 목소리를 냈는데 정부가
저 모양이니 참 안타깝다.

민상숙 2009-11-27 09:25:16
알고보면 보호자없는 병원이 그렇게 많은 돈이 들어가는 사업이 아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사업은 개인이나 환자가 해결할 일이 아니고 정부가 해야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소위 삽집하는 4대강 사업에만 정신이 팔려서 이런 서민 복지에는 관심조차 없고 눈에 뵈는게 없는 모양이다. 정말 한심하다.

이십오시 2009-11-27 02:24:22
자주 등장하네.
이명박 정부는 대한민국 정부가 아니라 미군 정부이구만.
반엠미 정서가 확산되는게 왜 그런가 했더니 이제사 알겠네.
정말 큰일날 정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