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장, 검찰 소환 앞두고 목매 자살... 민주당, 강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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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장, 검찰 소환 앞두고 목매 자살... 민주당, 강한 우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9.11.27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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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오근섭 양산시장.
ⓒ 데일리중앙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온 오근섭(62) 양산시장이 2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검찰의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소위 '불러 조지는' 검찰 수사에 대한 압박감을 이기지못하고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가혹 수사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검찰의 전방위 수사를 받다 지난해 5월 23일 고향인 봉하마을 뒷산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따르면, 27일 오전 7시 10분께 양산시 상북면 오 시장의 자택이 있는 농장 별채 부엌에서 오 시장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농장관리인이 발견해 경찰과 119에 신고했다.

오 시장은 그러나 119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으며, 경찰은 새벽 5시에서 6시 사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시신은 양산 부산대병원으로 옮겨져 안치됐다.

오 시장은 사망하기 전 현장에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으나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오 시장은 전
날 정상적으로 출근해 근무했다.

울산지검은 오 시장에 대해 금품수수 등 비리혐의를 포착해 그동안 조사를 해왔다. 검찰은 오 시장이 직원 승진 인사와 관련해 금품을 받았고, 상북면 석계리 공업용지 조성 및 분양 과정에서도 측근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를 포착해 소환 조사를 벌일 예정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노영민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검찰이 지자체장들의 비리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수사하고 대응해야 함은 당연한 일"라며 "그러나 수사 과정에 피의자가 자살하는 데 대해 검찰은 가혹하거나 무리한 점은 없는지 스스로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변인은 "또 피의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의 원칙에 어긋남이 없는지 검찰은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검찰은 무리한 실적주의와 피의자 인권을 고려하지 않은 수사관행을 개선해 이런 불행한 죽음이 더 없도록 막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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