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정치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16일 진보진영의 전면적인 선거연합을 제안했다.

또 이러한 진보대연합의 성과를 기반으로 해서 진보정치세력의 완전한 통합을 이루는 진보정당 건설을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제안하고 "2010년 지방선거를 단순히 과거식 '민주 대 반민주'의 대결이 아니라, '진보 대 보수'의 결전으로 이끌고, 이를 통해 진보정치의 일대 도약을 이루는 데 동의하는 제 정당과 시민사회진영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을 진보진영의 범위로 규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당이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야지 필요에 따라 꺼냈다가 감췄다가 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는 2010 진보대연합에 대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맞서 진보개혁과 복지동맹을 위한 공동정치강령과 풀뿌리 민생복지를 중심으로 하는 제 진보정치세력과 시민사회진영의 연대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에 반대하는 세력은 모두 모이라는 식의 '묻지마 반MB연대'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진보적 선거 연합"이라며 "과거에 대한 반성적 평가와 혁신, 그리고 진보적인 가치의 공유가 MB정권을 공동으로 심판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표는 특히 "민주당이 집권했던 지난 10년 동안 공조했던 부분들이 사실 더 많으나, 진보정당이 그 당시 주장했던 핵심 사안에 있어서는 늘 충돌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구체적인 정책 충돌지점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정규직법 문제, 이라크 파병 문제 등을 대표적으로 들었다.

'민주당과의 선거 연합은 없다과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향후 필요에 따라, 예컨대 국민적 요구가 강하고 대의명분이 있을 경우 특례로 검토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원칙적으로 함께할 수 없지만 국민적 요구가 있을 경우 검토하겠다는 말이다.

내년 1월 창당하는 국민참여당과 선거연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문제가 있으니 민주당을 고쳐서 쓰자는 건지, 새로운 진보정당의 길을 걷겠다는 것인지가 자기 정체성이 불투명하다.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나오면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며 즉답을 피해 우회했다.

국민참여당 양순필 대변인은 이에 대해 "단순히 선거 승리를 위한 연대라면 큰 의미가 없다"고 평가절하한 뒤 "진보대연합을 애기하기 전에 민주노동당과 왜 헤어졌는지부터 충분히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진보신당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짝퉁 진보, 무늬만 진보는 가라!"

노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꺾을 수 있는 필승 전략도 제시했다. 진정한 진보개혁의 비전을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설득하자고 했다.

그는 "짝퉁 진보, 무늬만 진보가 아닌 진정한 진보의 비전을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설득해야 한다"며 "그럴 때만이,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자 하지만 10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 국민들이 새로운 정치의 주변으로 모여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보신당은 이에 따라 '2010 진보대연합' 실현을 위해 이러한 구상에 동의하는 '제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 대표자 회의'를 제안했다.

아울러 최근 불거진 진보정당 간 통합 논란에 대해 내년 지방선거 이후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 해답이라고 간단 명료하게 입장을 정리했다. 진보신당이 그동안 추구했던 '진보의 재구성' 연장선에서의 접근이다.

노 대표는 "진보신당은 지방선거 전 통합이나 과거로 회귀하는 형식적, 기계적 통합에 반대한다"며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은 2010년 진보대연합의 성과를 기반으로 지방선거 이후 새롭게 추진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