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여야 영수회담 제안... 한나라당은 '딴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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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여야 영수회담 제안... 한나라당은 '딴죽'?
  • 주영은 기자
  • 승인 2009.12.17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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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지도부 분위기 '싸~'... 장광근 "정치권의 현안을 대통령에 떠넘겨선 안돼"

▲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16일 제안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담에 대해 한나라당 원내 지도부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회담 성사 여부가 상당히 불투명해졌다.
ⓒ 데일리중앙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4대강 및 예산안 문제 등 정국 현안을 풀기 위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참석하는 여야 영수회담을 16일 제안한데 대해 한나라당 내부 분위기가 싸하다.

17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분위기는 노골적으로 감지됐다. 4대강 예산 등 여야 정치권이 풀지 못하는 현안을 떠넘겨 해법을 요구하며 대통령에게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몽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회담이 회담을 위한 회담이 되지 않을까, 또 회담이 제대로 성사는 될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며 "그런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여야 모두 이번 회담을 진심을 다해 충분히 대화하고 상대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하겠다"고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그러면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 대해 "야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5년 단임제의 대통령으로서 개인이나 여당인 한나라당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역사의 평가를 의식해서 추진하는 국가적 사업에 대해 최소한의 협조와 배려를 해주기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모든 국책사업이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한다면 정치권의 공멸은 물론이고 대통령제라는 국가시스템의 실패라는 큰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지 않겠냐"며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옛말이 있듯이 대립이 아니라 대화가 정치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상수 원내대표는 평소 하던 모두발언도 자제하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장광근 사무총장은 "정몽준 대표의 여야 영수회담 제안을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여야 정치권이 풀지 못하는 정국현안의 공을 대통령에게 넘겨서 최종 해법을 요구하는 이러한 회담의 내용이 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정 대표를 압박했다. 

장 총장은 특히 연말 정국의 내관인 예산문제나 4대강 사업에 대해서 대통령의 해법 제시를 요구하는 것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무총장이 여야 영수회담 의제에 대해 이것은 되고 저것은 안 된다고 개입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결론적으로 생산적인 회담이 될 수 있도록 의제와 시기에 대한 여야 간에 심도 있는 이런 조율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한다"며 "만약 대통령에게 모든 정국현안의 공을 넘겨서 해법을 요구한다면 이것은 자칫 정당정치와 대의정치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고 지적했
다.

김성조 정책위의장도 "대통령, 그리고 여야 영수회담에서 예산이나 4대강 사업을 다루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가세했다.

김 의장은 "특히 야당에서 그 회담을 이유로 예산심사소위에 계수조정소위 참석을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친이계인 전여옥 전략기획본부장은 다른 톤으로 이번 회담 제안에 접근했다.

전 본부장은 "여러 가지 의견이 있는데 대화를 한다는 것이 정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수단이고 가장 자연스러운 도구"라며 "그런 점에서 회담도 새롭게 되리라 믿고 여의도정치 역시 새로운 생각, 새로운 행동, 새로운 회담을 위해서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고 정 대표에게 힘을 보탰다.

민주당 역시 청와대와 사전에 조율도 하지 않은 채 회담을 제안해 엇박자를 내고 있는 정 대표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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