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월은 교사와 학생 줄세우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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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월은 교사와 학생 줄세우는 달
  • 진보신당 기자
  • 승인 2010.03.01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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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정책논평] 교원평가 표준 매뉴얼... 절대평가를 가장한 서열평가

1일 교과부는 '3월 1일부터 교원평가 전면 시행'을 천명했다. △16개 시도별 교육규칙 제정이 완료되어 교원평가 전면 실시의 근거가 마련되었고, △지난 달 중순 평가 절차 및 주요 내용이 담긴 표준 매뉴얼을 만든 바 있다고 밝혔다.

교과부의 표준 매뉴얼에 따르면,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 조사는 5~6월에, 동료평가는 7월에 이루어진다. 그런데 7월은 일제고사를 보는 때이기도 하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6~7월에 교사와 학생을 줄세운다. '6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하는데, 학교에 다니는 이들은 체감할 수 있게 되었다.

표준매뉴얼에서는 점수 매기는 방법까지 나와있다. '매우 그렇다'부터 '전혀 그렇지 않다'까지의 5단계 척도에 각각 5점부터 1점까지 부여하고, 각각의 응답자 수와 전체 응답자 수를 가지고 환산점과 환산평어 구하는 방식을 친절히 알려주고 있다. 그러면서 교원 개개인별로 총점을 산출하라고 명한다.

이렇게 나온 총점으로 한 학교 내에서 교원의 서열을 매길 수 있게 되었다. 누구는 몇 점, 누구는 몇 점 하면서 교원 각각을 비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안식년을 줄 전국 120명의 교원, 아직 인원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연수를 시킬 전국 수 명의 교원을 고를 때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교과부는 △'전문성 향상'을 위해서 교원평가를 실시하며, △교원평가는 절대평가라서 서열 매기기는 없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그리 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곱하기, 더하기, 나누기 등의 과정을 거쳐 점수를 부여하면서, 서열화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건 궁색할 뿐이다.

앞으로 여름방학 직전의 6월과 7월에는 교원의 점수를 매기고, 학생의 일제고사 점수를 매긴다. 그리고 다음 해 2월에는 학교별 교원평가와 일제고사 결과가 공시된다. 전국 1위 초등학교나 전국 꼴등 초등학교가 세간에 회자되는 건 기본이다. 학교간 비교가 불가능한 점수이지만, 전국 1위 교사나 전국 꼴등 교사라고 오르락내리락 내리는 건 알파다.

교과부의 바램대로 교원평가가 '교원의 전문성 향상'에 기여하면 좋겠지만, 그리 될 지는 미지수다. 경기가 좋아져 다른 직종의 임금이나 처우가 개선되면, 누군가는 전직을 고민할 것이기 때문이다. 영미의 전례가 우리에게 벌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진보신당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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