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 답답하면 대통령이 이러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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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 답답하면 대통령이 이러겠나"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7.06.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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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언론인과의 대화... 언론에 노골적 불만

[2신 : 17일 오후 8시35분]

노 대통령 "오늘 패널들이 잘 못 나온 것 같다" 언론인과 신경전

"기자실이라는 말 안썼으면 좋겠다.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한 기자협회 성명 가운데 언론탄압이라는 말은 한 번밖에 없다. 기자들은 정보공개, 정보접근권을 확대하자고 한 것이다." (정일용 기자협회장)
"지금도 기자들이 기자실에서 죽치고 앉아서 기사 담합한다고 생각하나."

정일용 기자협회장의 송곳 질문에 노 대통령은 "안하는 곳도 있고..."라며 잠시 말끝을 흐린 뒤 "모독죄라고 말하는데 명시적인 담합이 있는 게 아니라 그때 담합이라고 한 것은 기사의 획일성, 어떤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의 획일성이 발생한다는 것을 지적한 말"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러면서 "(기자들한테는) 기사를 쓸 때 부정적인 경향성이 있다. 모든 문제를 정략으로 보는 것이라든지, 정책이 옳고 그름을 떠나 속셈이 있느냐, 이런 것들이 기자실 안에서 전염되는 것을 포괄적으로 담합이라고 한 것이다. 기사 하나하나에 대해 담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기자실이라는 말 안썼으면 좋겠다.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한 기자협회 성명 가운데 언론탄압이라는 말은 한 번밖에 없다. 기자들은 정보공개, 정보접근권을 확대하자고 한 것이다." (정일용 기자협회장)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그렇다면 언론 보도가 잘못된 것인가"라고 되물은 뒤."언론보도를 보면 '언론통제, 5공으로 돌아가나' '기자 밀어내고 장막에 숨는 정부' '불순한 취재제한 조치' '취재제한 현실화' 등이 기사의 큰 제목이었다"고 항변했다.

노 대통령은 "그래서 토론할 때 이런 기사를 쓴 언론사 사장님들하고 교섭하자고 했는데 안 나오겠다고 했다"며 "그분들은 다 안 나오고 점잖은 얘기하는 단체 회장님만 나왔다. 오늘 패널들이 잘 못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오연호 인터넷신문협회장이 "대통령이 기사의 품질과 수준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기사 품질에 대해서는 언론관계자에게 맡겨놓고 대통령은 기자와의 대화가 아니라 공무원과의 대화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1절도 못부르면서 2, 3절 부르느냐"고 따져 묻자

노 대통령은 "제대로 할려고 하는거 아니냐. 말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일 하기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면서 "대부분 정치인들은 (선진화방안을) 유보없이 철회하라, 기자실 부활하라, 어떤 대선 후보는 기자실 부활시키겠다고 한다. 정치가 언론 앞에 얼마나 약한지 잘 알고 있지 않느냐"고 몰아붙였다. 

이어 "기사의 품질에 대해 정부가 얘기할 수 있다. 정부는 피해자다. 정부가 애써서 입안해서 발표하면 (언론이) 내용도 잘 모르고 거꾸로 보도한다. 오마이뉴스는 그렇게 안 한다. 얼마나 답답하면 국정브리핑에 매달려서 원뜻이 이런 것이다고 해설, 반론기사까지 달아주겠느냐"고 흥분했다.

노 대통령은 정보공개와 관련 "4년간 45만2000건이 공개됐다. 국회 제출과 동시에 다 공개되고 있다"며 "(그러나) 정보공개 해놓은 자료는 보지도 않고, 국회의원이 내준 것을 받아 동아일보에서 오보내고 문화일보는그대로 베껴쓴다"고 특정 언론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1신 : 17일 오후 7시30분]

"오죽 답답하면 대통령이 이러겠나"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저녁 언론인과의 대화에서 정부의 취재지원(기자실) 선진화 방안과 관련한 언론의 보도 태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대해) 언론이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았다"고 불평한 뒤  "일제히 비판 내지 비난만하고 있다"며 억울해 했다.  

그는 "언론이 정부가 하는 얘기는 실어주지 않는다. (그동안) 이런 얘기할 자리가 없었다. 국민들에게 정부 입장을 전달할 방법이 없어 직접 토론하자고 했다. 그래서 이런 자리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또 "오죽 답답하면 대통령이 나와서 이런 얘기하겠냐"면서 "수백만부씩 팔리는 신문에서 일방적인 얘기만 나온다. 대통령은 매일 7만명 정도 방문하는 국정브리핑에 정부의 입장을 전달할 수 밖에 없다"고도 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이날 사회자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여러 차례 말하는 순서를 어기거나 끼어들기까지 하면서 언론에 대한 답답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날 노 대통령과 언론인과의 대화는 방송인 김신명숙씨 사회로 저녁 6시30분부터 8시까지 1시간 30분 예정으로 토론 형식으로 진행된다.

토론회에는 언론계에서 정일용 한국기자협회장, 오연호 인터넷신문협회장,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장,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김환균 한국방송프로듀서협회장이 참석하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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