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3년 남북한 인구 2600만명... 70%가 소작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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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남북한 인구 2600만명... 70%가 소작농
  • 이성훈 기자
  • 승인 2008.01.18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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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조선총독부 자료 분석... 공무원·자유업 종사자 일본인 38%, 한국인 2.7%

▲ 통계청은 1934년부터 1943년까지 10년간 조선총독부가 작성한 각종 통계자료를 오는 21일부터 국가통계포털(www.kosis.kr)을 통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 데일리중앙
해방 이전 우리나라의 다양한 경제·사회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자료가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통계청은 당시 조선총독부가 작성한 통계연보(1908~1943년)를 올 상반기까지 한글로 번역하여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자료점검을 마무리한 뒤 하반기부터 자료공개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통계청은 18일 1934~1943년 10년 동안의 우리나라 국토면적, 인구, 보건, 교육 등 14개 분야 677개 통계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1943년 말 우리나라(남북한) 인구는 2666만2000명으로  2006년 남북한 인구 7137만6000명의 37% 수준이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일본인도 75만3000명(총인구의 2.8%)이 살고 있었다. 

1937년 우리나라는 인구 천명당 출생아수는 29명, 사망자수는 17.8명이었다. 또 인구 천명당 5.8건이 결혼하였으며, 0.2건꼴로 이혼했다. 참고로 2006년 인구 천명당 출생아수는 9.2명, 사망자수는 5.0명, 혼인 6.8건, 이혼 2.6건이다. 출생 및 사망률이 크게 줄어든 반면 이혼률은 10배 이상 급증했음을 알 수 있다.

▲ 해방 전후 우리나라 인구수 추이(단위 천명). (자료제공=통계청)
1943년 전문학교 이상 고등교육을 받는 우리나라 학생수는 인구 만명당 1.8명이었다. 이에 비해 일본인은 52명이 고등교육을 받고 있었다.
 
이러다 보니 이른바 '좋은 직업'에 속하는 공무원 및 자유업 종사자는 당시 국내 거주 일본인이 38.3%를 차지한 반면 우리나라 사람은 2.7%에 불과했다. 한국인의 상공업 종사자 비율도 3.9%에 그쳐 일본인의 5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농업을 주생업으로 하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77.7%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70% 이상은 사실상 소작농 이하의 빈농계층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941년 조선총독부 통계연보를 살펴보면, 당시 우리나라 농가는 307만가구(전체 가구의 67.4%)로 이 가운데 50% 이상이 화전을 일구거나 남의 땅에서 농사를 짓고 있었다. 자영농가는 전체 농가의 17.8%에 불과했고, 자영겸 소작농가 23.6%, 소작과 타인에 고용된 피용자 또는 화전민 농가가 56.7%에 이르렀다.

2006년 현재 우리나라 농가수는 전체 1616만가구의 7.7%인 125만가구로 1941년 당시와 비교해 59.7%포인트 차이를 보인다.

▲ 일제 강점기인 1943년 우리나라 사람들의 직업 분포(단위 %). (자료제공=통계청)
1941년 우리나라 법인회사수는 3354개로 우리나라에 본점을 둔 회사사 3156개, 지점만을 둔 회사가 198개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법인회사 가운데 주식회사가 2281개로 68.0%를 차지했고, 합자회사 696개(20.7%), 합명회사 274개(8.2%), 유한회사 103개(3.1%)였다. 2006년 현재 우리나라 회사법인 형태의 사업체 수는 모두 29만5000개에 달한다.

당시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상수도 및 전기 보급률을 보면, 1937년 기준 상수도 보급률 5.2%, 전등수용가구 비율 11.9%였다. 대부분의 가구에서 우물이나 개울물을 길러다 썼으며 호롱불로 생활했음을 알 수 있다. 2005년 현재 우리나라 상수도 보급률은 90.7%이고, 전기 보급률은 99%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가난하고 힘든 생활 속에서도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화나 연극 관람 등의 여가를 즐겼던 것으로 나타났다.

▲ 1937년 당시 우리나라 출생률 및 사망률(단위 %). (자료제공=통계청)
1943년 영화(활동사진)를 본 사람이 2659만2000명, 연극 무대를 찾은 사람이 421만9000명으로 집계돼 인구 1인당 연간 영화 1회, 연극 0.2회꼴로 여가를 즐겼다. 참고로 2006년 한 해 극장을 찾은 사람은 모두 1억5341만명이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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