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내홍 새국면... 손학규, 정병국 혁신위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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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내홍 새국면... 손학규, 정병국 혁신위 거부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9.05.29 11:30
  • 수정 2019.05.29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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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직 최고위원들 "정병국혁신위 수용하라" 대승적 결단 압박
손학규 대표 "혁신위원장, 당밖에서 찾을 것... 정치공세 중단해야"
하태경 의원 등 바른미래당 선출직 최고위원 6명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른바 '정병국 전권혁신위' 설치를 요구하고 손학규 대표에게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하태경 의원 등 바른미래당 선출직 최고위원 6명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른바 '정병국 전권혁신위' 설치를 요구하고 손학규 대표에게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바른미래당 내홍 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해 하태경·이준석·김수민·권은희 등 바른미래당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정병국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전권혁신위 설치를 요구하며 손학규 대표를 압박했다.

손 대표는 '정병국 혁신위'를 거부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향한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받아쳤다.

5명의 최고위원들은 2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병국 전권혁신위가 바른미래당의 내분을 수습하고 총선까지 당의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마지막 방안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며 "지긋지긋한 내홍을 종식하고 국회 정상화와 민생 살리기에 당력을 집중할 수 있도록 손학규 대표와 나머지 최고위원들이 이 방안을 수용할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수민 최고위원 등 당내 국민의당계 의원 6명은 지난 27일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며 이를 위한 당내 전권혁신위원회 설치를 요구했다.

이후 김수민 최고위원은 다른 4명의 선출직 최고위원들에게 전권혁신위 안을 받아줄 것을 28~29일 이틀 동안 끈질기게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당 구성원들 간에 갈등이 장기화화되는 과정 속에서 불가피하게 여기 모인 최고위원들이 그 부분(전권혁신위 안)을 전격 수용하고 당의 정상화로 가는 것이 지금으로선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가 정병국 혁신위를 거부할 경우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최고위원들과 의논해 후속 대응을 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지도부 퇴진을 공약으로 했기 때문에 6명의 의원들이 제안한 전권혁신위 안을 개인적으로 가볍게 생각할 수 없었다"며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손 대표가 무겁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선출직 최고위원들은 당이 이런 식으로 장기화되는 내홍 속에 빠져들게 되면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정병국 혁신위를 설치하기로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혁신위 안에는 손학규 대표의 퇴진 등 당 대표의 거취도 담겨야 한다고 밝혔다.

또 손학규 대표가 혁신위원장은 당 밖에서 중립적인 인사로 선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선 들러리 혁신위를 세우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오 원내대표는 "정병국 의원은 손 대표가 직접 제안한 분이다. 그것을 지금 다른 분을 제안하려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다.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은 게 혁신인데 들러리서기 위한 혁신위원장을 세워 시간 끌기로 간다면 여기 최고위원들이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
다.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들은 정병국 전권혁신위 설치 안을 기자회견 직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손 대표에게 제안했다.

바른미래당 내분 사태와 관련해 하태경 최고위원(왼쪽)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오른쪽)에게 마음을 비우고 '정병국 전권혁신위'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
바른미래당 내분 사태와 관련해 하태경 최고위원(왼쪽)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오른쪽)에게 마음을 비우고 '정병국 전권혁신위'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이 차례대로 발언을 이어가며 '대승적 결단' '당을 위한 충정' 등을 거론하며 손 대표를 거세게 압박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당의 모든 구성원들이 지금의 당내 갈등을 중단하고 정병국 전권혁신위를 따라야 한다"며 "손학규 대표께서 당의 미래에 대한 충정으로 마음을 비우고 전권혁신위를 수용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전권혁신위는 성역이 없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는 손학규 대표의 거취 문제를 겨냥한 것이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최고위원 다수 의결로 전권혁신위가 출범하기를 바란다"며 "혁신 과정에 당의 모든 구성원이 동참해야 하며 성역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은희 최고위원은 손학규 대표의 리더십을 다시 한 번 강도 높게 비판했다.

권 최고위원은 "자강을 결의해놓고 당 대표가 극우보수 등을 거론하며 자강에 찬물을 끼얹으니화합과 혁신이 이뤄질 수 있겠냐"며 "당 대표의 생각이 여기에 머물러 있는 한 당이 전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 최고위원은 이어 손 대표를 향해 "전권혁신위를 빨리 수용하라"며 대승적 결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손학규 대표 쪽은 정병국 전권혁신위를 사실상 거부했다.

바른미래당 혁신위 구성과 관련해 손학규 대표 쪽 문병호 최고위원(오른쪽)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제안한 이른바 '정병국 전권혁신위' 설치를 거부했다.
바른미래당 혁신위 구성과 관련해 손학규 대표 쪽 문병호 최고위원(오른쪽)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제안한 이른바 '정병국 전권혁신위' 설치를 거부했다.

손 대표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문병호 최고위원은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제안한 전권혁신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문 최고위원은 당내 갈등 과정에서 손 대표가 지명직으로 임명한 최고위원이다.

문 최고위원은 "혁신위는 내년 총선 승리와 실천 전략을 만들어내는 기구여야 한다"며 "혁신위원장 인선 기준은 중립성과 개혁성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내 갈등이 고조돼 있으므로 당내에는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중립적인 분을 찾기가 어렵다"면서 "당 밖의 인사를 모시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며 정병국 혁신위를 거부했다.

문 최고위원은 "우리 당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강력한 개혁정당의 모습을 보여야 하므로 혁신위원장은 개혁 이미지가 강한 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명망이 높은 분보다는 참신한 분이 되면 좋겠고 여의도 떼가 덜 묻은 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혁신위원장 임명과 관련해 당 대표의 인사권이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최고위원은 "당헌상 혁신위 설치는 최고위 의결사항이지만 위원장 위촉 등 인사권은 대표의 권한이므로 대표의 권한이 존중돼야 할 것"이라 말했다.

손학규 대표는 문 최고위원의 발언이 끝나자 오전 9시38분 비공개회의로 전환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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