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이은결의 '더 일루션'... 환상과 현실의 공존 거대한 판타지
상태바
[공연리뷰] 이은결의 '더 일루션'... 환상과 현실의 공존 거대한 판타지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9.06.03 10:05
  • 수정 2019.06.03 1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가대표 마술사 이은결의 23년 내공 총집약
150분간 환상과 감동의 무대에 기립박수 쏟아져
마술장르에 없던 주제의식 담은 작가주의 돋보여
국가대표 마술사 이은결의 최고의 걸작 '더 일루션(The Illusion)' 공연이 2일 저녁 서울 양재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150분 동안 펼쳐졌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국가대표 마술사 이은결의 최고의 걸작 '더 일루션(The Illusion)' 공연이 2일 저녁 서울 양재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150분 동안 펼쳐졌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3분 간 키스 타임이 끝나자 그는 헬기를 타고 무대에 등장했다.

그 놀라운 광경에 객석에서는 일제히 박수가 쏟아졌다.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환호했다.

2일 저녁 6시30분. 서울 양재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객석에 불이 꺼지고 무대에 화려한 조명과 함께 막이 올랐다.

이윽고 쿵쾅거리는 음악 소리와 함께 세계가 인정한 일루셔니스트(마술사) 이은결이 검정색 바지와 검정 자켓을 입고 나타났다. 

이은결의 최고의 걸작 <더 일루션(The Illusion)> 무대가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자기가 타고 온 헬기를 "제가 요즘 갖고 노는 장난감"이라 소개했다.

마술장르 최초 CJ토월극장에서 펼쳐진 이번 무대에서 이은결은 150분(쉬는 시간 20분 포함) 동안 상상력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과 화려한 영상, 눈을 뗄 수 없는 퍼포먼스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더 일루션>은 그야말로 환상과 감동이 공존하는 황홀하고 거대한 판타지였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마술사인 이은결의 23년 내공을 총 집약한 국내 최대 스케일의 퍼포먼스로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국내외 최고 제작팀의 기술력이 총동원된 작품.

그는 어릴 때부터 상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세계를 꿈꿨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1막과 2막으로 나뉘어져 트릭과 매직, 액트를 스토리텔링으로 엮고 미디어아트, 드로잉, 마임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시켜 하나의 극으로 만들어 여느 다른 장르 공연과 차별성을 뒀다. 

그의 유쾌하고 재치있는 입담은 공연의 분위기를 한 층 더 끌어올렸다.

1막에서는 이은결의 '마술 철학과 주제의식'을 보여줬다. 자신이 마술을 처음 접했을 때, 자신의 상상이 마술을 만났을 때, 환상(Illusion)과 현실 사이에서의 고민을 마술로 풀어냈다. 

불꽃을 동반한 마술, 여성 파트너와 함께하는 마술과 화려한 퍼포먼스 등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한 순간도 뗄 수 없게 했다. 

특히 파트너를 철제관에 넣고 작두로 자르는 듯한 마술을 선보일 때는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그리고 16년 간 함께한 앵무새 '싸가지'의 등장은 이은결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보여줬다.

7080 코너에서는 아하(A ha)의 '테이크 온 미(take on me)'와 런던 보이즈(London boys)의 '할렘 디자이어(harlem desire)' 등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몸을 흔들며 마술을 선보여 흥을 돋웠다.

2일 밤 서울 양재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펼쳐진 이은결의 최고의 걸작 '더 일루션(The Illusion)'은 1막과 2막으로 나뉘어져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2일 밤 서울 양재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펼쳐진 이은결의 최고의 걸작 '더 일루션(The Illusion)'은 1막과 2막으로 나뉘어져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 데일리중앙

2막에서는 이은결의 '일루션(Illusion)'를 보여줬다. 이은결의 이야기는 영상으로 이어지고 영상은 다시 마술로 이어지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어른들에게는 순수했던 어린 날의 추억으로, 어린이들에게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하며 감성과 환상에 빠지게 했다.

즉석에서 9살 소녀를 무대로 초대해 로켓을 타고 우주로 날려 보내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아이들에게 우주를 경험하는 기쁨을 선사하기도 했다.

공연 중간중간 출연자들이 객석에 등장하는 등 주제의식을 담은 작가주의가 돋보였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더욱 새롭고 차별화된 환상과 감동의 무대를 선보인 이날 공연의 또 다른 백미는 핑거 발레(Finger Ballet)'.

'핸드메이드 일루션(Handmade Illusion)'이라는 이름으로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선보이는 '핑거 발레'는 이은결 마술 인생 23년 노력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마지막 무대는 '일루션 오브 아프리카(Illusion of Africa)'.

노을지는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빛을 이용해 손가락 그림자를 만들어 선보이는 '일루션 오브 아프리카'는 우리를 환상의 세계에 빠져들게 했다. 손가락 만으로도 초원 위를 폴짝폴짝 뛰어 다니는 고라니를 만들고 또 코끼리를 형상화하고 물소를 대상화했다.

2일 오후 서울 양재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150분 간에 걸쳐 이은결의 '더 일루션(The Illusion)'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함성과 함께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2일 오후 서울 양재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150분 간에 걸쳐 이은결의 '더 일루션(The Illusion)'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함성과 함께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 데일리중앙

이렇게 유쾌하고 긴장감 넘치는 150분에 걸친 공연이 마무리되자 기립박수가 쏟아졌고 곳곳에서 카메라 불빛이 터졌다. 

완성도 높은 공연을 위해 끊임없이 수정, 보완 작업을 거치며 성장시킨 이은결의 <더 일루션(THE ILLUSION)>은 이달 9일까지 서울 양재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묶음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