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봉 논란 격화... "김원봉은 국군의 뿌리" - "그럼 전두환이 민주당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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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봉 논란 격화... "김원봉은 국군의 뿌리" - "그럼 전두환이 민주당 뿌리?"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9.06.07 13:26
  • 수정 2019.06.07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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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연일 김원봉 논란 공방... 보수야당, 국민 갈라치기 중단해야
민주당, 지나친 이념공세 비판... 정의당 "김원봉 과민반응은 친일 자백"
일제 강점기 무장한 비밀결사 의열단장 약산 김원봉의 활약상을 다루고 있는 MBC 드라마 '이몽'에서 김원봉(유지태 분, 위)과 노덕술(허성태 분, 아래). (사진=MBC 이몽 방송화면 캡처)copyright 데일리중앙
일제 강점기 무장한 비밀결사 의열단장 약산 김원봉의 활약상을 다루고 있는 MBC 드라마 '이몽'에서 김원봉(유지태 분, 위)과 노덕술(허성태 분, 아래). (사진=MBC 이몽 방송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임시정부는 1941년 12월 10일 광복군을 앞세워 일제와의 전면전을 선포했습니다.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습니다."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의 불굴의 항쟁의지,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은 광복 후 대한
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6일 제64회 현충일 추념사에서 약산 김원봉 선생을 언급한 것을 두고 야당의 이념공세가 강화되는 등 김원봉 논란이 거세다.

자유한국당은 '정치판을 니편, 내편 갈라치기 하고 있다'며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고 바른미래당도 대통령에게 국민 분열 발언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보수야당은 특히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서의 '빨갱이' 발언, 5.18민주화운동 기념사에서의 '독재자 후예' 발언에 이은 '김원봉 언급'은 국민을 니편, 내편으로 갈라치기하는 국론 분열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민주평화당도 이 시기 김원봉을 정치영역으로 끌어와 국론을 분열시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논평했다.

민주당은 보수야당이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우며 이념적 공격을 해대는 것은 진중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한국당 등 일부 보수세력이 김원봉에 대해 지나치게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자신들의 뿌리가 '노덕술류'의 친일파에 있음을 자백하는 것이라 비난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김원봉을 추켜 세워 우리사회를 분열로 이끌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현충일에 일부터 김원봉을 추켜세우는 폭탄 발언을 해 이렇게 갈등을 부추긴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를 계속 싸움판으로 만들기 위해 야당의 분노와 비난을 유도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지층의 투표로 당선됐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통합의 정치를 해야지 분열과 갈등의 정치로 국민을 내편, 니편으로 갈라치는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며 정치 갈등을 극대화시키고 혼란을 가중화시키는 좌파정책 중단을 촉구했다.

한국당 소속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은 별도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 김원봉 언급 부분을 '역사적 막말' ' 언어의 비수'라고 비난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정 사회통합과 정치통합의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손 대표는 "김원봉 선생에 대한 개인적인 존경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는 1948년 월북 후에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기 대의원이 됐고 국가검열상에 오르는 등 북한정권 수립의 기여한 것은 물론이고 김일성으로부터 6.25 공훈자로 훈장까지 받은 사람이다. 그 뒤에 숙청당했다는 것이 모든 것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아무리 좋은 말도 때와 장소가 있는 것이다.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을 추모하는 날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서 고위직을 지내고 훈장까지 받은 인물을 언급하는 것은 나라를 지키다 쓰러져간 대한민국의 호국영령들에 대한 모독에 다름 아니다"라며 문 대통령에게 더 이상 이념갈등을 부추기지 말 것을 요구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김원봉이 국군의 뿌리라고 하는 것은 전두환이 민주당의 뿌리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꼬아 비판했다. 전두환이 민주화운동을 탄압했듯이 김원봉도 대한민국 국군에 맞서 싸운 사람이라는 것.

하 최고위원은 "대통령의 김원봉 언급은 국민통합과는 반대로 이념갈등과 분열만 더 키우고 있다. 대통령은 역사적 평가를 내리는 심판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현충일은) 편협한 이념의 틀을 벗어나 이 나라의 오늘을 이루고 있는 모든 헌신과 희생에 대해 있는 그대로 기리고 되새기는 날이 돼야 한다"며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 지나친 이념 공세를 비판했다.

사실 문 대통령은 현충일 추념사에서 채명신 장군을 먼저 언급했다. 8평 장군묘역 대신 1평 사병 묘역에 묻어 달라 유언한 채 장군의 '참다운 군인정신'을 추앙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채명신 장군이 5.16 군사쿠데타에 참여하고 국가재건회의에 참여했다 해서 민주인사들을 탄압하고 독재를 추종했다고 비난하지 않는 것처럼 일제가 가장 두려워하며 최고액의 현상금을 내걸었던 독립영웅 김원봉이 친일경찰 노덕술에게 뺨을 맞는 굴욕을 당하고 쫓기듯 북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것대로 애달파할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은 약산 김원봉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지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지나치게 김원봉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오게 되면 국론만 분열시킬 뿐이라는 것이다.

김정현 평화당 대변인은 "역사의 영역에서 의열단장으로서 독립운동의 선봉에 섰던 약산 김원봉과 북한정권 수립에 기여했고 6.25 때 공로로 훈장을 받은 친북인사 김원봉은 같은 인물이지만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의당은 자유한국당이 대통령의 김원봉 언급에 지나치게 과민 반응하는 것은 자신들의 뿌리가 친일파에 있음을 자백하는 것이라 비난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대한민국 독립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 월북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공적을 모조리 폄훼당하고 비하받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만일 광복 후 약산 선생의 행보에 대해 비판의 여지가 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평가를 하면 될 일이라는 것이다. 

약산 김원봉은 해방 뒤 노덕술을 위시한 친일세력의 심한 모욕과 핍박을 도저히 견딜 수 없어 1948년 월북했다.

그해 4월 남북협상 때 김구, 김규식, 박헌영, 리극로 등과 함께 남한 쪽 정치단체 대표의 한 사람으로 평양에서 열린 협상에 참여했다 그대로 북한에 남았다.

월북에 앞서 김원봉은 "왜놈 등쌀에 언제 죽을지 모른다"고 한탄했다 전해진다. 노덕술 등 친일파 경찰의 모욕과 탄압이 얼마나 극심했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 대변인은 "약산 선생의 재평가를 두고 자유한국당 등이 반발하는 것은 결국 약산 선생과 같은 이들을 '때려잡던' 노덕술류 친일파들의 행동이 정당했다고 항변하는 것이며 자신들의 뿌리가 친일파에 있다는 것을 자백하는 것 일뿐"이라며 "해방 후 극심한 사상 대립으로 인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사라져간 독립운동 주역들에 대해 지금이라도 국가가 응당한 보답을 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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