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민주당이 국회 정상화를 위한 원내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간 합의를 두 시간 만에 뒤엎고 장외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자유한국당은 민주당과의 국회 정상화를 위한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의 원내대표들은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지난 24일 국회에서 만나 국회 정상화에 전격 합의하고 국민 앞에 발표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일부 강경파의 집단 반발로 3당 원내대표 간 합의문 추인이 거부되면서 국회 정상화는 물거품이 됐다. 자당의 원내대표가 합의하고 서명까지 한 뒤 국민 앞에 발표한 국회 정상화 합의를 집단의 힘으로 뒤엎어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직진차선에서 유턴한 것" "국민불복·국민배반" "공당 포기 선언" "희대의 촌극" 등 거칠게 비판했다.

한국당은 제1야당을 찍어 누른다면 이제 국회는 영영 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것이라며 국회 복귀 명분을 달라고 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국회 공전 80일 만에 일궈낸 합의가 자유한국당의 당리당략 때문에 두 시간도 되지 않아 물거품이 됐다"며 "이 정도로 무책임한 정당이면 공당의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국회를 파탄내고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을 부정할 생각이 아니라면 조건 없이 국회에 복귀해서 본연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봉공여법'(공적인 일은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 '선공후사', '선민후당' 등의 표현으로 자유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압박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정상화 합의문은 단지 사인 간에 주고받은 사문서가 아니다. 여야가 정말 지난한 협상과정 끝에 최선을 다해 이룬 결과물이다. 민주당은 합의문대로 정상적인 의사일정을 법대로 밟아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당장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예정돼 있던 상임위원장 선출과 예결위원장 선출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자유한국당의 국회 정상화 합의 파기는 '희대의 촌극'이라고 비난했다.

박 최고위원은 "자유한국당의 국회 정상화 합의 파기는 국민 불복, 국민 배반, 국민 무시의 결정이다. 주권자인 국민은 안중에 없거나 국민 위에 군림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도저히 할 수없는 희대의 촌극"이라며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자유한국당이 (3당 원내대표 간 합의를) 파기함으로써 스스로 공당임을 포기했다"고 비난했다.

설 최고위원은 "자유한국당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 아니라면 스스로 나라에 해가 되는 국회의원이 되는 잘못을 더 이상 저지르지 말고 이제라도 민심에 대한 역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국회 정상화는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능력과 의지에 달려 있다며 재협상을 주장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공식회의에서 청와대를 향한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야당을 밖으로 내모는 정치는 국민을 내모는 정치"라며 야당이 국회로 들어갈 수 있는 명분을 줄 것을 요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일방적이고 경직된 국회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라며 "청와대가 원하는 것은 국회 정상화가 아니라 야당 종속화"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야당 탄압으로 인해 우리당의 강한 불신과 분노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패스트트랙 열차를 멈추고 야당에게 신를 달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제1야당을 찍어 누른다면 이제 영영 국회는 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고 경고했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브리핑에서 "여야 합의안은 언제나 의원총회의 추인을 거쳐 확정되는 것이 정치관례다. 합의안 추인 거부에 따른 책임을 야당 원내대표에게만 덮어씌우는 것은 정치 도의가 아니다"라고 민주당에 화살을 돌렸다.

이어 "힘들고 어려울수록 정부여당은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이성적·합리적 해결책을 모색해
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재협상 노력을 거부하고 야당 원내대표만 비난하는 것은 국회정상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김 대변인은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 비난을 그만 접고 진정한 국회정상화를 위해서 나경원 원내대표와 빠른 시일 내 다시 만나 재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국회가 정상
으로 돌아가고 민생국회로 거듭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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