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구포 개시장 7개 업소, 조기폐업에 전격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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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구포 개시장 7개 업소, 조기폐업에 전격 합의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9.06.2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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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위기에 처했던 구포 개시장 개 53마리 새 삶 기회 얻어
"구포 개시장 폐쇄 모델로 대구 칠성시장 등 개식용 거점 철폐"
동물권행동 카라 등 동물보호단체와 구포 개시장 7개 업소 대표들은 지난 21일 조기폐업에 전격 합의, 도살 위기에 처했던 개시장 개들 가운데 53마리가 생명을 건졌다. (사진=동물권행동 카라)copyright 데일리중앙
동물권행동 카라 등 동물보호단체와 구포 개시장 7개 업소 대표들은 지난 21일 조기폐업에 전격 합의, 도살 위기에 처했던 개시장 개들 가운데 53마리가 생명을 건졌다.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이성훈 기자] 동물보호단체와 부산 구포 개시장 업소가 조기폐업에 합의했다.

개시장 업소 대표들은 또 도살판매 용도로 계류 중인 개들의 소유권을 동물보호단체에 이전했다.

이로써 죽음의 위기에 처했던 구포 개시장 개들 가운데 53마리가 새삶의 기회를 얻게 됐다. 

27일 동물자유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에 따르면 이들 단체와 구포시장 내 개를 판매하는 17개 업소 중 7개 업소 상인들이 지난 21일 조기폐업에 전격 합의했다.

앞서 부산시 북구청과 구포가축시장 상인회는 지난 5월 30일 폐업과 업종 전환을 위한 잠정협약에 서명했다. 60년을 이어왔던 구포 개시장의 철폐가 확정된 것이다.

그러나 북구청과 상인 간 잠정협약에서는 7월 1일이 되어서야 살아 있는 동물의 전시나 도살을 중단하고 지육 판매 등 영업행위 전면 중단은 7월 12일부터 하기로 했다. 

즉 잠정협약으로부터 본 협약까지 한 달의 기간이 남아 있고 지육판매 가능 기간까지 고려한다면 그 사이 많은 동물들이 희생당하게 될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이에 동물단체들은 북구청의 잠정협약 발표 직후 공동성명을 내어 "본 협약 이전 조기에 영업
을 중단하는 것이 시민들의 요구에 화답하는 것"이라며 구포 개시장의 조속한 폐업과 개들의 구조를 약속했었다.

동물단체와 상인회 사이에 줄다리기 협상이 이어진 끝에 전체 17개 업소 중 7개 업소가 조기폐업에 동의하기에 이르렀다. 

조기폐업 협상이 지난 21일 극적으로 타결됨에 따라 상인들은 당일부터 개도살을 전면 중단했으며 도살에 사용하던 일체의 장비들도 각각 봉인됐다. 

업소로 개들의 추가 반입은 중지되며 남은 지육의 판매도 단 3일 간만 허용하는 조건이었다.

동시에 협약일 7개 업소 내 계류 중이던 개 53마리의 소유권은 동물단체들에게 완전히 이전됐다고 한다. 단체들은 너무 어리거나 질병 검사나 치료가 필요한 9마리는 우선적으로 동물병원 등으로 보냈다. 

다만 나머지 개체는 보호공간과 운송수단 마련에 시일이 걸리는 등의 사정에 따라 각 업소 계류장에 계류 중이다. 7월 1일 북구청과 상인회 간 본 협약 후 구포 개시장에 남아 있는 다른 개들과 함께 보호 공간으로 전원 이동 예정이다. 

구조된 대부분의 개들은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Korea)의 도움을 받아 해외 입양이 추진된다.

카라 등 동물단체들은 "현재 영업 중인 모든 업소들이 조기폐업 하도록 협상에 이르지 못한 것은 아쉽다"면서도 "40% 이상의 업소가 협약보다 열흘 가량 먼저 도살과 지육 판매까지 전면 중단하고 폐업함으로써 53마리의 개를 도살로부터 구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또 부산 구포 개시장 철폐의 성과를 이어가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성남 모란시장과 서울 경동시장의 경우 도살시설은 폐쇄됐지만 지육판매는 여전히 유지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비해 구포가축시장은 모든 상인들이 업종 전환에 동참함으로써 도살과 지육판매 금지 등 개식용 관련 영업을 완전히 끝내는 완결성을 갖춘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체 관계자는 "대구 칠성시장 등 남아 있는 개식용 산업 거점지역에서도 지자체 및 상인들과 합리적으로 대화하고 전향적 정책 제안을 통해 구포에서 개시장이 폐쇄된 것처럼 노력해 개식용 종식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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