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당권파-비당권파 정면충돌... 사실상 분당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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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당, 당권파-비당권파 정면충돌... 사실상 분당 수순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9.07.17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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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강론 대 제3신당 창당론... 유성엽 등 10명, 대안정치 출범
비당권파, 9월 신당창당(?)... 정동영 "당 흔들기 즉각 중단하라"
민주평화당이 총선을 앞두고 당의 진로와 관련해 정동영 대표(왼쪽) 중심의 당권파와 유성엽 원내대표(오른쪽) 중심의 비당권파로 분열하면서 사실상 분당 수순을 밟고 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민주평화당이 총선을 앞두고 당의 진로와 관련해 정동영 대표(왼쪽) 중심의 당권파와 유성엽 원내대표(오른쪽) 중심의 비당권파로 분열하면서 사실상 분당 수순을 밟고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민주평화당이 정동영 대표 중심의 당권파와 유성엽·박지원 의원 중심의 비당권파로 분열하며 사실상 분당 수순을 밟고 있다.

당권파는 자강론으로, 비당권파는 이대로는 21대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제3지대 신당 창당론으로 맞서고 있다.

결국 2% 안팎에 머물고 있는 지지율이 평화당의 구심력을 무너뜨리는 원심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평화당은 지난 16일 밤 국회에서 심야 의원총회를 열어 당의 진로를 놓고 비공개 끝장 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심야 의총에는 김경진 의원을 제외한 15명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했다.

끝장 토론에서 결론을 얻지 못하자 유성엽·박지원·천정배·장병완·최경완·이용주·윤영일·장정숙·김종회·정인화 의원 등 10명은 17일 새벽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출범을 선언했다.

이들은 발표문에서 "'대안정치'는 기득권 양당체제를 극복하고 한국정치를 재구성하기 위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한다"며 "우리는 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유성엽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초 다수가 희망했던 것은 정동영 대표께서 (당권을) 내려놓고 제3지대 신당으로 원활하게 나가기 위한 비대위 체제로 전환을 하자는 것이 많은 분들의 요구였고 제안이었다"며 "정동영 대표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날 끝장토론 분위기를 전했다.

유 원내대표는 "앞으로 변화와 희망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대안 세력들을 더욱 묶어가면서 제3지대 신당을 향해서 뚜벅뚜벅 걸어 나가겠다고 다짐을 하고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를 앞으로 이러한 변화와 희망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모든 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작은 열 명 정도로 미약하지만 그 세력들을 밖에서, 내부로부터도 동참을 더 이끌어 내고 우리 말고 기존 정치권에 있는 분들 중에서 동참을 이끌어 내면서 정치권에 있지 않지만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 힘을 보태고자 하는 분들까지 끌어내서 이 나라 기득권 양당정치를 극복할 수 있는 건강하고 튼튼한 제3지대 신당을 발족을 시키겠다"고 밝혔다.

당장 바른미래당 내 호남 의원들의 합류를 이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비당권파로 이뤄진 '대안정치'는 9월 말에 제3신당을 띄운 뒤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에 2단계 변화를 하고 내년 2,3월 3단계로 몸집을 불린 뒤 4월 총선에 대응한다는 신당 창당 로드맵을 제시했다.

비당권파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정동영 대표 등 당권파는 맹비난하며 강력 반발했다.

정동영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특히 박지원 의원(원로정치인)을 지목해 "당의 단합을 위해서 노력하기 보다는 뒤에서 들쑤시고 분열을 선동하는 그분의 행태는 당을 위해서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당의 분열을 주도하고 그리고 결사체를 주도하고 도대체 그분이 원하는 당의 최종적인 모습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정 대표는 "비례 선정권과 공천권을 내놔라, 당 대표직 내놔라. 지난 1년 동안 그 원로정치인은 정동영 대표를 대표로 인정한 적이 없다. 한 원로정치인의 당 흔들기를 즉각 중단해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또 비당권파에서 '기득권 내려놓자'고 한 데 대해서도 강력히 성토했다.

정 대표는 "어제(끝장토론에서) 박주현 의원이 일갈했다. 기득권을 내려놓자면 이 자리 모든 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그 얘기를 하자. 그런 각오를 갖는다면 여러분이 하는 얘기가 진정성이 있을 것이다. 입으로만 외치는 기득권 포기가 아니라 의원 불출마를 감당할 각오를 가지고 새 정치를 얘기해야 맞다"며 비당권파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허영 최고위원은 비당권파들의 움직임을 두고 '메뚜기 떼'에 빗대 비난을 쏟아냈다.

허 최고위원은 "오늘 우리는 정치 미아들의 가출 사건을 국민에게 보고드리게 되어 죄송한 마음이다. 어제 의총은 요식 행위였다. 이미 갈 길을 정해놓고 멀쩡한 지도부를 사퇴하라고 하는 쇼를 한 것이다. 그들이 원했던 것은 당권이었고 그들은 철저히 실패했다"고 말했다.

제3신당을 만들더라도 안에서 분란 일으키지 말고 당에서 나가서 떠들어라며 비당권파의 탈당을 요구했다.

박주현 최고위원은 '대안정치'를 출범시킨 비당권파 10명 의원들에 대해 제3지대 구축과 관련해 '10인 10색'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민영삼 최고위원은 비당권파의 '대안정치연대' 결성에 대해 '당권 탈취 움직임' '공천 놀음 연대' '기득권 유지 연대 놀음'이라고 원색 비난했다.

조배숙 의원은 비당권파의 새로운 결사체 구성 움직임을 개탄하고 "우리 더 이상 이런 분열된 행보를 보이지 않고 다시 한 번 화합하면서 단결하는 모습을 보이자"고 말했다.

정동영 대표는 당의 진로에 대한 모든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오는 18일 오전 전국 지역위원장, 상설위원장, 특별위원장, 상임고문단, 의원 전체를 망라한 회의를 갖겠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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