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자 "일본으로서 승자 없는 게임... 한국, 지금 맞보복 하지 않는 것 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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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일본으로서 승자 없는 게임... 한국, 지금 맞보복 하지 않는 것 현명"
  • 송정은 기자
  • 승인 2019.08.09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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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교수 "확전을 피해야 한다. 상태가 나빠지면 안 되니까... 한국, 지금 맞보복을 아직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
오슬로대학교 한국학과 박노자 교수는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확전을 피해야 합니다. 상태가 나빠지면 안 되니까"라며 "한국에서 지금 맞보복을 아직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진=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화면 캡처)copyright 데일리중앙
오슬로대학교 한국학과 박노자 교수는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확전을 피해야 합니다. 상태가 나빠지면 안 되니까"라며 "한국에서 지금 맞보복을 아직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진=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화면 캡처)ⓒ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일본의 수출 규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 일고 있다.

이 상황 속에서 과연 어떤 것이 진정한 해결방안일까?

오슬로대학교 한국학과 박노자 교수는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확전을 피해야 합니다. 상태가 나빠지면 안 되니까"라며 "한국에서 지금 맞보복을 아직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이 하는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박노자 교수는 "그러니까 크게 봐서는 이거는 한마디로, 정치가 경제를 압도한 국면이다. 이건 대단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정치가 경제를 압도했다'는 진행자 말에 박노자 교수는 "그건 사실은 아주 위험한 거다"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왜냐하면 일본이 45년 이후에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이 어떻게 살아왔는가 하면 경제 위주로. 일본이 경제 본위로 커온 것"이라 분석했다.

이어 "정치 문제를 일단 미국에 맡기고 경제 위주로 이렇게 커왔는데 이제는 우리가 어디로 돌아왔는가 하면 말하자면 30년대 같은 시대로 돌아온 거다"라고 말했다.

또한 "30년대 일본에서는 정치가 경제보다 우선이었다. 예를 들어서 중국 본토 침략이나 대미 도발, 진주만 공격. 그거 경제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었겠냐?"고 물었다.

박 교수는 "그거 소득보다 지출이 훨씬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래도 했던 것이 정치가 경제보다 우선이었던 시대였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논리 차원에서는 그때로 돌아간 부분이 있다고 봐야 된다"고 말했다.

박노자 교수는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 그러니까 자민당 중심의, 관료 국가 중심의 총동원과 비슷한 그런 체제를 다시 길을 잡기 위해서 한국이라는 나라를 갖다가 적으로 만들고 적이라는 이미지를 메이킹함으로써 아베파가 민심을 꽉 붙잡고 반대자를 억누르는"이라 말했다.

이어 "30년대 후반이면 진짜 전쟁이었던 반면 여기에서는 '모의 전쟁' 이다"라고 덧붙였다.

제3국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박노자 교수는 "일단 일본이 이제는 독자 노선으로 조금씩 선회한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독자 노선이라는 건 여태까지 그냥 경제만 진격하면서 대체로 미국이 시키는 대로"라며 "해 온 나라인데 이제는 말 그대로 독자적인 열강. 열강과 같은 모습을 한번 더 취해 보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문을 보면 하는 소리는 이 열강이 되고자 해도 고작 해 봐야 2류 열강"이라며 "왜냐하면 가상 적을 만들 때 중국을 적으로 돌릴 자신도 없고 고작 한반도 국가를 가지고 악마화시키는"이라 밝혔다.

또한 "2류밖에 될 수가 없는. 이미 중국하고는 게임이 안 되니까. 그렇죠. 그냥 2류에 머물고 있는"이라 덧붙였다.

박 교수는 "문 대통령의 말이 사실 맞는 거죠. '승자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한테도 손해를 끼치고 있지만 본인들의 경제에도 손해를 끼치고 결국에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일본이 결국 안고 가야 했던 것이 피폭자 그리고 수백만 명의 전몰자라면"이라 말했다.

이어 "지금은 유사 전쟁, 모의 전쟁인 만큼 사람 죽지는 않겠지만 남는 것이 경제 성장의 둔화와 신뢰 추락"이라며 "가면 갈수록 합리성을 잃어가고 그리고 개인이 개인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감을 잃어가는 굉장히 변동 사회"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으로서는 이게 사실 말 그대로 승자 없는 게임"이라 덧붙였다.

박 교수는 "인간한테는 그래도 하루의 양식도 필요하지만, 최소한의 자유도 필요하다'며 "이런 총동원 분위기. 한국을 적으로 만들고 이제는 적개심을 막 북돋우는 분위기에서는 사실은 많은 개인들이 좀 기를 죽이고 사는 모습이 좀 보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연 일본인들이 원하는 것일까. 저는 대부분의 일본인한테 손해밖에 안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말 그대로 승자 없는 게임. 다들 손해밖에는 안고 갈 게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사회를 어떻게 진단할까?

박노자 교수는 "정치적으로 자본주의 세계 전체가 지금은 경제적으로도 공허함이 아마도 다가오고 있을 거고 그리고는 환경 위기라든지 말기적인 여러 증상들이 보이지만 일본이 다른 자본주의 국가에 비해서 다른 점이 있다면 권위주의가 너무 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위주의가 심한 자본주의 사회인데 전체적인 위기 국면에서는 이 사회가 위기에 굉장히 약할 거 같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지금도 약한 거 많이 나오죠. 인구가 감소되고. 유럽도 인구가 줄어들지만 유럽은 이민자라도 받아들일 줄 알잖아요. 일본이 그것도 할 줄 모른다"고 덧붙였다.

과연 해결책은 뭐라고 생각할까?

박노자 교수는 "해결책은 당장에는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이 싸움을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이 시작한 것도 아니니까. 아마도 일단 확전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확전을 피해야 합니다. 상태가 나빠지면 안 되니까"라며 "한국에서 지금 맞보복을 아직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무역을 하고 싶고 정상적 관계 갖고 싶고 일본을 좋은 이웃으로 두고 싶다는 메시지 보내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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