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기업 아사히글라스. 김앤장 앞세워 노조원에게 손해배상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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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기업 아사히글라스. 김앤장 앞세워 노조원에게 손해배상 폭탄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9.08.19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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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설립 한달만에 178명 문자해고 이어 노조원 4명에 5200만원 손배 청구
비정규직노조, 20일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사히글라스 규탄 기자회견
일본 전범기업 아사히글라스의 한국 자회사가 법무법인 김앤장을 앞세워 공장 정문 도로 바닥에 래커 칠을 한 해고된 노동자 4명에게 5200만원의 손해배상 폭탄을 던졌다. 노조는 20일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사히글라스를 강력히 규탄할 예정이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일본 전범기업 아사히글라스의 한국 자회사가 법무법인 김앤장을 앞세워 공장 정문 도로 바닥에 래커 칠을 한 해고된 노동자 4명에게 5200만원의 손해배상 폭탄을 던졌다. 노조는 20일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사히글라스를 강력히 규탄할 예정이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이성훈 기자] 일본 전범기업 아사히글라스의 한국 자회사 AGC화인테크노한국이 국내 최대 법무법인 김앤장을 앞세워 178명을 문자 해고한 데 이어 손해배상 폭탄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AGC화인테크노한국(이하 '아사히글라스')은 경북 구미 공단에 있는 경북에서 최대 외국인투자기업이다. LCD 유리기판을 생산하는 제조업체인 아사히글라스는 일제강점기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의 주요한 자회사다. 아사히글라스도 전범기업이다.

이 회사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9년 간 최저임금을 받으며 365일 4일은 3교대, 주말은 주야 맞교대 12시간 근무를 번갈아 가며 일했다고 한다. 점심시간은 20분. 식사는 도시락을 제공했고 휴게실에서 빨리 먹고 생산라인에 교대를 해야 했다. 

특히 징벌로 붉은 조끼를 입혔다. 인권 침해가 심각한 사업장으로 물량 축소에 따라 시도 때도 없이 권고사직이 이뤄졌다고 한다.

전범기업 아사히글라스는 그러나 구미시와 경상북도로부터 특혜을 받았다. 

50년 간 12만평의 토지 무상임대, 5년 간 국세 전액 감면, 15년 간 지방세 감면의 특혜를 누렸다. 연평균 매출 1조원, 연평균 당기순이익 800억원, 사내유보금만 8200억원이다. 

아사히글라스는 수치만 보더라도 잘 나가는 알짜기업이다. 한국에서 아사히글라스가 얻은 눈부신 수익은 외투기업에 대한 특혜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내하며 일한 노동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아사히글라스 하내하청 지티에스(GTS) 노동자들은 원청사용자에 맞서기 위해 2015년 5월 29일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그러나 노조 설립 한 달여 만인 그해 6월 30일 사내하청 노동자 178명에게 문자해고 통보가 날아 들었다.

아사히글라스는 김앤장을 고용해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든 하청업체 만을 통째로 계약 해지했다고 한다. 현재 23명의 조합원들이 남아서 싸우고 있다.

노동조합은 아사히글라스의 노조 파괴가 있던 2015년 7월 노동부에 부당노동행위와 불법파견으로 고소했다. 

2017년 9월 노동부는 아사히글라스의 불법 파견으로 '해고된 노동자 178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과태료 17억8000만원을 부과했다. 

검찰은 3년 8개월 만인 지난 2월 15일 아사히글라스를 불법파견으로 기소했다.

그러자 아사히글라스는 지난 8월 1일 노조 조합원 4명에게 52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맞섰다.

해고된 노동자들이 공장 정문 도로 바닥에 래커 칠을 했다고 아사히글라스는 칠을 지우는 대신 도로를 새롭게 깔았다. 

래커를 지우는 것이 가능하지만 막대한 비용을 들여 도로를 새로 깔고선 해고자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이다.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고의적인 행태라는 것이 노조의 주장.

이에 민주노총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는 아사히글라스 규탄 집회(기자회견)를 예고했다. 오는 20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평화소녀상) 앞.

노조 관계자는 19일 "대표적인 일본 자본인 아사히글라스는 2004년 구미에 공장을 세우는 과정부터 지금까지 정부로부터 온갖 특혜를 받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불법파견, 부당노동행위 등 한국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며 "외투자본의 노동탄압 등 불법행위에 대해 엄격히 처벌하고 정부차원의 개입과 해결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아사히글라스의 손해배상 청구를 규탄하고 지난 15년 동안 한국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벌어진 아사히글라스의 탄압 중단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성훈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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