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헤드윅'... 트랜스젠더 록커의 파란만장한 삶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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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헤드윅'... 트랜스젠더 록커의 파란만장한 삶 다뤄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9.08.25 02:38
  • 수정 2019.08.25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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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석의 완벽한 연기와 홍서영의 폭발적인 가창력에 기립박수
남자도 아닌 것이, 여자도 아닌 것이... 오만석의 파격변신에 '열광'
1000여 관객, 커튼콜 때 바닥을 구르고 소리 지르며 다시 '열광'
주말인 24일 밤 서울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올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록 뮤지컬 '헤드윅'이 1000여 명의 관객이 1,2층 객석을 가득 채운 가운데 공연됐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주말인 24일 밤 서울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올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록 뮤지컬 '헤드윅'이 1000여 명의 관객이 1,2층 객석을 가득 채운 가운데 공연됐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배우 오만석씨의 완벽하고 파격적인 연기 그리고 홍서영씨의 폭발적인 가창력에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주말(24일) 밤 서울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 대극장. 올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록 뮤지컬 <헤드윅>(연출 손지은, 제작 쇼노트, 주최 SBS)의 막이 올랐다.

8시30분 무대에 불이 들어오자 주인공 헤드윅 역을 맡은 오만석씨가 객석을 가로질러 갖은 요염을 떨며 무대에 올랐다. 공연장이 떠나갈 듯 큰 함성과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뮤지컬 <헤드윅>은 실패한 성전환 수술로 여자도 남자도 아니게 된 옛 동독 출신의 트랜스젠더 가수 헤드윅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작품이다. 

강렬하고도 신나는 록 음악과 독특하면서 공감을 주는 스토리로 2005년 초연 이래 누적 공연 횟수 2298회, 누적 관객 55만명을 기록한 대한민국 최고의 스테디셀러다.

이야기는 베를린 장벽이 올랐을 무렵의 옛 동독에서부터 시작된다. 

비좁은 아파트에서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계집애처럼 생긴 소년 한셀. 그의 유일한 즐거움은 미군 라디오 방송을 통해 데이빗 보이, 루 리드, 이기 팝 등의 록 음악을 듣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한셀에개 암울한 자신의 환경을 탈출할 기회가 찾아온다. 미군 병사 루터가 그에게 여자가 되는 조건으로 결혼을 제의한 것이다.

한셀은 엄마의 이름인 '헤드윅'으로 이름을 바꾸고 성전환 수술을 받지만 싸구려 수술의 실패로 그의 성기엔 여자의 그것도 남자의 그것도 아닌 정체불명의 1인치 살덩이가 남게 된다.

미국으로 건너왔지만 루터에게 버림받은 헤드윅은 과거의 아픈 상처를 딛고 음악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5인조 록 밴드 디 앵그리인치를 조직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지난 24일 밤 서울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 뮤지컬 '헤드윅'에서 주인공 헤드윅 역의 오만석과 이츠학 역의 홍서영. (왼쪽부터)copyright 데일리중앙
지난 24일 밤 서울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 뮤지컬 '헤드윅'에서 주인공 헤드윅 역의 오만석과 이츠학 역의 홍서영. (왼쪽부터)
ⓒ 데일리중앙

헤드윅의 이러한 파란많은 인생을 배우 오만석씨는 실감나는 연기로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그는 가발을 쓰고 화장을 하고 목소리까지 트랜스젠더의 모습을 하고 나와 헤드윅과 싱크로율 100% 연기를 펼치며 객석을 압도했다.

록 밴드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때로는 소리를 지르고 또 옛 유고슬로바키아로 이민간 엄마를 그리워하는 섬세한 감정연기까지 평범하지 않은 트랜스젠더 록커 헤드윅의 삶 그 자체를 보여줬다.

헤드윅의 하나뿐인 남자 이츠학 역으로 오만석씨와 호흡을 맞춘 홍서영씨는 부드러움 속 강한 카리스마와 폭발적인 가창력이 돋보였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헤드윅이 공연 중간 중간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과 소통하고 또 그 장면을 라이브 카메라 중계를 통해 3면의 투명 LED 패널을 통해 비춰줘 신선함을 더했다.

밤 11시가 다 돼 공연이 끝났지만 1000여 명의 관객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기립박수를 보내며 오만석씨와 홍서영씨를 무대 위로 다시 불러냈다.

두 배우가 일상복으로 갈아 입고 나타나자 관객들은 큰 환호와 함께 박수갈채를 보냈다.

특히 오만석씨의 앙코르 공연 때는 1000여 명의 관객이 객석이 떠나갈 듯 바닥을 쿵쿵 구르며 소리를 질렀다. 대형 콘서트장을 옮겨놓은 듯했다.

손지은 연출은 공연에 앞서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게 아니다. 그저 다를 뿐 그것을 인정할 수 있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헤드윅이 그랬던 것처럼"이라고 말했다.

더욱 더 새로워진 비주얼과 깊어진 드라마로 돌아온 2019 뮤지컬 <헤드윅>은 오는 11월 3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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