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의료기관, 과징금 낼 바에야 의료급여 환자는 안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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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 의료기관, 과징금 낼 바에야 의료급여 환자는 안 받겠다?
  • 김영민 기자
  • 승인 2019.09.1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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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 1곳, 병원 1곳, 요양병원 5곳, 의원/한의원 각 3곳, 약국 1곳
최도자 의원 "의료급여 수급자만 피해받는 일이 없도록 제도 개선해야"
의료급여·건강보험 행정처분내역 상이기관 현황(2015년 이후 처분). 자료=보건복지부copyright 데일리중앙
의료급여·건강보험 행정처분내역 상이기관 현황(2015년 이후 처분). 자료=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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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 1. 양산시의 A 비뇨기과는 진찰료와 약제비를 부당청구해 159일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A 의원은 1700만원의 과징금을 납부하고 일반 건강보험환자는 정상진료했으나 의료급여 환자는 159일 동안 의료급여 환자의 진료를 중단했다.

# 2. 화성시의 B 요양병원은 2014년 근무인원을 속여 건강보험 허위 청구하다 적발됐다. B 요양병원은 소송전 끝에 2017년 12월 과징금 11억원을 내고 건보 환자는 계속 받았지만 의료급여 환자는 소송이 마무리되기 전인 2016년 10월부터 40일 간 받지 않았다.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은 의료비 부당청구에 따른 업무정지 처분을 받자 돈이 되는 일반환자는 계속 진료하고 병원비를 내기 어려운 저소득층 의료급여 환자만 진료를 받지 않기로 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의료급여 환자에 대한 차별이라는 바른미래당 최도자 국회의원의 지적에 보건복지부는 성모병원에 직권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취소하고 다시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이에 의료급여 환자들은 중단 없이 계속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성모병원처럼 일반 건강보험 환자는 과징금을 내고 진료를 계속하면서 의료급여 환자만 진료를 중단한 사례가 최근 5년 간 14건이나 더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최도자 의원이 19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의료급여·건강보험 행정처분내역 상이기관 현황'에 따르면 14개 의료기관(종합병원 1곳, 병원 1곳, 요양병원 5곳, 의원/한의원 각 3곳, 약국 1곳)이 의료급여는 업무정지를 선택하면서 건강보험은 과징금을 내고 정상 진료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4개 의료기관이 일반 환자의 진료를 계속하기 위해 지급한 과징금은 총 32억5000만원을 넘는다.

건강보험 적용자는 5100만명으로 의료급여 대상자는 149만명의 34배가 넘는다. 환자 수도 적고 진료비 단가도 낮은 의료급여 환자를 과징금까지 내가면서 진료하지 않는 것이 병원을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더 합리적일 수 있어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급여와 건강보험의 처분을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에는 '의료급여 수급자에게 심한 불편을 주거나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에만 과징금 처분을 내릴 수 있고 병원의 규모나 대상자의 숫자 등에 대해 구체적인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최도자 의원은 "건강보험과 의료급여에 대한 행정처분이 각기 다른 법과 부서에서 별도로 진행돼 의료급여 수급자만 진료를 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행정처분 시 의료급여 수급자만 피해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ymin@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