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마케팅 비용이 R&D 투자의 1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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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마케팅 비용이 R&D 투자의 10배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9.09.26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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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마케팅비 7조5800억원, R&D투자 7600억원
대부분 광고선전비외 항목인 판매촉진비에 지출
마케팅비 줄이고 연구개발, 설비투자에 더 써야
통신3사의 연도별 마케팅 비용 현황(단위: 억원).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copyright 데일리중앙
통신3사의 연도별 마케팅 비용 현황(단위: 억원).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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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지난해 통신3사(SKT, KT, LGU+)가 마케팅 비용으로 연구개발(R&D) 비용의 10배를 썼던 것으로 나타났다.

마케팅비를 줄이고 대신 연구개발, 설비투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돈을 더 많이 지출해야 한다
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실이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3사들은 마케팅 비용으로 7조580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신3사들의 R&D 투자액 7600억원의 약 열 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2018년의 통신3사 마케팅비는 2017년 7조9505억원에 비해 소폭 줄어들었다. 

그러나 통신사들의 과다 마케팅 비용에 대해 그 동안 많은 문제 제기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소폭의 마케팅 비용 감소는 큰 의미를 갖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영업이익에 대비한 마케팅 비용은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7년의 경우 통신3사는 마케팅 비용(7조9505억원)으로 영업이익(3조4935억원)의 2.28배를 지출했다. 2018년에는 마케팅비용(7조5800억원)으로 영업이익(2조9938억원)의 2.53배를 지출했다. 

통신3사의 상대적인 마케팅 비용은 오히려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통신사들은 마케팅비의 대부분을 광고선전비외 항목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광고선전비외 항목은 주로 판매촉진비로 구성돼 있다. 

2018년에 통신3사가 광고선전비외 항목으로 지출한 금액은 6조9914억원인데 이는 전체의 92.2%다. 광고선전비로 지출한 금액은 5886억원으로 전체의 7.8%에 지나지 않았다.

통신3사가 이처럼 판매촉진비에 대규모 비용을 지출했다는 것은 영업 확장을 위해 서로 과도한 경쟁을 벌였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왜냐하면 판매촉진비 지출은 주로 경쟁 상대편의 고객을 뺏어오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 이러한 판매촉진비는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합리적일지 모르지만 사회적으로 보면 낭비라는 지적이 많다.

통신사들이 판매촉진비를 줄이고 대신 R&D 투자, 시설투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인소싱(In-Sourcing)에 대한 지출을 늘리는 것이 사회적으로는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KT가 마케팅 비용을 줄여서 시설투자를 늘리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경비 인력을 늘렸다면 지난해의 화재 사건과 같은 재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김종훈 의원은 "통신사들이 여러 문제제기에도 여전히 마케팅비를 과다하게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통신사들이 마케팅비를 줄이고 대신 연구개발, 설비투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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