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 사건 자백한 용의자 이춘재... 남은 미스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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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 사건 자백한 용의자 이춘재... 남은 미스터리는?
  • 송정은 기자
  • 승인 2019.10.02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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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화성사건' 9건 포함 14건 "내가 저질렀다" 자백
국과수 전 과장 "9차 사건 정액 속 혈액형 B형 확실"
이춘재 혈액형, O형...유류품 오염·공범 가능성까지
경찰 "혈액형 다른 DNA 샘플, 이춘재 것인지 확인 중"
"B형에 급급한 과거 수사 오류, 이제라도 규명해야"
김정훈 CBS 심층취재팀 기자는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사건의 경찰 수사내용과 남은 의문점들에 대해 밝혔다. (사진=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화면 캡처)copyright 데일리중앙
김정훈 CBS 심층취재팀 기자는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사건의 경찰 수사내용과 남은 의문점들에 대해 밝혔다. (사진=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화면 캡처)ⓒ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처제 살인 혐의로 복격 중이면서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인 이춘재는 화성 사건을 포함해 모두 14건의 살인을 했다고 고백했지만 일각에서 남은 의문점을 제기해 확실한 의혹해소가 필요해 보인다.

지금까지의 경찰 수사 내용과 남은 의문점들은 과연 무엇일까?

김정훈 CBS 심층취재팀 기자는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사건의 경찰 수사내용과 남은 의문점들에 대해 밝혔다.

이춘재는 앞서 이춘재 DNA 들이밀며 '당신이 한 짓 아니냐'고 질문 받았지만 그 동안 혐의를 부인해 오다가 갑작기 심경 변화가 있었을까?

이춘재는 청주 처제 사건으로 무기징역 형을 받고 수감 중이었다.

그가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사실이 알려진 것이 오늘로 14일 째라고. 

김 기자는 "경찰은 지금껏 모두 9차례 이춘재를 대면조사하면서 자백을 유도해왔는데, 처음엔 완강히 혐의를 부인하다가 지난주부터 조금씩 마음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서서히 마음을 열다가 자백을 했다는 말로 들린다.

김 기자는 "경찰이 투입한 베테랑 프로파일러들이 설득에 나섰고, 또 더 이상의 부인이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걸 깨닫게 됐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 앞서 "결국에는 가석방이 물 건너갔다 하고 포기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면담 과정 중에 자신의 존재감에 대한 과신을 하고 있는 상태가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이교수는 이어 "그런 상태면 자랑하듯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면담자들의 호소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화성 연쇄 살인사건으로 알려졌던 사건들 중 이춘재가 고백한 사건은 어떤 것일까?

김 기자는 화성 연쇄 살인사건으로 알려졌던 게 모두 10건인데, 이중 8차 사건은 모방범죄로 확인됐다며 이를 제외한 9건의 살인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했으며 추가로 5건의 범행까지 저지른 사실을 실토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범인을 찾아내는데 결정적인 것은 DNA 분석 결과가 너무 분명했기 때문 아닐까?

이번 수사가 공소시효 만료 이후에도 재개될 수 있었던 것은 DNA 분석 기술이 과거와 비교했을 때 매우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기자는 아직 이춘재의 자백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즉 증거는 일부 범죄의 DNA 분석 결과일 뿐이며 아직도 규명해야 할 숙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경찰이 여전히 이춘재의 자백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아직 규명해야 할 숙제는 무엇이 남았을까?

김 기자는 용의자의 엇갈린 혈액형도 그 숙제 중 하나라고 봤다.

즉 경찰이 찾던 용의자의 혈액형은 B형이었지만 범인으로 지목된 이춘재의 혈액형은 O형이라는 것이다. 

과거 B형 혈액형 분석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던 걸까?

이에 대해 김 기자는 용의자의 혈액형이 확실히 특정됐던 9차 사건 당시 분석을 맡은 국과수 관계자는 오류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건 발생 40일쯤 지나서 당시 13세였던 피해자의 교복을 샅샅이 훑었더니 더 확실한 정액 반응이 확인됐고"라며 "이를 분석해보니 역시나 B형이 나왔던 거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런 혈액형 문제에 대해 아직도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김 기자는 "9차 사건 피해자는 A형이었습니다. A형 혈액과 이춘재의 O형 혈액이 뒤섞인다고 해서 B형이 나올 수는 없는 얘기고"라며 "당시 혈액형 분석을 맡았던 당사자는 오염됐을 가능성 역시 없다고 잘라 말하는데"라고 밝혔다.

당시 혈액형 분석이 잘못된 것이 아닐 경우 어떤 가능성이 있다고 볼까?

김 기자는 "피해자의 유류품이 어떤 이유에서든 범행 이후 누군가에 의해 훼손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고"라며 "범행 당시 이춘재가 아닌 제3의 인물이 있었을 가능성까지 거론된다"고 말했다.

그는 "B형이라는 이유로 억울한 이를 용의자로 몰았고, 일부는 고문의 후유증 등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며 "어디서부터 왜, 매듭이 잘못 됐는지를 가리는 건 늦게나마 진범을 가리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라 덧붙였다.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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