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기차 타지도 않고 하루 동안 16만점 마일리지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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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기차 타지도 않고 하루 동안 16만점 마일리지 적립?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9.10.06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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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도입된 KTX마일리지 제도, 방만 운영돼 개선 필요
철도회원 A씨, 하루 72건의 기차표 예약·발매하고 16만점 적립
상위 10% 마일리지 적립자 비율, 전체 마일리지의 45.9%에 달해
윤관석 의원 "KTX마일리지 제도, 일부가 독식하는 구조로 변질"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6일 KTX 마일리지 제도가 방만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6일 KTX 마일리지 제도가 방만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이성훈 기자] 철도회원 A씨는 하루 동안 72건의 기차표를 예약·발매하고 15만9780점을 적립했다.

이처럼 기차를 타지도 않고 하루에 16만점의 마일리지를 적립하는 등 KTX 마일리지 적립제도가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6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1인의 회원이 복수의 열차표를 구매하는 경우 횟수와 시간제한 없이 구매한 회원에게 KTX 마일리지가 모두 적립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이 국회에 제출한 A라는 사람의 발매 내역을 살펴보면 2019년 2월 23일 하루 동안 모두 72회의 기차를 이용했다고 나온다. 

A가 이용한 열차를 출발시각 기준 시간대별로 살펴보면 오전 6시 대에 3건, 오전 7시 대에 5건, 오후 8시 대에 5건 등 복수의 기차를 이용했다. 

오전 7시대 기차 발매 내역 5건을 보면 7시 23분 울산발 서울행, 7시 30분 서울발 부산행, 7시 32분 동대구발 서울행, 7시 50분 서울발 부산행, 7시 50분 광주송정발 용산행으로 한 사람이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A라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기차표까지 복수로 구매했다는 얘기다.

문제는 A는 기차표를 예매하고 실제로 이용하지 않았지만 기차 이용에 대한 마일리지는 A 앞으로 모두 적립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날 A가 구매한 열차표의 총 구매액은 319만5600원. 이로 인한 A 앞으로 쌓인 마일리지는 15만9780점이다.

KTX 마일리지 제도는 KTX(고속철도) 열차를 이용하는 회원에게 인센티브 차원으로 시행한 것이지만 현재 제도의 취지를 벗어나 다른 사람의 열차 이용에 대해서도 무분별하게 적립되고 있는 것이다. 적립한 마일리지는 승차권 구입, 위약금 결제, 제휴 매장 등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상위 마일리지 적립자들의 대부분은 여행사 직원 또는 기업 출장 담당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11월 KTX 마일리지 제도 도입 이후 상위 10% 마일리지 적립액 및 비율(단위: 억원). 자료=코레일 copyright 데일리중앙
2016년 11월 KTX 마일리지 제도 도입 이후 상위 10% 마일리지 적립액 및 비율(단위: 억원). 자료=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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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의 마일리지 적립 비율을 살펴보면 2016년 11월 제도 시행 이후 현재까지 45.9%에 달한다. 

윤관석 의원은 "KTX 이용객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시작된 마일리지 제도가 일부가 독식하는 구조로 변질돼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적립횟수 제한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기업·기관에서 공무 출장시 발생한 마일리지 역시 예매자 1인에게 적립돼 기관 입장에서는 마일리지를 전혀 활용할 수 없다"면서 "항공 마일리지와 같이 공무로 적립된 마일리지는 기업·기관이 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2016년 11월에 도입된 KTX 마일리지는 2019년 8월 말 현재 2007억1400만점이 적립됐으며 이 가운데 1147억6500만점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회원 중 가장 많은 열차표를 예매한 사람의 마일리지는 4026만4000점이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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