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부산 강서문화복합시설이 이름만 거창한 빈껍데기 '세금폭탄'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자유한국당 김도읍(부산 북구·강서구을)은 6일 "부산 강서구청이 중공연장을 고집할 경우 강서문화복합시설은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강서구청이 무리하게 중공연장 도입을 강행하는 바람에 총공사비가 당초 480억원에서 96억원이 초과해 계획 변경이 불가피해졌다는 것.

김 의원은 "문제는 강서구청은 사업비를 줄이기 위해 △북카페 △피트니스 △GX룸 △식당 등 정작 주민들이 가장 원했던 문화·체육시설 및 편의시설을 모두 없애고 3~4층짜리 건물 두 동에 달랑 중·소공연장(900석/300석)과 수영장(어린이풀 5레인, 성인풀 8레인)만 남겨두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2016년 한국주택토지공사(LH공사)와 부산시, 강서구청이 맺은 협약에 따라 500억원 초과 건설 비용은 부산시와 강서구청이 분담하도록 돼 있는데 지자체에서 추가 비용을 부담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빚어진 문제. 

김 의원은 "수년 간 강서주민들은 강서문화복합시설이 건립되면 다양한 문화시설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며 "그런데 강서구청이 계획 변경을 밀실에서 결정하고 이를 숨긴 것이 드러나 주민들은 실망을 넘어 배신감마저 느낀다"고 주장했다.

사업비 초과 문제는 이미 예견돼 있던 상황에서 강서구청이 아무런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고.

실제 김 의원은 지난 2017년 강서문화복합시설 기본계획 수립 용역 과정에서부터 줄곧 중공연장 도입을 반대해왔다. 경쟁력 없는 공연장을 도입할 경우 공사비 초과로 사업 지연 및 향후 적자 운영에 따른 막대한 지방재정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강서구청은 예산 초과 문제를 벌써부터 걱정하는 것은 지역 국회의원의 과한 우려이고 구청장에 대한 월권이라며 '지방자치법'에 따른 지방의회 의결도 무시한 채 향후 초과하는 관리·운영비에 대해서는 강서구에서 전액 부담한다며 사업을 강행시켰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

결국 지난 10일 LH공사, 부산시, 강서구청이 참석한 '기본설계 설명회'에서 사업비 초과로 현재 계획대로 추진이 불가한 것을 알게 된 강서구청은 부랴부랴 LH공사와 계획 변경을 검토, 지난달 23일 문화·체육시설의 대폭 축소 방안을 결정했다고 한다.

강서구의회에서도 이번 문제에 대한 지적과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9월 27일 강서구의회 본회의에서 김주홍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구청에서 사업비에 맞추기 위해 주민 체육시설 및 편의시설을 축소하는 방안으로 결정한 사실을 알고 강서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실망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며 "주민들이 요구하고 필요한 시설은 체육시설과 어린이 관련 시설인데 활용도도 낮고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음악전용 공연장 건립을 왜 추진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구의원은 "강서주민을 위한 투명하고 공정한 구정운영이 필요하다"며 중소공연장 건립 계획 전면 재검토와 강서구민 대토론회 개최를 촉구했다. 

김도읍 의원은 "부산 북항에는 180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 부산시민공원 내에는 2000석 규모의 부산국제아트센터 건립이 예정되어 있고 강서문화복합시설과 유사한 규모의 공연장을 가진 인접한 을숙도문화회관은 매년 막대한 운영적자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 없는 중공연장은 주민에게 엄청난 부담만 떠넘기는 '세금폭탄'이 될 뿐"이라며 "남녀노소 365일 이용할 수 있는 문화복합시설을 만들 수 있도록 강서 주민들과 함께 기본계획 변경을 강하게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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