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판 깬 북한, 하노이 판 깼던 트럼프 따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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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판 깬 북한, 하노이 판 깼던 트럼프 따라하기"
  • 송정은 기자
  • 승인 2019.10.07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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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만에 성명 낭독, 평양 지령 받았나
"연말까지 숙고" 북한의 마지막 '협박'
벼랑끝 트럼프, 북한 요구 받을 가능성
김정은 방한, 북미실무 재협상에 달려
대통령 직속 통일자문기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정세현 수석 부의장은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판 깬 북한, 하노이 판 깼던 트럼프 따라하기"라고 밝혔다. (사진=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화면 캡처)copyright 데일리중앙
대통령 직속 통일자문기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정세현 수석 부의장은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판 깬 북한, 하노이 판 깼던 트럼프 따라하기"라고 밝혔다. (사진=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화면 캡처)ⓒ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북미 실무진이 스웨덴 협상을 시도했지만 첫 만남에서 협상이 깨졌으며 깨진 이유에 대해 미국, 북한은 각각 다른 이유를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 정상 회담이 돌아선 후 북미 실무진이 다시 협상을 시작하기까지 7개월이 걸렸다. 

스웨덴 협상이 다시 7개월 만에 어렵게 마련된 자리였으나 이 실무 협상의 첫 만남에서 협상이 깨지는 사태가 생겼다. 

북한 쪽은 결렬을 선언하며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놀라면서 "창의적인 좋은 대화를 나눠놓고 북한이 지금 다른 소리를 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은 강하게 받아치며 "미국이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이번 같은 역스러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단호히 맞섰다.

대통령 직속 통일자문기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정세현 수석 부의장은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판 깬 북한, 하노이 판 깼던 트럼프 따라하기"라고 밝혔다.

회담 전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기 때문에 갑자기 첫 만남에 협상이 깨질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 않았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정세현 수석 부의장은 "저도 그렇게 생각했다. 김명길 대사가 베이징에서 스톡홀름 가는 비행기를 타는 동안에 기자들에게 그런 얘기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새로운 신호가 왔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우리는 기대와 낙관을 가지고 간다. 누가 보든지 간에 이번에 스톡홀름에서 실무 협상이 잘 돼서 곧 북미 정상 회담 날짜가 잡히고 뭐 그럴 줄 알았다"며 "북한 행동을 다시 복기를 해 보니까 이게 좀 북한에서 판을 처음부터 깨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깬다기보다는 이번에는 미국이 하자는 대로 할 필요 없다. 좀 더 압박을 가하자. 그러면 얻을 수 있는 것이 나오지 않겠나 하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 부의장은 "김명길 대사가. 2시간 반이나 있다가 돌아갔다는 얘기인데 회담을 끝내고 나오면서 30분 만에 그 대사관까지 들어가서 10분 만에 성명서를, 인쇄된 성명서를 읽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그 장면 보고 이거는 점심 시간에 평양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거다. 그렇게 봤고 평양의 입장에서는 최선희, 리용호 최종적으로 김정은까지 미국이 지난번보다는 조금 낫기는 나은데 이거 가지고 안 되겠고 한판 좀 일종의 벼랑 끝 전술을 써서 금년 중에 미국의 태도 변화를 확실하게 유도하자"고 밝혔다.

또한 "오늘은 대충 그 정도에서 끝내라. 또 하노이 때 당했던 것도 보복해 주는 것도 있고"라고 덧붙였다.

그는 "좀 멋있게 표현하면 데자뷔. 이번에는 미국이 뒤통수 맞은 거다"라며 "미국이 이번에 지난번보다는 상당히 진전된 입장을 가지고 나왔지만 아직은 성에 차지 않는다. 북한 성에 차지 않는다. 그렇다면 조금만 더 조이면 그쪽 가까이 갈 것 같다 하는 계산이 섰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입장에서. 그러면 모양새는 안 좋지만 이번에는 결렬되는 식으로 끝내고 오라"라며 "미국에서 다시 몸이 달아가지고 지금 북한 입장에서는 트럼프가 몸이 달았다고 볼 거다"라고 밝혔다.

정 부의장은 "10월달 탄핵 때문에 그걸 비껴가거나 그걸 누를 수 있는 뉴스 밸류(News Value) 가 있는 사건을 만들고 싶어한다는 계산을 하고 있을 거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역스럽다고, 역겹다고. 그러면서 연말까지 숙고해 보라고 그랬어요. 숙고할 것을 권고한다. 그런데 숙고라는 단어는 그건 일종의 협박"이라며 " 말 안 들으면 죽는 수 있어 할 때 숙고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ICBM 발사 다시 하게 만들 거냐. 그다음에 핵실험 또 하게 만들 거냐. 그건 전적으로 미국 측에 달려 있다"며 "12월까지는 결정하라. 아니면 내년부터는 그렇게 간다 하는 얘기"라 분석했다.

그는 "이번에는 조금 지난번보다 하노이에서 할 때보다 요구 조건이 높아진 것 같다"며 "안전권과 발전권을 보장하라 하는 이야기. 안전권은 군사적으로 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확실하게 하고 발전권은 경제제재 해제하면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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