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32년 철권통치자 수하르토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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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32년 철권통치자 수하르토 사망
  • 김주미 기자
  • 승인 2008.01.2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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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인도네시아 철권으로 다스려... 개발영웅-독재자 평가 엇갈려

인도네시아를 32년간 철권으로 다스렸던 수하르토(Suharto)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7일 지병으로 숨졌다. 향년 86세.

<로이터> 등 외신들에 따르면, 수하르토의 의료진 가운데 한 명인 크리스티안 요하네스는 이날 오후 1시10분(현지시각) 수하르토가 병원 중환자실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수하르토는 심장과 신장, 폐 기능 이상으로 인한 빈혈과 혈압저하 등의 증상으로 지난 4일부터 자카르타 페르타미나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 왔다. 의료진은 26일 밤부터 수하르토의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의식을 잃고 병세가 악화됐다고 말했다.

1921년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인도네시아 육군대학을 졸업하고 육군참모총장에 오른 수하르토는 1965년 9월 30일 발발했던 공산 쿠데타를 성공적으로 진압하면서 인도네시아 최고의 실력자로 떠올랐다.

이후 1966년 3월에 와병중이던 당시 수카르노 대통령으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아 68년 제2대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정식 취임한 뒤 32년 동안 인도네시아를 철권 통치했다. 그러나 1998년 아시아를 강타한 금융위기와 이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자카르타 저택에서 10년 간 은둔생활을 해왔다.

피플파워에 의해 쫓겨난 뒤 2000년 집권기에 6억달러 가량의 공공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건강이 악화되면서 재판이 중단됐다. 국제기구로부터 20세기 가장 부패한 정치인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이 때문에 수하르토는 인도네시아 경제 발전을 일궈낸 강한 지도자라는 평가와 함께 인권을 탄압하고 부정부패로 얼룩진 독재자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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