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 사망 이후... '인터넷 실명제' 논의 다시 활발히 이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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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 사망 이후... '인터넷 실명제' 논의 다시 활발히 이루어져
  • 주영은 기자
  • 승인 2019.10.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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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겸 배우 설리가 악플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를 계기로 인터넷 댓글 실명제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여론이 생겨나고 있다.

청와대 국면청원 게시판에는 댓글 실명화 및 인터넷 실명제와 관련된 청원이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

'댓글 실명제'와 관련해 올라온 청원은 2017년 12월 이후 16건에 이르며 '인터넷 실명제' 관련 청원은 무려 437건을 넘었다.

이들 청원은 온라인 상 표현의 자유는 인정되어야 하지만, 익명성의 뒤에 숨어 무책임한 발언이 넘쳐나고 있고, 심지어 목숨까지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에 댓글을 실명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담겨있다.

실제 이번 설리의 죽음 또한 악플과 무관치 않다.

설리는 열애설, 마약 투약설 등 각종 악성댓글과 루머에 시달리며 우울증을 호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설리는 지난 6월 JTBC 예능프로그램 '악플의 밤'의 MC를 맡으며 "악플이 너무 많아 한 번쯤 당당하게 이야기 하고 싶어서 나왔다"고 말하는 등 악플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으나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다. 그만큼 악성댓글은 사람의 정신을 피폐하게 하고 자존감을 낮추는 사회적 해악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인터넷 실명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논의돼 왔지만 '표현의 자유'의 벽을 넘지 못하고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지난 2003년 3월 정보통신부는 모든 인터넷 게시판에서의 실명제 도입을 추진했지만 표현의 자유 억압과 정부의 여론 검열 등 부작용을 내세운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이후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에 한해 한시적으로 실명제가 도입됐고, 2007년 7월부터는 이용자 수 10만 이상 사이트는 개인정보를 입력해 가입한 뒤에야 댓글을 남길 수 있도록 부분적인 실명제를 도입했으나 2012년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 판결이 나면서 또다시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인터넷 실명제 시행 이후 불법 게시물이 의미있게 감소하지 않았고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위축시키고 주민번호가 없는 외국인의 인터넷 이용을 어렵게 하는 등 공익을 달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판관 8명 전원일치로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후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1월 다시 한 번 인터넷 실명제(본인확인조치) 도입을 추진했으나 시민단체의 강한 저항에 부딪혀 또다시 좌절됐다.

시민단체의 반발 이외에도 포털, 금융, 커뮤니티 등 대형 사이트들이 해킹을 당해 주민번호 등 개인 신상정보를 유출하는 사고가 잇따른 것도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어둡게 했다.

대표적인 인터넷 검열 국가인 이웃나라 중국의 존재 또한 "인터넷 실명제가 도입되면 중국처럼 된다"는 불안감을 자극, 인터넷 실명제 도입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실명제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여론은 여전히 높다.

이번 설리의 죽음처럼 유명 연예인의 극단적 선택 사건이 터질 때마다 댓글 실명화와 인터넷 실명제의 도입 여론이 수면 위로 등장하곤 한다.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못지 않게 '타인의 인격권에 대한 보호' 또한 국민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의무라는 주장 또한 무시할 수 없기에 정치권의 판단이 필요해 보이는 사안이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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